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판매 상품도 변화⋯용돈벌이 인기
남녀노소 모두 관심, 판매자 연령대 다양
"중고거래 개념 넘어 소비문화 변화 보여 줘"
"미술학원에서 그린 그림-10살짜리 동생이 자기 돈으로 축구공을 사고 싶어서 돈을 모으는 중입니다. 그리고 동생이 직접 그린 겁니다."
지역 생활 커뮤니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전주시 완산구를 거래 지역으로 설정하니 뜬 게시글이다. 이 게시글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다름 아닌 그림이다. 이 그림은 미술학원에서 동생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추정된다.
인근 지역인 전주시 덕진구로 설정하니 '제기'를 파는 게시글이 떴다. 축구공과 마찬가지로 제기를 파는 이유는 용돈을 벌어야 해서다. 다른 게시글에서는 배달음식 올 때 서비스로 따라온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와 10장 모은 서비스 쿠폰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이 확장되면서 온라인에서 각양각색의 중고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단순히 물품 중고 거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소액·용돈벌이로 여기는 분위기다.
제값 주고 산 물품의 필요도가 낮아지면 버리는 게 아니라 중고거래를 통해 상태가 좋으면 제값과 비슷한 가격으로, 상태가 좋지 않으면 조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쏠쏠한 용돈벌이를 하는 것이다.
21일 지역 생활 커뮤니티 중고거래 플랫폼 확인 결과 용돈을 벌기 위해 판매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성인부터 청소년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특히 친구들과 딱지치기를 통해 모은 실리콘 딱지부터 유행 따라 산 장난감, 유명 캐릭터 카드 등 청소년들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게시글이 많았다. 게시글에는 학생이어서 용돈 벌 겸 판다는 내용부터 아이가 용돈 벌겠다고 올려달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구인구직 홈페이지·학생복 브랜드에서 각각 성인·중고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인·중고생 모두 중고거래를 부족한 용돈을 충당하는 재테크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은 10명 중 3명이 재테크의 일환으로, 중고생은 10명 중 2명이 중고거래를 재테크로 생각했다.
이렇듯 중고거래의 개념이 변화하고 남녀노소 모두 중고거래를 활발히 하는 것은 한국소비문화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전문가의 설명이다. 그동안 중고거래는 오래되고 사용감이 있는 제품을 싼값에 구매하는 수단이었지만 의미가 점점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문제연구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간 직접 중고품을 거래하는 현상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은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절약·검소함이라는 중고품 거래의 고전적인 의미를 넘어서 라이프 스타일·소비 패턴·중고품의 의미 변화 등 전반적인 한국소비문화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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