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구암동에 성금 70만원 전달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써 달라”⋯주위 감동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등으로 가계 살림살이마저 더욱 팍팍해지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기부문화도 차갑게 식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세상 속에 남들이 어떻게 살던 그들은 그들대로, 나는 나대로 살아가면 되는 거라고 주장해도 당연한 이치(理致)가 되는 안타까운 현실.
그래도 지역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소외계층을 찾아 아픈 곳을 만져주고 사랑으로 보듬어주며 각박한 세상을 바꾸는 작은 기적들이다.
80대 기초생활수급자 A씨가 최근 군산시 구암동에 “자신 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손편지와 함께 성금 70만 원을 전달, 잔잔함 감동을 주고 있다.
그가 쓴 편지 봉투 겉에는 "복지사님 지금까지 도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은 금액이지만 집식구에게 하시듯 어려운 분들에게 써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홀로 살고 있는 그가 이 같은 성금을 선뜻 내놓은 이유는 그동안 받은 사랑과 도움을 갚고 싶은 마음에서다.
A씨는 “사별한 부인이 많이 아프고 생계가 막막할 때 긴급생계비와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등 도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며 “구암동의 더 어려운 분들께 그 마음을 돌려주고 싶어 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배우자의 장례를 치른 후 남은 금액으로 백미 10㎏ 70포대를 구입, 주변에 전달하기도 했다.
진미영 구암동장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기부자의 마음에 직원 모두 큰 감동을 느끼고 있다"면서 "다시 한 번 뜻깊은 나눔을 실천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8일 나운1동에도 조용히 사랑을 실천한 익명의 기부자가 나타나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신분 밝히기를 극구 사양한 이 기부자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전해달라”며 라면 15상자를 놓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농촌지역 서수면에도 매년 명절 때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등장하고 있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소외계층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물티슈·주방세제·튀김가루 등 식료품과 생활용품이 담긴 꾸러미를 놓고 간다고 한다. 이 나눔은 수 년 째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라 본 시민들은 “각박해지고 있는 요즘 사회에 참으로 귀감이 되는 모습”이라며 “그래도 아직까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름다운 건 이런 사랑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