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90년 입법고시에 합격해 국회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다 이번 21대 총선에 출마해 익산에서 당선된 초선의원이다. 국회 사무차장, 예결위 수석전문위원, 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 등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이 되었다. 공직생활동안 호남출신이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차별도 없지 않았지만 이를 딛고 전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사실 우리 전북은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서울, 수도권 사람들이 전북을 평가할 때, 특별한 게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특색있는 도시나 떠오르는 기업 하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뭘해서 먹고사느냐는 비아냥에 웃으면서 농사지어 먹고 산다고 말한다. 혁신도시를 유치한 전주는 인구가 미미하게 증가하지만 다른 지역은 전부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실정이다.
최근 전북에 대해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야기는 탄소산업이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인 이낙연 의원과 함께 탄소산업을 이끌 효성전주공장을 방문했다. 현장에서 전북의 현주소를 체감하며 정말 깜짝 놀랐다. 지난 10년 동안 누적 투자액이 3200억 원 내외이고, 2028년까지 투자예정액은 불과 6800억 원 정도라고 한다. 20년 전 전주보다 위상이 낮았던 청주는 현재 SK하이닉스, 셀트리온, LG화학 등 유수의 대기업이 입주해 있다. SK하이닉스 하나만 하더라도 지난 10년 동안 10조 원 이상을 투자했고 향후 10년간 35조 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 지난 20년간 청주 인구가 40% 이상 증가할 동안 전주 인구는 10%도 늘지 않았다. 뒷걸음 치는 전북의 현실에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난다. 전주가 이러한데 익산, 군산, 김제, 정읍 등 다른 지역은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미래 주역인 청년들이 설 땅이 없어지는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익산의 경우에도 지난 10년 간 전출 인구 중 20, 30대의 비율이 전체의 80%에 육박했다.
심지어 지금 전북은 충청권과 광주, 전남권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해 가고 있다. 지역발전, 기업유치, 신성장산업 및 인재양성에 있어 고립상태에 직면해 있다. 갈수록 제반사정이 악화되어 어느 기업도 전북에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아가 전북 내 균형발전 역시 시급한 문제이다. 전주로의 쏠림현상도 갈수록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성장과 쇠퇴의 기로 앞에 전북의 대전환은 이제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작금의 코로나 상황은 전북이 처한 위기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대한민국 대전환을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판 뉴딜 구상에 발맞춰 전북판 뉴딜은 전북판 대전환의 시작이 될 것이다. 우리 전북이 먹고 살 새로운 기반을 조성하는 백년지계라는 마음으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전북의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나의 의정활동은 오직 한가지, 국토의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북이 발전하고 전북도민이 잘사는 게 나의 유일한 목표이다. 내 고향, 전북!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오늘도 여의도 국회에서 전북의 대전환을 꿈꾸어본다.
△김수흥 의원은 제10회 입법고등고시 출신으로 국회사무처 사무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 실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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