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교수 정년퇴임 기념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 기획
3년에 걸쳐 완성된 책…53명의 동료 문인·학자들이 시 한 편씩 읽고 해석
평생의 외우(畏友)를 만나는 일은 분명 큰 사건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들 하지만, 대부분의 만남은 우연으로 시작해 우연으로 끝난다.
우연이 필연의 인연이 되기 위해서는 우연을 가장한 숨은 노력이 쌓여야 가능한 일이다.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가 엮은 <김사인 함께 읽기>(모악) 속에는 그가 아끼고 존경하는 벗 김사인 시인과의 인연이 담겨 있다. 대학 동기였지만 재학 중 접촉이 없었던 두 사람은 졸업 후 뜻밖의 만남을 통해 인연이 시작됐다.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인연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이종민 교수는 김사인 시인에게 초청 강의를 의뢰하거나 심각한 위기에 처했을 때 자문을 구했다.
시작은 희미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늘면서 김사인과 이종민은 서로를 믿고 따르는 친구가 됐다.
신간 <김사인 함께 읽기>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김 시인의 정년퇴임을 기념해 이종민 교수가 기획한 책이다. 3년에 걸쳐 완성한 책에는 복효근, 이대흠, 천양희 등 동료 문인과 학자 53명이 시인의 시를 한 편씩 읽고 내밀한 감상과 깊은 해석을 풀어냈다. 또 시인의 시 세계 전반에 대한 이숭원 평론가의 총론과 시집에 실렸던 '시인의 말', 문학상 수상소감 등을 연대순으로 수록했다.
이종민 교수는 책머리를 통해 “귀한 원고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첫 원고를 보내고 3년여를 묵묵히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송구하고 고맙다는 말씀 전한다”며 “철없는 친구의 응석에 응해준 김사인 시인에게도 고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김사인 시인의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느린 속사임에 마음을 달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눈뜰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상상력을 키워 언어의 진수를 느끼며 시의 세계를 영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책을 기획하고 엮은 이종민 교수는 완주 출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해군사관학교 교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 교환교수, 서울대학교 교류교수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1년 2월, 40년 동안 근무했던 전북대 교수 생활을 마감하고 전주와 완주의 인문학 및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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