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호 작가가 스물다섯 번째 시집 <너였을거나>(인간과문학사)로 돌아왔다.
이 시집은 ‘느티나무’, ‘가난을 짜는 소리’, ‘하늘의 뜻도 알 수 있는 나이’, ‘능소화가 웃어서’, ‘이승의 가을은 참 아름다웠네’, ‘작별 연습’, ‘슬픈 신기루’ 등 총 7부로 구성돼 있으며, 작품 115편을 수록했다.
“예습도 없이 가버린/네 속눈썹 그늘/겨울강//눈물 머금은 범종 소리/노고단 바람 벼린/낮달//찢어진 마음/뒹구는 구례정거장//너였을거나/언제부터 서성거린 발자국이”(‘너였을거나’ 전문)
조기호 작가에 따르면 스물네 번째 시집 <나이테의 무게> 출간 이후 늙어 뼈 앓는 넋두리만 늘어놨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에 될 수 있는 대로 밝은 색깔을 칠해 보려 마음 썼다고 했다.
그의 작품에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그 안의 조언과 충고도 담겨 있다. 옆에서 누군가 한 마디 한 마디 건네는 듯한 작품이 특징이다.
“이토록 전주를 사랑한 시인 석정/진정 마음으로 사랑한 전주에/반듯한 기념관이나/문학관 하나 없다/사시던 ‘비사벌 초사’마저/제대로 보존 못 하고 흔들렸으니/전주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전주에 와서 살아’ 일부)
또 조기호 작가는 장시보다는 짧은 시를 쓰려 노력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짧은 시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웃기기도 한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이야기뿐만 아니라 보고 느꼈던 것들도 담았다. 시집을 끝내는 마지막 작품인 ‘전주에 와서 살아’에는 신석정 시인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조 작가는 <저 꽃잎에 부는 바람아>, <바람 가슴에 핀 노래>, <가을 중모리>, <나이테의 무게>, <색>, <오월은 푸르구나> 등 다수를 펴냈다. 그는 한국문학 백년상, 후광문학상, 목정문학상, 전북문학상 등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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