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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0만 명 찾지만…기본적인 가격표시도 안 지키는 전주 한옥마을

국내 대표 관광지 전주 한옥마을의 점포들이 가격표 미게시‧낮은 가격 표시 ‘꼼수 영업’
물가도 비싸 관광객들 사이에서 ‘바가지 요금’ 불만 속출
높은 임대료로 150㎡ 이상 대형 음식점 없어 현행법상 점검 어려움
시 ”2013년 이후 관심 덜한 데다 인력 한계로 체계적인 점검 어려워“

"얼떨결에 결제해보니 손바닥보다도 작은 빵 한 조각이 6000원이네요."

지난 26일 오후 1시께 전주시 풍남동 한옥마을. 서울에 사는 이모 씨(25·여)는 길거리 음식 점포가 밀집된 태조로 거리를 지나며 이런 말을 건넸다.

이 씨는 ”한옥마을이 유명하다 해서 와 봤는데 점포마다 가격표가 없는 곳이 많아 무심코 주문했다가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랐다“며 ”대체로 서울 물가보다도 비싼 것 같은데 애초에 세부적으로 가격을 명시했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 명소인 전주 한옥마을의 일부 점포들이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은 채 영업하면서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비싼 물가 뿐만 아닌, 소비자의 알 권리인 가격게시도 하지 않아  문화관광 거점도시 전주라는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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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마을 내 한 음식점 메뉴 현수막에 음식가격이 빠진채 게시돼 있다./사진=오세림기자

지난해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1129만 명에 달했다. 한 해 1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지는 부산광역시, 전남 여수시 등 전국구 관광지에서나 나오는 수치다.

이처럼 전주 한옥마을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표 관광지로서 명성을 얻고 있지만, 방문한 관광객들 사이에선 비싼 물가에 가격표시도 없이 운영하는 점포가 만연해 ‘바가지 요금’에 당했다며 다시 오기 꺼려진다는 목소리를 온라인이나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실제 한옥마을 태조로부터 거리 곳곳을 가득 메운 길거리 음식 점포 가운데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식별할 수 없을 정도의 크기로 가격을 표시한 채 영업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가장 저렴한 메뉴만을 가격표에 게시해 소비자를 유도하는 식의 꼼수 영업을 일삼는 업주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판매하는 길거리 음식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소비자가 맘 편히 구매하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높은 가격이라는 점이다.

현재 한옥마을에서 팔고 있는 통 오징어 튀김인 일명 ‘오짱’의 가격은 1만 2000원, 문어꼬치∙닭꼬치 등 꼬치류는 평균 5000원에서 1만 원, 호떡이나 십원빵 등은 4000원에서 6000원으로 일반적인 통념에 비해 높은 가격대로 책정돼 있다.

이 음식들은 대부분 가격표시가 되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는데, 가격을 지불할 때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가격에 놀라는 일이 빈번하다.

한옥마을내 일반 음식점들 역시 가격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행정의 체계적인 점검‧관리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시행된 옥외가격표시제에 의하면 정확한 가격표를 외부에 게시해야 하는 점포는 150㎡ 이상의 대형 음식점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전주시 한옥마을사업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옥마을 내 590여 개 점포 중 150㎡ 이상의 대형 음식점의 현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옥마을은 유동 인구가 많아 임대료가 다른 번화가보다 몇 배나 비싸기에 대형 음식점이 입점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주 완산구청 관계자는 ”옥외가격표시제가 처음 시행된 2013년 당시에만 가격 표시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했지만, 요즘엔 지자체의 관심이 덜해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이라며 ”업주들 입장에선 가격 표시가 곧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에 막상 점검에 나서도 행정처분을 진행하기엔 한계가 있어 민원 발생 시에만 점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엄승현 기자·이준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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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 #가격표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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