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키운 ‘꿈꾸는 마당’ 정원, 전주시가 인정
“전주시 천만그루 정원도시 정책 기대, 자부심”
“제가 가꾼 정원을 보고 행복한 시민들이 동네와 정원을 가꾸기 시작하면 전주가 더 아름답고 푸른 도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전주시와 천만그루정원도시추진위원회가 올해 처음 실시한 ‘2020년 아름다운 정원 공모전’에서 최고상(금상)을 수상한 전주시민 이종숙(66) 씨.
용복동에 꾸린 ‘꿈꾸는 마당’은 자연스럽게 섞여서 핀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곳으로, 정겹고 소박하면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게 매력이다. 특히 지형에 따른 선과 균형, 강조, 변화 등이 골고루 고려돼 조형적으로도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결혼 전부터 인생의 세 가지 목표 중 하나가 꽃을 가꾸는 것이었다는 이 씨.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에도 오로지 식물과 상생하는 공간을 가꾸겠다는 일념 하나로 부지를 매입해 14년간 정원을 가꿔왔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400개 넘는 화분을 길렀어요. 얼마나 마당이 그리웠겠습니까. 사치스런 취미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산림조합 나무시장에서 몇 백 원하는 묘목을 정성스럽게 기른 것부터 시작했어요. 저에겐 늦깎이에 이룬 소중한 꿈이에요.”
대롱나무, 자작나무, 사과나무, 감나무, 수국, 영국장미 등 온갖 초화들로 작은 식물원이 된 ‘꿈꾸는 마당’. “늘 백만 친구가 정원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는 그는 “노년에 자식들도 출가하고 갑자기 여유가 생기면 우울감이 찾아올 수도 있는데 수 백 종류의 꽃과 나무를 키우면서 매일 행복하고 설렌다”고 말했다.
처음엔 그저 내가 좋아서 시작했던 정원 가꾸기가 한해 두해 풍성하고 화려해지면서 가족과 주변 이웃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 씨는 “‘꿈꾸는 마당’을 매개로 이웃과 이야깃거리가 생기고 소통공간이 조성됐다”며 “수상까지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식물이 주는 행복을 알릴 수 있게 돼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저는 꽃과 나무 키우기 전도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이웃들에게 모종이나 씨앗을 나누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조경이나 정원계획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직접 현장에서 흙과 씨앗을 만져 온 사람으로서 경험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요.”
이런 이 씨의 신념은 전주시가 추진하는 ‘천만그루 정원도시’ 계획사업과 맞닿아 있다.
이 씨는 “정원 대신 농사를 짓거나 건물을 세웠다면 제가 이렇게 상도 받고 널리 알려지는 사람이 되었겠느냐”며 “꽃을 키우면서 제 인생에도 꽃이 폈다. 전주시민으로서 천만그루 정원이 뒤덮을 도시가 무척 기대되고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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