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로 인해 기후는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농업과 산업, 어업 등 1차 산업 종사자 비율이 높은 전북에선 정확한 지역 기후예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1월 22일 제8대 전주기상지청장에 취임한 임덕빈 지청장은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예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취임후 시간이 날 때마다 전북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지역과 기상지청의 화합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취임 후 한 달 동안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 임 지청장을 만나 포부와 다짐을 들어봤다.
-전주기상지청장에 부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주에 와서 보낸 시간이 살아온 시간 중 가장 바쁘게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축하를 받을 때마다 기후 위기 시기에 도민의 안전이나 생활 편의 부분에 대해 힘을 써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고,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임기 내내 도민의 안전이나 생활 편의 부분을 위해 노력하겠고, 전북특별자치도로 이름이 바뀐 만큼 전주기상지청도 직원들과 합심해 저희 청만의 명품비빔밥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기상지청의 올해 계획 및 사업들이 궁금합니다.
"먼저 전주기상청은 일상으로 다가온 기후 위기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본청 정책의 손발이 돼 기상기후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전북은 남북보다는 동서로 폭넓게 자리 잡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령산맥과 소백산맥이 지나가는 탓에 국지적 기상변화가 크고 우박이나 대설 같은 기후변화에 대한 지역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지청의 특화된 핵심기술로 우박과 눈 같은 얼음 결정체에 대한 예보를 본격 개발하려고 합니다."
-임기동안 이루고 싶으신 일이 있으시다면?
"기상청이 가지고 있는 우박 관측자료와 함께 농업 관련 기관들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한 다음 분석을 통해 예보 기술에 활용해 보고자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역 기후예보를 위한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기상청 본청에서 예보 가이던스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이론적이고 포괄적입니다. 우리가 14개 시군별로 기상요소를 분석해 보고 편차와 사례를 분석해 우리 전북에 맞게끔 토착화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을 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전주시 기상기후 융합 정보를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가 마지막 연차입니다. 이게 개발되면 도시 바람길이라든가 도시개발 전후의 복사온도 이런 분포를 비교할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기에 개발을 마무리한 다음에 연말쯤에 전주시에 기술을 이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엘니뇨 등 급변하는 기후변화 앞에서 전주가 더운 도시라는 오명도 있습니다.
"전주의 경우 1920년부터 1950년까지와 최근인 1991년부터 2020년까지 비교해보니 평균 기온이 1.6도 올라갔습니다. 사람의 체온이 36.5도인데 1.5도가 올라가 38도가 되면 아픕니다. 전주가 아픈거거든요. 이제 기후변화로 전례 없는 위험 기상이 빈발하면 사회경제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삶 자체도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이 경험해 보지 못하는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 연계를 통해 지자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일반 도민들에게는 기상기후정보의 현장 전달력을 강화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은 농·어·축산업 등 기후에 민감한 1차 산업에 종사자들이 많습니다. 기상지청의 역할이 있을까요.
"전주기상지청이 그간 해왔던 농축산어업 관련 지원을 찾아보니 2016년도부터 지역별 주력 농산물들에 대한 24절기 기후정보 등을 활용한 영농기상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영농 기술이 점점 고도화되고, 농작업 환경과 농업 방식이 바뀌다보니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조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좀 주춤한 상황인데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하고 개선할 부분을 파악한 뒤 사용자들에게 효용성 있고 가치 높은 서비스를 다시 한번 제공하겠습니다."
-기상청 레이더센터에서 업무를 보시기도 했는데, 지청에 따로 도입하고 싶은 장비가 있으신가요?
"현재 전주기상지청은 육상과 고층 해양 등에 총 25종 187개의 장비를 운영 중입니다. 특히 군산에는 위험기상파수꾼이라는 첨단 레이더가 있는데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기상진단장비가 청진기라고 본다면 군산에 있는 것은 CT로 볼 수 있는 첨단 장비입니다."
-도내에 그런 장비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도내에는 아니지만 안마도라는 가까운 섬에 연직바람장비가 설치되고 있어 전북이 다른 지역에 비해 기후를 측정하는 첨단장비가 많고 올해 내장산과 뱀사골 등 지역에 레이저 관측장비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첨단장비가 부족하지 않은 지역으로 앞으로도 필요한 장비가 있다면 얼마든지 도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전북지역은 장마기간 집중호우 농작물 등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올해 대비책이 있을까요?
"지난해 전북지역 장마철 강수량이 946㎜로 역대 1위로 나타났습니다. 약 30년 동안 내렸던 비의 평균보다 약 3배 가량 많은 양이었습니다. 과거에 집중호우라고 하면 시간 당 20㎜를 일컫는데 기상 변화가 과거에 비해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말 예측하기 힘든 기후가 됐고 기상당국도 업무가 어려울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예보로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보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후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제는 실시간 상황전달이 중요해집니다. 실시간 전달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긴급 재난문자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범운영됐고 올해 광주 전남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합니다. 전북도 사전 준비를 잘해 이상기후에 대한 실시간 전달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상청 대변인을 지내셨는데, 지역소통은 어떻게 하실 방침이신가요?
"본부에서 대변인을 할때보다 지역 소통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농 지역이 많아 밀집도가 약해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기후변화로 인해 예보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난이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결과만 가지고 소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고 위험기상의 신속한 전달과 예보의 변동성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통계자료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도민, 전북일보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전북의 대표 기관지인 전북일보를 통해서라도 독자여러분과 도민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와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원하는 것이 기상청의 주된 역할이고 그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전주기상지청의 모든 직원들은 365일 24시간 전북 날씨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정확한 기상정보로 신뢰받는 전주기상지청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고, 새롭게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와 함께 호흡하면서 생명 경제도시에 어울리는 기상기후 서비스 제공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가끔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고 기상정보 이용을 생활화해 기상재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동참해주시고 전주기상지청에도 많은 관심과 격려 당부드리겠습니다."
◇임덕빈 신임 전주기상지청장은
임 지청장은 197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충남 공주대를 졸업한 뒤 기상청에 입사해 기상청 대변인, 국가기후데이터 센터장, 레이더 운영과장 등을 역임하며 기상청 정책부서를 두루 거쳤다.
기상청 내에서 국가기후데이터센터장 등 고도의 기후 분석업무를 하고 대변인까지 지내는 등 대·내외적으로 기상 관련 업무에 정통, 기상청 직원들로부터 깊은 신망을 얻고 있다.
어린 시절 충남 보령에서 살며 라디오 방송에서 전주지역 방송이 나와 전북의 문화와 소식을 접해왔기에 그는 "정신적 고향에 온 것 같다"며 친밀감도 내비쳤다.
임 지청장은 "이상기후로 인해 지역별, 국지적으로 기상, 기후가 극심하게 차이가 난다"며 "지역 맞춤형 기상예보 정책을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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