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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반암리서 ‘초기 청자’ 가마 확인

“국내 청자가마 발생·변화과정 밝혀줄지 기대”

고창 반암리 청자요지 벽돌가마 진흙가마와 명문와
고창 반암리 청자요지 벽돌가마 진흙가마와 명문와

고창 반암리 청자요지에서 우리나라 청자의 발생과 변화과정을 보여주는 ‘초기 청자’ 가마가 확인된 가운데, 가마와 출토유물 등으로 볼 때 10세기 후반 ‘초기 청자’를 생산했던 가마유적으로 판단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고창군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 2020년 긴급발굴조사 공모사업을 통해 (재)호남문화재연구원은 고창군 아산면 반암리 계명산 줄기 서쪽 기슭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최근 들어 가마터 일부가 훼손됨에 따라 유적의 훼손 방지와 성격 규명, 보존 관리 등을 위한 발굴 조사였다.

그 결과 벽돌가마(전축요, 塼築窯) 1기, 진흙가마(토축요, 土築窯) 3기, 퇴적구릉(폐기장) 3개소, 건물지 2동 등이 확인됐다.

특히 벽돌가마는 1호 진흙가마 아래에서 중첩돼 확인됐다. 이같은 사례는 최근 사적으로 지정된 진안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에서 처음 확인됐다.

하지만 진안 도통리 가마는 벽돌가마를 파괴한 후 그 위에 진흙가마를 축조한 반면, 반암리 가마는 벽돌가마 폐기후 퇴적층과 퇴적구릉(1.5m 내외)이 형성된 다음 진흙가마를 조성해 벽돌가마가 비교적 잘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벽돌가마에서 진흙가마로 바뀌어 간 양상이 잘 남아 있어 앞으로 ‘초기청자’ 가마의 발생과 변화 과정, 구조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번 시굴트렌치를 통해 확인된 1호 가마는 길이 35~40m, 폭 1.2m 내외로 추정돼 전형적인 ‘초기 청자’ 가마의 형태를 보여준다는 것이 발굴팀의 설명이다.

퇴적구릉은 다량의 청자편과 청자를 구울 때 씌웠던 갑발(도자기를 구울때 담는 큰 그릇), 가마 축조재료인 벽돌 등이 2~3m 정도로 쌓여 있었고 건물지에서는 ‘官’, ‘坪’ 명 등의 명문기와도 출토돼 반암리 청자요지의 성격과 시기 등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일대는 사적 제345호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 사적 제250호 고창 분청사기요지, 전라북도 기념물 제115호 고창 용산리 분청사기요지 등 다수의 지정·비지정 가마유적이 분포하는 곳으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도자 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고창군은 반암리 청자요지의 보존·관리를 위한 방안과 함께 유적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추가발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며, 전라북도 기념물과 국가사적 지정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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