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3.3㎡당 분양가 1000만원을 마지노선으로 고수하면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와 시행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주지역 신규 아파트 거래가격이 이미 2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철근 등 건설자재가 폭등한 상태지만 분양가를 3.3㎡당 이상으로 요청할 경우 전주시가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건설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10㎜ 철근(SD400)의 유통 가격은 t당 100만원 초반 대에 형성돼 있다. 140만원까지 치솟았던 5∼6월 철근 수급대란 시점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40% 오른 수준이다.
시멘트 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7월 시멘트 가격을 5.1% 올린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추가 가격 인상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밖에 목재ㆍ유리ㆍ도료 등의 건자재 역시 원자재 수급 상황이 열악해지며 도미노 식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중이다.
아파트 조성 원가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도 675만8400원 으로 지난 2019년 644만5000원보다 상승했다.
기본형 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의 의해 정부가 민간 아파트를 분양할 때 공개하는 ‘표준건축비’로, 택지비와 가산비용을 제외한 건축공사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뜻한다. 공급되는 분양가는 기본형건축비에 택지비와 건축공사비의 간접비가 포함된 금액으로 산정된다.
아파트 조성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공급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른 상태다.
지난 2003년 전주시가 최고가경쟁입찰로 매각한 서부신시가지의 공동주택부지가 3.3㎡당 298만원에 매각된에 비해 지난 8월 전주 호성동 공동주택부지가 3.3㎡당 1213만원에 팔리면서 다른 택지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전주시는 여전히 분양가를 3.3㎡당 1000만원 미만으로 억제하면서 건설사들의 꼼수분양도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기본옵션이었던 품목을 유상옵션으로 전환하거나 이자후불제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실제 느끼는 분양가는 이미 3.3㎡당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분양가를 둘러싼 전주시와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 전주 송천동에 분양아파트를 계획하던 건설사는 임대아파트로 분양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전주지역 시행사 대표 A씨는 “택지도 비싼 가격에 매입한 데다 건자재 가격이 턱없이 올라 분양가를 3.3㎡당 1000만원 미만으로 책정할 경우 시행이익은커녕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분양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지만 언제까지 금융비용을 감수하면서 미뤄야 할지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3.3㎡당 분양가가 반드시 1000만원 미만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1000만원이 심리적 마지노선이어서 이를 넘을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며 “분양가 심의 등 사전 협의를 통해 적정한 분양가를 책정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