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실리콘밸리·크레디드스위스 악재에 금 인기 급물살
도내 금은방 "경기 침체에 3월 웨딩 시즌 특수도 없어"
16일 순금 1돈 34만 7000원...지난해 3월 이후 최고 가격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에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악재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전북지역 금은방은 안전자산 관심은커녕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경제가 아직도 회복되지 않아 3월 웨딩 시즌 특수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상인은 현재 전북지역 금은방 상황을 "개점휴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영업하고 있지만 손님이 오지 않아 휴업 상태와도 같다는 의미다.
한국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순금 1돈(3.75g)은 내가 살 때 34만 7000원, 팔 때 29만 5000원이다. 최근 1년 중 가장 최대치를 찍었던 지난해 3월 9일(살 때 34만 4000원) 이후 최고 가격에 근접한 수준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금값까지 오르고 있지만 전북지역은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16일 금에 대한 인기를 확인하기 위해 전주시내 귀금속 판매업소가 밀집된 웨딩의거리를 찾았다.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이라고는 목적지를 가기 위해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뿐이었다.
30여 년간 귀금속 판매업소를 운영한 성모(79) 씨는 "오히려 IMF 때는 힘들다고 생각 못 하고 지나갔다. 당시는 금은방도 장사가 안 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퍼지기 시작하고 나서는 금은방은 전멸이다"며 "오늘(16일) 금 시세 따르면 소비자가 살 때는 부가세까지 붙어서 40만 원이다. 누가 여기 와서 안전자산 생각하면서 금 사겠나. 그냥 개점휴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금은방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40여 년간 운영한 다른 상인도 "매장 들어와서 문의하는 사람도 없고 당연히 사러 오는 사람도 없다. 그냥 매장 나와서 놀다 간다"고 했다.
금에 대한 인기도 중요하지만, 금값이 내리고 하루가 다르게 들쭉날쭉하기보다는 안정화돼야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의동과 중동에서 귀금속 판매업소를 운영하는 김소연(29) 씨도 "여의동에서 8년 정도 운영하고 지난해 11월 중동에 매장을 열었다. 11, 12월에는 매출이 나쁘지 않았는데 1월 들어서면서 매출이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상인 입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며 "순금 제품뿐만 아니라 패션 제품도 소비되지 않고 있다. 금값 안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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