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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정동영 그리고 김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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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지난 10일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출두하면서 정치 생명을 건 승부에 들어갔다. 대선 때부터 불거진 사법 리스크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정치권 공방이 계속된 가운데 전북 정치권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당내 헤게모니 싸움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4월 전주을 재선거와 함께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 향방에 이목이 쏠려 있는 건 사실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앞두고 지난 연말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이재명 지킴이’ 를 자처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검찰 수사에 대해 이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음에 이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당을 끝까지 사수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정 고문이 이렇게까지 전면에 나선 것은 이 대표와의 남다른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정 고문을 가리켜 이 대표의 정치적 대부라고 부른다. 그들의 인연은 이 대표가 지난 2007년 정동영 지원 조직인 국민통합추진본부에서 활동하며 시작됐다. 이후 정 고문이 17대 대선후보가 되자 이 대표는 대선 기획단에서 지근거리 보좌했다. 이 때문인지 정 고문은 작년 8월 당권을 거머쥔 이 대표 체제 이후 복당파 중 유일하게 상임고문에 임명됐다. 변방에 머물렀던 정 고문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뿐 아니라 정 고문과 과거 정치 노선을 함께 한 동지들이 정권교체를 통해 여야 핵심층에 포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관영 지사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도 정 고문과 함께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 녹색 돌풍을 주도했다. 일약 원내 3당으로 발돋움한 국민의당은 국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여야를 넘나들며 존재감을 뽐냈다. 김 지사도 그 무렵 중앙 정치권에서 폭넓은 인맥을 다지며 정치력을 발휘하던 때였다. 이후 이들은 탈당과 합당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련의 세월을 보냈다. 그 뒤 김 지사는 2021년 12월 이재명 대표의 국민통합 인재영입 1호를 통해 민주당에 복당했다. 그는 작년 6월 치러진 도지사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당선됨으로써 지역 정치권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정 고문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지역에서 보폭을 넓히며 몸풀기에 나선 모양새다. 그의 총선 출마설에 주변 측근들도 애써 부인하지 않고 있다. 

친정으로 복귀했지만 김 지사와 정 고문을 맞이한 민주당 상황은 예전 같지 않다. 과거 한솥밥을 먹던 동료라기엔 뭔가 서먹하고 분위기 또한 냉랭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그 둘의 정치 동행을 점치는 이가 많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그들로선 선택지가 없다.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대표 입지와 무관하게 그들의 발걸음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조직력 확대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운명은 내년 4월 총선에서 판가름 난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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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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