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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 당선 소감 - 소설] 방희진 작가 “진심에 닿는 언어 찾기에 게으르지 않을 것”

신춘문예 소설 당선자  방희진 작가
신춘문예 소설 당선자  방희진 작가

신춘문예 시즌이 되었을 때 응모에 다소 회의적이었습니다. 몇 차례 낙방해 본 경험 때문일까요. 하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이건 축제이고, 축제에 나가 춤을 추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춤 솜씨가 형편없은들 잘 추려고 축제에 나가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저 자신을 설득시켰습니다. 축제가 다 끝났다고 여기던 때에 뜻밖에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놀람과 설렘의 감정이 뒤엉켜 한동안 허둥거렸습니다. 누군가 저의 춤을 봐준 이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기왕이면 다음번에는 조금 더 근사하게 춰 보자, 그런 다짐을 하고 있던 참이었으니까요.

오랫동안 소설은 제게 신 포도였습니다. 돌아보면 그런 왜곡된 사랑이 우습기만 합니다. 지나친 사랑이 빚은 참사일까요. 지금은 저 나름의 자기 암시 같은 것을 때때로 해 봅니다. 정면을 바라봐. 뒷걸음치지 마. 여전히 부족하고 소설이 주는 고통도 만만치 않지만, 더 나은 실패 쪽으로 한 걸음만이라도 더 나아가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쓰다 보면 언어는 늘 미끄러지고 인물의 진심에 가닿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에 잠을 설치곤 합니다. 인간과 인간사의 탐구라는 소설의 명제를 논하기에는 저는 아직 애송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명제에 다가가기 위해 늘 깨어 있겠습니다. 진심에 가닿는 언어를 찾기에 게으르지 않겠습니다.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한 번 네 글을 써보라고 기회를 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문학의 길에서 만난 스승과 문우들, 고맙습니다. 아둔한 눈이 조금이나마 뜨였다면 그것은 모두 그들 덕분입니다. 함께 파고를 건너온 가족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이제는 별이 되신 부모님께 오늘의 기쁨을 바칩니다.

△방희진 작가는 충남 서산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했다. 현재 프리랜서 편집자로 불교 역주 서적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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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신춘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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