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간 운영된 전주연탄, 호남 유일 연탄공장 돼
호남권 연탄사용 대다수의 겨울 책임져야 하는 상황
다행히 전주연탄은 아직까지 경영에 큰 문제 없어
40여 년간 전북 취약계층의 겨울을 지켜온 전주연탄이 호남권에 남은 마지막 연탄공장이 됐다. 최근 광주 남선연탄이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홀로 남은 것인데, 전북을 넘어 호남 전역의 연탄사용가구를 책임져야 하는 만큼 역할이 막중해졌다.
19일 만난 전주연탄(전주산업·전주시 팔복동) 직원의 얼굴엔 책임감과 부담감이 교차했다.
그동안 호남권 연탄공장은 광주 1곳, 전북 1곳 등 두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광주에 있던 남선연탄이 경영난에 연탄 소진 후 폐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호남권에 연탄공장이라고는 전주연탄 한 곳만 남았다.
전주연탄 관계자는 "철도 운송이 막혀 화물 운송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운송비 부담이 큰 편이다. 연탄 소비가 매년 많이 감소하고 있다 보니 거의 이윤이 안 남는 '적자 경영'을 하고 있다. 정부·지자체의 지원이 있어야만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주연탄 역시 도시개발에 따른 주거환경변화, 연탄사용가구의 건강 악화·고령층 사망, 난방기(연탄→보일러) 교체 등으로 연탄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만큼 언제까지 영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탄공장은 특성상 몸을 쓰는 험한 일에 해당하다 보니 일하려고 하는 사람이 부족할뿐더러 연탄 가격은 거의 그대로고 전기·가스료 등 공공요금, 연탄 기계 소모품비, 인건비, 운송비 등 모두 오르면서 인력난에 정부의 턱없는 지원금에 자금난까지 겪고 있다.
전주연탄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연탄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가격 안정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연탄 공급망이 넉넉하고 석탄, 공공요금 등 가격이 오르기 전 책정된 지원금 때문에 상향 조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곳곳의 연탄공장이 사라지고 몇 군데 안 남았지만 그나마 전국의 연탄공장이 영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사명감' 때문이다. 전주연탄도 연탄사용가구의 대다수가 취약계층에 해당하다 보니 그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연탄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주연탄 관계자는 "사실 계속 운영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연탄사용가구 등을 위해서) 어떻게 해서든 꾸려 나가려고 한다. 정부·지자체의 지원이나 지원사업이 개선된다고 하면 사실 조금이라도 더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냥 연탄공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계속해서 연탄을 만들 수 있을 정도만 도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석탄공사가 소유한 화순탄광이 지난달 폐광한 데 이어 장성·도계탄광도 2025년까지 폐광될 예정이다. 2025년이 되면 국내 탄광은 민영인 강원 경동탄광(상덕광업소) 한 곳만 남는다. 사실상 국내 모든 탄광은 폐광 수순을, 연탄공장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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