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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개발비가 의원들 쌈짓돈인가

송승욱 기자
송승욱 기자

익산시의회가 이미 법정 전문기관의 용역이 끝난 사안에 대해 의원정책개발비를 들여 재차 용역을 한다고 한다.

공부가 부족해서 의원 1명당 500만원씩 편성된 의원정책개발비 중 10명이 200만원씩 갹출한다는 건데, 아무리 곱씹어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미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용역을 통해 타당성 검토 결과가 도출돼 있고, 이를 토대로 시의원이 참여한 심의위원회에서 설립 적합 결정을 내리기까지 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시의회는 상임위원회 구성이 바뀌고 초선의원이 다수라서 사안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열심히 공부한다는데 누가 뭐라 하겠느냐만, 그 공부가 꼭 새로운 용역을 통해서 해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법정 전문기관의 용역 결과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살피고 쟁점을 짚으면 될 일을, 굳이 돈을 들여 제3의 민간기관에 수의계약으로 맡긴다니 말이다.

열심히 공부를 하겠다는 학생이 학교 수업과 공영방송 EBS로는 만족하지 못하겠다며 비싼 돈을 들여 사설 과외를 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지방공기업법은 공단의 무리한 설립을 막기 위해 행안부 장관이 지정·고시하는 전문기관을 통해 용역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시의회는 도대체 어느 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겠다는 건가.

어떤 사안이든 용역을 다시 하려면 기존 용역 결과가 부실하다는 등의 합당한 명분이 필요하다. 그런데 시의회는 그마저도 없다. 기존 용역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다시 용역을 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액수를 떠나 의원정책개발비 역시 소중한 시민 혈세다. 자기 주머니에서 쌈짓돈 꺼내듯 허투루 쓸 수는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명분 없는 예산 낭비고, 집행부 길들이기나 출범 초기 몽니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행태다.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학교 탓하고 선생 탓하기 마련이다.

앞으로의 시의회 모습에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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