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 발 주가 폭락 "빚 60억" 피해 주장
네티즌 "피해자 아닌 뒤통수 맞은 공모자"
"주식은 전쟁이야", "결국엔 모든 걸 잃지. 모든 걸 거니까⋯."
영화 같은 현실일까, 현실 같은 영화일까. 이호재 감독의 2009년 개봉작 '작전(The Scam)'. 찌질한 인생, 한 방에 탈출하기 위해 주식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지금 장안의 화젯거리인 'SG증권 발 주가 폭락⋯임창정 피해 주장'과 닮은꼴이다.
프랑스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발 주가 폭락 사태는 지난달 24일 월요일 삼천리·세방·하림지주 등 몇몇 종목의 '매도 폭탄'이 쏟아지며 시작됐다. 속칭 '떡락'한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사흘새 무려 7조 3906억 원이 증발했다.
양파 껍질처럼 연일 터지는 의혹, 검찰은 주가 조작 세력으로 의심받는 10명을 출국 금지하고 주요 피의자를 입건한 상황. 피해자 수는 1000여 명, 피해 금액은 8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 SG 사태에 휘말린 가수 임창정 씨가 "30억 원을 투자해서 빚이 60억 원, 나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연일 '진실 공방'이 뜨겁다.
과연 임창정 씨는 피해자일까, 아니면 '뒤통수 맞은 공모자'일까.
임창정 씨는 지난달 27일 개인 인스타그램(@imchangjung3309)을 통해 이번 사태와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이들이 하는 말을 좋은 재테크로만 그대로 믿고, 다른 투자자들이 했다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계좌 개설을 해주고 주식대금 일부를 이들에게 맡기게 됐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주가 조작 세력의 '조조 파티'에 부인과 함께 참석하고, 또 다른 투자자 행사에서 "제가 번 모든 돈 쟤한테 다 줘"라고 말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해졌다.
피해자라고 볼 수 없는 이유도 조목조목 나열됐다. "뭔지도 모르는데 신분증도 맡기고, 얼굴 마담한다고 채널 방송에도 나가고, 그래프는 봤지만 종목이 뭔지도 모른다고?" '임창정 유튜브'에는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 '자숙하라'는 댓글도 달렸다. 투자 액수는 30억 원이 아니라 70억 원이라고도 했다.
임창정 씨가 몰랐던 것인지 모르고 싶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향후 쟁점은 '주가 조작 세력인 것을 알면서도 돈 벌어보겠다고 계속 투자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니들은 맨날 세력들한테 당했네. 작전에 말렸네. 그런 소리 하지? ○가리 딸려서 깡통 찼다는 소리는 죽어도 안 해요", "바닥인 줄 알고 사는 놈들 지하실 구경하게 될 겁니다." 영화 '작전'에서 극중 배우들이 던지는 대사는 대박을 쫓는 헛된 탐욕에 대한 따끔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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