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 전 부면장, 들판에 뒹굴던 비석 모아 정비
김제시 향토문화유산 제1호 지정, 가치 인정 받아
김제 만경읍 ‘만경현 선정비군(萬頃縣 善政碑群)’을 조성한 숨은 주역이 있다.
‘만경현 선정비군’은 만경읍사무소에 입구에 세워져 있는 비석 군으로, 조선 후기·말기의 정치상 관련해 보존 가치가 커 지난 2011년 김제시 향토문화유산 유형 제1호로 지정됐다.
전라감사 이서구 선정비(1825년)와 만경현령 권대림 선정비(1710년)를 비롯해 전라감사·만경현령·어사 등의 불망비(不忘碑) 12기가 일렬로 서 있고, 뒤편에는 6·25 전쟁 때 북한군에 의해 학살된 반공혁명단원비(1963년) 1기가 자리하고 있다.
누가 만경현 선정비군을 정비했을까.
바로 옛 만경면사무소 최병석 전 부면장(92)이다.
“1972년께 들이나 빨래터에 뒹굴던 비석들을 모았습니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아 열정을 바치셨습니다. 그때 정비하지 못했다면, 선정비들은 아마도 뿔뿔이 흩어진 채 소실됐을 겁니다.”
최 전 부면장의 아들 최영우 전라북도수상스키·웨이크보드협회 부회장은 선정비군 조성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며, 48년 전 당시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찾던 부친을 회상했다.
1945년 18세에 일본 강제 징용을 가야만 했고 구사일생으로 돌아왔던 최 전 부면장은 한평생 만경면에서만 공직생활을 했다. 면장으로 승진해 다른 지역으로 옮길 기회도 있었지만 만경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만경현은 1914년 김제군 만경면으로 편입됐고, 1995년 1월 김제군이 김제시와 통합되면서 김제시 만경면으로 개편됐다. 그후 1995년 3월 만경읍으로 승격됐다. 만경(萬頃)은 ‘두둑이 만 개’라는 뜻으로 ‘들이 아주 넓음’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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