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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 전북, 빛을 발할 때다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요즈음 코로나바이러스19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흡사 인류 역사를 바꾼 페스트균만큼이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 바이러스는 박테리아와 함께 인간의 병을 유발하는 두 개의 매개체 중 하나다. 페스트균은 박테리아이고 코로나19는 바이러스다. 흔히 경험하던 독감도 모두 바이러스에 의해 전이되고 유행이 된다.

이번 코로나19는 다행히도 방역 체계나 의료 시스템이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대한민국에서부터 서서히 위세가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흥미로운 점은 전북 지역에서 신천지와 관련 있는 몇 사람 외에는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없다는 점이다. 전남과 함께 호남 지방이 위생 청정지역으로 드러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면 이채로운 현상이다. 정확한 통계적 상관관계가 규명되거나 과학적 분석이 뒷받침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산업 공단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이번에 여러 의심스러운 행태가 도마위에 오른 유별난 집단이 별로 없는 청정 지역이기에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청정지역 전북이라도 세계적인 pandemic 현상을 고스란히 비껴 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전염병이 치명적인 재앙이라는 부정적 측면을 두려워하여 움츠러들고 숨기만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엄중한 이 시기에 우리가 할 일은 서로 협조할 일을 찾아 하나씩 실행에 옮기는 열린 자세를 가지고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는 것이다.

몇 주 전부터 모든 시민에게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구제해 주는 이를 테면 재난기본소득 성격의 자금을 지원해 주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도 경우에 따라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내수를 살리는 핀셋 재정정책에 집중하는 방안들이 나와야 된다고 본다. 우선 요식업, 관광업 등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과 극심한 재정 스트레스를 받는 기업에 대한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는 누적된 침체가 터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회복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반해,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침체는 극단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면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바로 실현 가능한 경제회복 방안들을 도-시-군 단위로 미리미리 세워놓고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어느 지역보다 먼저 지역 경기가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범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위기는 곧 기회라 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이 시기가 전북의 발전을 새롭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산업발전의 과정에서 한참 뒤쳐졌던 전북이 깨끗한 환경을 가진 청정지역으로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산업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굴뚝 산업이 아닌 최첨단 의료, 환경, 바이오 및 서비스 산업의 메카로 발전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는 등 전라북도의 민-관-학이 함께 주도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들 때다.

페스트가 중세 암흑의 역사에서 유럽인들에게 가져다준 그나마 가장 큰 축복은 새로운 문명, 문화를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 전라북도가 방역과 의료체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은 보였고 도민들 또한 공생과 협력 면에서 최고 수준의 민도를 보여준 만큼, 이번 기회에 우리가 갖고 있었던 취약한 부분들을 씻어내고 한 차원 높게 발전하는 분기점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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