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동박 생산, 세계 점유율 1위
국내 인력 줄여 말레이시아, 폴란드 중심 제품 양산
전기차 캐즘(일시 수요 정체), 중국 저가 공세 영향
전북의 주력산업인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차전지 핵심인 동박을 정읍에서 생산하는 SK넥실리스가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지역 경제와 일자리에 치명타가 우려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C 동박 전문 자회사인 SK넥실리스가 이달부터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서 해외로 생산 중심지를 이동하는 차원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SK넥실리스가 지난 2020년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다만 기술·생산 분야 핵심 인력은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고용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SK넥실리스는 차세대 프리미엄 제품 설계와 연구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SKC는 SK넥실리스 국내 인력을 줄이는 대신 인건비가 저렴한 말레이시아, 폴란드 공장 중심으로 제품 양산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SK넥실리스는 정읍에 연간 생산능력 5만 2000톤 규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폴란드에는 각각 연간 생산능력 5만 7000톤 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전기차 시장 둔화로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소재인 동박 사업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동박 기업의 저가 물량 공세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SKC가 최근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넥실리스의 지난해 설비 평균 가동률은 54.7%였다. SKC가 SK넥실리스를 인수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도별 설비 평균 가동률은 2020년 85.3%, 2021년 95.1%, 2022년은 88.1%였다.
이에 따라 동박 생산 실적도 2021년 3만 6381톤에서 2022년 4만 4853톤, 지난해 2만 7937톤으로 줄었다.
이와 관련 SKC는 지난 3일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가장 큰 과제는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정읍 공장의 물량을 말레이시아 공장으로 이관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동박은 이차전지의 소재인 음극재를 감싸는 데 사용되는 얇은 구리막이다. SK넥실리스는 세계 동박 시장 점유율 22%인 1위 제조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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