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가 남원읍성 고증 및 발굴조사를 통한 재조명에 나섰다.
16일 시에 따르면 2015년 광복 70주년 문화재청 일제강점기 훼손 문화재 복원 프로젝트사업에 남원읍성이 선정된 이래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굴조사 및 토지매입 등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다.
시는 최근까지 (구)남원역사 안을 발굴 조사하면서 북문지의 구조 및 형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설들을 다수 확인하고 북성벽 및 양마장, 해자의 구조 및 분포범위 등을 확인했다.
사적 제298호인 남원읍성은 통일신라시대 신문왕 11년(691년)에 처음 축조된 후, 조선 선조 30년 왜적의 침입에 대비해 대대적인 수축이 이뤄진 곳으로 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북문지의 구조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북문지는 협축식(夾築式)으로 조성돼 기단석(지대석)은 외벽과 개구부인 측벽 전체에서 확인됐으며 내벽은 각각 동서로 3m 정도까지만 확인됐다.
특히 기단석 위로는 길이 1m 내외의 대형 석재를 사용, 면석을 쌓은 부분이 확인됐다.
현재는 1~2단 정도만 남아있지만 문지의 성벽 폭은 8.6m 내외이다.
북문지 개구부의 폭은 5.7m 내외로 확인됐다.
중앙에는 폭 3m, 길이 11.5m 내외의 보도시설이 확인, 보도시설은 납작한 강돌을 깔아 조성된 부분이 입증됐다.
개구부의 남쪽 끝에는 동서 양측으로 육축부(陸築部)가 확인된 바, 폭 2.6m로 개구부에 잇대어져 있었다.
내벽 안쪽에 인접한 바닥면에서는 문루의 총 12매의 초석이 확인됐다.
초석의 배치상태로 보아 정면 3칸, 측면 2칸의 개거식(開渠式) 문루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는 조선시대 자기편과 기와편이 주를 이루며 수 점의 철촉과 함께 성문의 부속품으로 보이는 철제품 등의 유물도 확인됐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체성부 외벽에서 7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양마장(羊馬墻, 해자와 성벽사이에 설치하는 방어시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양마장은 담장의 기초부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었고 기저부의 폭은 80cm 정도이며 기초부 외벽 바닥면에서 총통 1점도 출토됐다.
총통은 길이 32cm로 총열, 약실, 병부가 온전하게 확인됐다.
양마장의 북쪽에 인접해서는 해자(垓字, 성 밖으로 둘러 판 못)도 확인됐다.
해자는 폭 5m, 잔존깊이는 1.3m 내외로 벽면은 수직으로 굴착, 바닥면은 편평하게 조성돼 있었다.
특히 해자 바닥면에서는 해자에 빠진 적에게 상해를 입히기 위해 바닥에 박아 놓은 나무 창이 설치된 흔적들이 다수 확인됐다.
남원읍성은 기저부인 기단부가 긴 구간에서 온전하게 남아 있는데다 평지이면서 지반이 약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육중한 석재를 이용해 성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가 기초부를 ‘V’자형으로 공을 들여 기반조성한 부분이어서 읍성 발굴 사례로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또한 해자의 경우 강돌을 이용해 벽체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고 잘 보존돼 있는 거의 유일한 만큼 조선시대 해자 축조 기술을 알 수 있는 중요 사례로 평가될 예정이다.
이환주 시장은 “남원읍성 정비사업을 통해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미래 후손에게 온전한 문화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지속적인 조사, 연구와 함께 고증을 통해 올바른 문화재 복원 정비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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