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후보가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고 안간힘을 쏟는다. 이번에도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거의 당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4·10일이 총선일이지만 전북에서 본선거는 거의 형식적으로 치러진다고 보면 된다. 왜 전북이 30년 이상을 특정당 중심으로 되었을까를 곱씹어봐야 한다. 민주주의라는 나무가 여야 경쟁을 통해 발전해 가는 정치 시스템인데 전북은 이같은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선거 때 마다 나타나는 지역주의를 망국병이라고 칭하면서도 고칠 생각을 안한다. 충청도나 강원도는 그 지역 주민들이 경쟁의 원리를 일찍부터 도입, 선거 때마다 피 튀기는 싸움판을 만들었다. 그 결과 여야가 공존하는 경쟁의 정치판이 만들어지면서 지역발전이 척척 진행되고 있다. 항상 도세가 전북에 밀렸던 강원특별자치도가 지금은 전북 앞에서 내달린다. 윤석열정권이 들어서면서는 정관계 요로에 강원도 출신들이 대거 포진, 10조 원 국가예산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힘이 다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 이유는 강원도특별자치도민들이 총선 때마다 균형추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여야의원을 공정하게 뽑아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전북은 어떠했는가. 물을 필요도 없이 한쪽으로 완전하게 기우는 선거를 해왔다. 진보정권의 탯자리나 다름 없었다. 공천이 당선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항상 현역들이 당 대표의 눈치나 살피는 사병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작 유권자들은 안중에 없고 비중도 두지 않았다.
이같은 잘못된 선거문화를 유권자들이 확 뜯어 고쳐야 하는데 이를 행동을 옮기지 못했다. 민주당이 공천하면 묻지도 따져 보지도 않고 무작정 찍어줬던 싹쓸이선거가 패착이었다. 이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까 역량있는 인물의 원내 진입이 어렵게 돼버렸다. 지난해 정부가 얼마나 전북의원들을 가짠하게 보았으면 사상 유례가 없는 마이너스 예산을 편성 승인했겠는가. 남에게 경쟁에서 뒤지는 것을 천성적으로 싫어하는 김관영 지사의 심정이 어떠했을가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지난 18일부터 전북이 특자도가 되었지만 금세 세상이 뒤바뀌는 게 아니다. 도전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패배의식을 떨치고 도전해야 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선거 밖에 없다. 총성 나지 않는 선거판에서 전북특자도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그간 도민들에게 실망과 아픔을 안겨줬던 정치판을 새 인물로 바꿔야 한다. 여나 야가 경쟁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국가예산을 확보하도록 그런 경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에도 민주당 싹쓸이 선거로 가면 특자도 시대에도 전북발전은 영 가망이 없게 된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북을 자신들의 공깃돌처럼 여겨왔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선거를 통해 표출시켜야 한다. 강원이나 충청도처럼 갈아 엎을 때는 사정없이 갈아 엎어야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특자도민이 되었다고 마냥 기뻐만 할일이 아니라 행동하는 양심으로 총선판을 우리 의지대로 갈아 엎어야 한다. 그래야 자존감을 높이면서 전북 몫을 제대로 찾아올 수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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