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규 신임회장, 159표 중 89표 얻어 회장 선출, 새 집행부도 윤곽
이 신임회장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예술인만 바라보고 경청할 것"
회장선거 출마 후보 자격 시비 논란 및 회원 간 분열 등 후유증 우려
극심한 혼탁 양상을 보였던 제25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연합회(이하 전북예총)의 회장 선거가 지난 19일 마무리됐다. ‘전북예총을 위한 배려와 나눔,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을 기치로 삼은 기호 2번 이석규(60) 후보가 159표 중 89표를 얻어 25대 전북예총 회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회장선거 출마 후보 자격 시비 논란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를 둘러싼 진실 공방과 회원 간 분열 등의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25대 전북예총 신임회장 이석규 선출
전북예총 제25대 회장에 이석규 후보가 선출됐다. 임기는 오는 2월1일부터 4년간이다.
전북예총 임원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염광옥, 이하 선관위)는 지난 19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제25대 회장 선거를 개최했다. 이날 총 159명의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석규 후보가 89표, 최무연 후보가 69표, 무효표 1표 순으로 집계됐다.
이 씨는 김제 출신으로 육군본부 군악대를 나와 한국예총익산지회 지역문화기획전문가아카데미 제3기 과정을 수료했다. 또 전북예총 수석부회장, 전북예총 대외협력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이석규 신임 회장은 “여러 가지 억측 속 치러진 이번 선거는 참으로 힘든 선거였다”며 “아군과 적군이 없는 전북 예술인 모두를 모두 포용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예술인들만 바라보고 경청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향후 4년간 이석규 신임 회장은 △전라예술제의 다양한 공연과 전시의 대전환 △10개 협회의 연간 기초 운영비 지급 추진 △전북예총의 해외교류사업 추진과 타 지역 문화예술교류 △전북예총반전기획단 구성 △원로예술인 처우 개선 △전북청소년전라예술제 신설 추진 △무주예총 설립 등의 공약을 실천할 계획이다.
전북예총 새 집행부 윤곽도 잡혔다. 김영배 전북연예예술인협회장, 김영 석정문학회장, 김형중 교수, 노현택 전북무용협회 지회장, 김형기 김제예총회장, 조민철 전북연극협회장, 한재원 전북사진작가협회장, 백승관 전북미술협회장, 김영규 익산예총회장 등 9명이 함께 전북예총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수석 부회장은 추후 회의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감사는 장태연·조대진 씨가 각각 선출됐다.
△고성과 비방…투표 당일까지도 시끄러웠던 전북예총 선거
전북예총 회장 투표가 진행된 지난 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회의장에서는 날선 비방과 고성이 오갔다.
이석규 후보의 회장선거 출마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당일까지 지속됐던 것.
선관위는 이 후보에게 자격을 증명할 활동 경력 서류를 이날(19일) 낮 12시까지 요청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당일까지도 최종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후보 등록 여부에 관한 회의가 진행됐다.
염광옥 선관위원장은 전북예총 회장선거 경과보고를 통해 “한국예총 전북연합회 임원선거관리 규정 중 정회원 취득 및 이후 5년 이상 활동한 증명에 관한 사항에 대한 민원이 제기돼 제8차에 걸쳐 심의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며 “오늘까지 후보에게 최종 서류 제출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선관위) 위원들과 후보 등록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결과 등록을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선거를 진행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소견발표를 시작한 최무연 후보는 “35년간 몸담고 있던 전북예총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전북예총 선관위를 고발하게 됐다”면서 “임원 선거 관리 규정에 의하면 소속 단체에서 5년간 활동한 증명이 있어야 하지만, 연예예술인협회에 소속돼 있는 직전 회장과 그 직전 회장에게 물어봤더니 이 후보는 연예협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없다는 확인서를 받았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선거와 관련해 부정한 것은 반드시 사법 당국을 통해 밝혀낼 것”이라며 고발을 예고했다.
이에 일부 대의원이 “공약에 대한 이야기를 해라”, “지금 싸우자는 것이냐”라는 목소리를 높여 한차례 소동을 빚기도 했다.
△소통과 협치, 화합의 전북문화예술 볼 수 있을까?
이번 전북예총 선거가 치열한 경선을 치렀던 만큼, 후유증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자격 시비 논란에 대한 선관위의 안일한 대처가 자칫 선거불복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문화예술계 일각에서 나온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선거과정에서 서로 격렬하게 문제가 있다고 제기한 상태였다”라며 “선관위가 (후보 자격) 적법성 여부를 명쾌하게 정리해서 후보들이 선거 이후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로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여기서 마무리 된다면 상관없지만, 이게 끝난 게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선거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만큼, 회원들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문제도 시급하다.
지역 예술계의 대표성을 지닌 전북예총이 화합이나 단합하는 모습이 아닌 경쟁과 분열로 제 살 깎아먹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원로 문화예술계 인사는 “장르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예술이라는 목적을 향해 지역에서 함께 노력하는 이들인데 격려나 응원은 못할망정 서로가 서로에게 비난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며 “전북예총이 지역예술계 대표성을 품고 있는 만큼 소통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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