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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유적, 봉화 관련유물 검증 두고 격돌 “반파·기문 검증” vs “검증 다시 해라”

전북도,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학술대회

전북 가야사 조사 성과와 미래 전략 학술대회가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 20일 곽장근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장과 조봉업 행정부지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북 가야사 조사 성과와 미래 전략 학술대회가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 20일 곽장근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장과 조봉업 행정부지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20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 ‘전북 가야사 조사 성과와 미래전략’ 학술발표회에서는 소위 ‘전북가야사’를 규명하기 위해 발굴한 유물‧유적과 문헌사료 해석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동부지역에서 발굴된 제철‧봉수(봉화)유적터가 ‘전북 가야’ 의 실체를 완벽히 규명해줄 수 있는지가 논의의 골자다. 이와 함께 문헌자료인 <일본서기(日本書紀)> 와 <양직공도(梁職貢圖)> 에 나온 기문과 반파를 각각 남원과 장수로 볼 수 있는 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봉수(봉화)‧제철로 전북 가야 실체 규명 가능”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문헌‧고고학적 연구 결과 반파국의 소재지는 장수, 기문국은 남원으로 드러났다”며 “고고학적 발굴성과와도 잘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 <일본서기> 뿐만 아니라 실학의 비조인 성호 이익도 가야의 범위를 전북 동부로 봤다”고 설명했다.

봉화와 관련해서는 “거대 봉화망의 발견은 문헌사료에서 누락된 정치체의 발견으로 볼 수 있다”며 “ <일본서기> 등에 따르면, 백제-왜-신라-반파국은 3년 간 전쟁을 벌였고, 당시 봉화가 국가(가야국) 운영에 중요한 요소였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제철유적과 관련해서는 “운봉‧진안고원, 장계분지에 발견된 제철산지를 4국 전쟁과 관련해서 설명할 수 있다”며 “제철을 확보하기 위해 벌어진 전쟁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체계적인 발굴이 이뤄지면 이 같은 상정을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발굴된 봉화를 토대로 전북 동부지역에 형성된 봉화망을 주장했다. 곽 교수는 “운봉‧무주‧금산‧완주‧진안‧관촌‧임실‧순창 봉화로는 장수군 장계리 삼봉리 산성에서 하나로 합쳐진다”며 “이들 전체망은 제철유적의 밀집도가 높은 지역과 국경선을 따라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화시설에서 장수군 가야계 분묘유적 출토품과 동일한 가야토기가 출토됐다”며 “운영주체를 장수가야로 고증됐다”고 주장했다.

 

“관련 유물‧유적, 문헌사료 재해석과 검증 필요”

이남규 한신대 명예교수는 발굴된 제철유적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직 가야시대 제철로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 등에서도 무주, 순창, 완주에 일찍부터 철산지가 있었다고 나와 있지만, 장수, 진안, 남원지역의 철산은 고문헌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향후 개별 유적들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와 굴토작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를 충분히 선별해 분석전략을 세우고 고고학‧금속공학 연구자들과 작업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인선 순천대 교수는 “학계 일부에서 가야 봉화로 볼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약속된 규칙과 노선에 따른 신호전달 체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규영 진안향토사연구소 소장은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최 소장은 “전북 가야론자들이 주장하는 진안 지역 25개 봉수가 흔적도 없는 이름만의 봉수들”이라며 “이 봉수들이 완주나 금산의 봉수로의 중계지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 도무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7곳이나 되는 제철지 역시 금시초문으로 흔적조차 잡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헌사료와 관련해서는 “전북 가야의 존재는 <일본서기> 의 간략한 기록 뿐”이라며 “그런데 장수(장계)처럼 해안에서 멀고 내륙 깊숙한 지점에 있는 곳이 봉화가 필요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가야 지역인 고령은 낙동강을 바로 옆에 끼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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