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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회 집안단속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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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어떤 일을 계획하거나 추진할 때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실제 그 일에 대한 잘잘못보다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본래 취지가 퇴색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즉 타이밍은 민심 향배를 좌우할 만큼 결정적 변수 역할을 한다. 전주시의회 해외 연수 추진도 그런 점에서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물론 내년 월드 배드민턴 준비와 관련해 내실 있는 연수를 공언하지만 문제는 그 추진 시점을 놓고 뒷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얼마 전 남원, 정읍, 완주 의회는 지역경제 침체 등을 이유로 연수 예산을 반납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광역 기초의회 15개 지역 중 4곳은 아예 해외 연수 예산을 세우지 않았고, 6개 지역은 삭감 예정으로 전해졌다. 도의회를 제외하고 앞서 3개 지역 반납을 포함하면 기초의회 중 지금 전주시만 해외 연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머쓱하게 됐다.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전주시의원의 도를 넘는 일탈로 인해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의원이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고, 코로나 자가격리 중인 의원은 바다낚시를 위해 방역 수칙을 위반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시의장 불법 수의계약 논란과 관련해 업체 대표와 공무원이 고발당하는 등 이래저래 어수선한 분위기다. 의회 전체가 도매금으로 눈총 받는 상황에서 자숙 모드를 유지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단골 뇌관’ 인 해외 연수까지 나왔으니 여론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작년 코로나 상황에서도 제주도 연수를 추진했다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의회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다. 그 기간은 여야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사회 변화에 대한 욕구가 분출함으로써 혼란과 파행이 뒤따랐다. 전북에서도 도지사와 전주시장이 바뀌면서 전주지역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의회도 이런 변화 움직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미래 청사진 마련에 힘을 보태야 할 국면이다. 이번에 당선된 의원 중 초선이 17명으로 역대 가장 많다. 그만큼 의원들의 역량 강화는 물론 유관 기관과의 소통, 지역 현안 공감대 형성이 긴요한 시점이다. 해외연수 추진도 그 업무의 연장선상일 것이다. 그럼에도 당장 추진하지 않으면 안되는 불가피한 사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역경제 어려움을 내세워 경비를 반납하는 다른 시군 의회와 대조적인 모습이어서 아쉽다.

전주시의회가 변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유권자 선택에 의해 배지를 달게 된 이들에게는 엄격한 도덕성과 함께 지역 사회에 대한 무한 헌신과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한 순간이라도 이런 기대가 무너지면 그들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더욱 혹독해질 수밖에 없다. 해외 연수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의원으로서 역할과 소명을 다했는지 먼저 묻는 것이다. 짐작컨대 최근 불미스런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들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과거 지방의원 관광성 해외 연수가 불거질 때마다 시민들의 반응은 극도로 격앙됐다. 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는지 지켜보고 있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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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추진 #일탈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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