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덕 민주교총 대표
코로나19라는 감염병으로 인해 전 세계는 그동안 겪어보지 않은 일들을 겪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멈출 것 같지 않던 사회적 관계와 일터, 학교가 멈추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사회 각 시스템의 의미와 효용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모든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고 혹자는 세계가 코로나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오랜 세대를 지나면서 언제나 당연하게 옆에 있던 학교의 위치도 새로워졌다. 우리가 어렸을 때도, 부모님이 어렸을 때도, 그 윗세대가 학교를 다닐 때에도 학교와 교실의 모습은 항상 비슷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서 교실에 앉아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각자의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였다. 코로나를 맞아 더이상 학교가 전과 같을 수 없게 되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모두 학교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으며 학교와 사회가 제공하는 공교육이 얼마나 모든 이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이 혼란스러운 시기가 다시 한번 교육을 바로 세우는 시기가 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교육이다. 학생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교육을 받는 것이 모든 것보다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학교와 교사들은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새로운 학교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거리두기와 원격수업과 같은 교육에 관한 문제 외에도 여전히 학교 현장은 혼란스럽다. 2014년부터 연례화한 교육공무직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학교가 교육의 장이기보다는 노동쟁의의 각축장이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가되어왔다. 지난달에는 돌봄 업무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내용의 온종일돌봄특별법 폐기 등을 주장하는 파업에 초등학교 돌봄전담사의 41%가 참여해 전국 돌봄교실의 34%는 운영하지 못하였다.
학교에는 교사 외에도 교육행정사, 조리직종, 특수 교육 지도사, 학교도서관실무사, 초등돌봄 전담사 등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비정규직노조를 조직하여 학교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주장하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 종사자들이 겪는 부당한 처우는 순리에 맞게 개선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문제가 교육의 중장기적인 목표 안에서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선거의 표를 얻기 위한 눈치보기와 일자리 창출 정책 등 정치에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현재 교육감은 직선제로 선출되고 있다. 변화 없이 오랫동안 굳어져온 과거의 관료주의적인 교육계가 혁신적인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는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교육감 후보의 정당 공천을 배제했지만 선거가 사실상 보수와 진보의 정치 이념 대결로 치러지거나 중앙정부와의 갈등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혼란이 등이 야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제도 개선을 더 이상 늦출 이유는 없다. 바람직한 교육감 선출 방식에 대한 타당성 검증과 보완 방법을 고민하고 근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현장 교사의 의견이다. 학교 밖이 아니라 학교 안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를 바란다. /이상덕 민주교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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