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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영 “‘광대정신 복원해야”…장문희 “판소리는 나의 숙명”

15일 이일주 명창 후계자로 인정된 송재영·장문희 명창 인터뷰

조선 8대 명창인 ‘이날치’의 후손 이일주 명창(85·여)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2명이 나왔다.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송재영(61) 이사장과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장문희(45·여) 수석단원이 그 주인공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7일 ‘이옥희(이일주씨 본명) 바디 판소리 심청가’ 전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됐다. 지난 15일 두 명창에게 한 문파에서 복수의 후계자가 나온 데 따른 소감, 무형문화재 보유자로서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송재영 명창

송재영 명창
송재영 명창

송 명창은 문화재 복수지정을 두고 “이일주 선생님 제자 두 명이 문화재로 지정돼서 영광이다”고 밝혔다.

이어 “둘 다 자격요건을 충족해서 나온 결과”라면서 “문화재 지정 규정에 의거해서 심사한 결과를 두고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로서 갖는 사명감도 언급했다. 송 명창은 “동초제 소리꾼에 남자가 적은 편이라 동초선생(김연수 명창)께서 돌아가시면서 남성을 후계자로 키우라 했다고 한다”며 “전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선정된 후 책임감과 사명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후학들에게 판소리를 계승시킬 방향도 주장했다. 핵심은 ‘광대정신’의 복원이다. 송 명창은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판소리 틀만 갖고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긴 어려워졌다”며 “감상용 소리꾼, 고급 소리꾼을 탈피해 광대로서 관중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객과 많이 소통하고 울고 웃고 할 수 있는 마당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대, 방송과 달리 정제되지 않은 현장”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장에서 관객과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며 “관객이 광대가 되고, 광대가 관객이 되는 게 판소리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악인들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음악을 내놓거나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는 추세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송 명창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계속 지켜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순기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트로트의 경우 판소리를 하던 사람들이 많아 오히려 홍보효과가 있다”며 “이 때문에 대중가요로 전향하는 사람이나 판소리를 고수하는 사람 모두 인정해줄 수 있는 논리가 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 명창은 제29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명창부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이다.

 

△장문희 명창

장문희 명창
장문희 명창

장 명창은 문화재 복수지정을 두고 “이례적인 게 사실”이라면서 “한 문파에서 같은 해 복수의 인물이 문화재로 지정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 스승님이자 이모님이신 이일주 선생께서 제자들을 잘 길러놓으셔서 나온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판소리에 대해 가지는 애정과 남다른 의미도 강조했다. 자신에게 ‘판소리는 숙명’이라는 것이다. 장 명창은 “아예 어렸을 대부터 판소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길도 없었고 제게 주어진 가문의 계보를 이어야 하는 숙명같은 것이 존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소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전혀 의문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판소리에 대해 자부심이 강한 장 명창이지만, 최근 국악인들이 대중음악분야로 진출하는 행보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판소리를 전공했던 친구들이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현대적으로 변형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며 “대중과 제대로 소통한다면 전통문화가 발전할 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전통 판소리의 정신을 고수하면서 대중에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은 변함없이 전통 판소리의 계승을 위해 힘쓰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장 명창은 “문화재가 됐다고 해도 기존 모습에서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스승님께 배운 판소리의 기본과 깊이를 철저히 지키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판소리가 어렵다보니 잘 하려고 하질 않는다”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소리에 감동을 담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며 “후학들이 저와 같은 자긍심을 갖고 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명창은 제30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명창부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MBC 창사특집 명창대첩 왕중왕, M.net The-Master 음악의 공존 그랜드마스터에서 2회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수석 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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