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전북도청 투자금융과에서는 적막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도청에서 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여전히 수많은 출장과 면담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지만 쿠팡의 완주군 투자 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한층 무거워졌다.
도에서는 쿠팡 유치를 위해 기업과 완주군 간 중재자 역할에 나서고 ‘하는 데 까지 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무산돼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럼에도 지역사회는 투자협약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도를 상대로 책임론을 던지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기업 유치를 하는데 까지 아니라 될 때까지 적극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물류센터를 짓기에 완주군 땅이 비싸면 쿠팡 캠프가 있는 전주시나 땅값이 저렴한 새만금으로 유도해 세일즈와 적극 행정을 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관영 도지사는 기회만 되면 경제도지사를 자임하며 많은 기업이 땅값이 저렴한 새만금을 기회의 땅으로 삼아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전북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견지해나가면서 쿠팡과의 관계를 재정립해 나간다면 짓기로 한 물류센터를 전북에 완성하는 것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번 일에서 드러났듯 도가 적극 행정에 나서서 기업의 투자 유치를 담당했어야 하는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취재 중에 만난 도청의 한 과장은 “요즘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기분”이라며 번아웃을 호소하면서 “일에 치여 산다”고 한마디 했다.
게다가 도의회 업무보고에 도정 과제 수행까지 일이 산더미처럼 밀려있다 보니 심신이 더욱 지쳐있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직원들이 전쟁터 같은 기업유치전에서 전의를 상실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쿠팡 유치 좌절을 계기로 도지사, 경제부지사와 함께 기업유치에 힘을 실어줄 인사로 도의 일자리경제조직도 개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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