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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지역에서 활동가는 어떤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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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관 둥근숲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최근에 한 청년단체와 인터뷰를 한 일이 있다. 인터뷰의 목적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들은 지역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였다. 구체적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획자들은 어떻게 ‘돈을 벌며’ 살아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인터뷰했다. 나는 둥근숲 공간을 운영하는 공간기획자로 인터뷰에 참여했다. 질문들에 하나하나 답하다 보니 지역에서 활동가로, 기획자로 지속가능한 삶을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내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활동가로서 살아가는 삶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대체 활동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우선 활동가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어떤 일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는 사람.” 이것으로는 부족한 듯싶어 나무위키의 설명을 덧붙여보면 “대체로는 시민단체나 정당 등에서 사회운동에 투신하고 현재 실현되지 않았으나 원하는 사회의 모습을 갈망하여 행동하는 사람들을 운동가 혹은 활동가라고 호칭한다.”라고 쓰여있다. 꽤 무거운 설명이 아닌가 싶다. 내가 느끼는 주변의 청년 활동가들은 원하는 사회의 모습을 위해 각자의 기획으로 변화를 도모하는 사람 정도가 적당하지 싶다. 이렇듯 우리는 활동가라는 지역사회가 정의하지 못한 단어의 범주에 많은 사람을 포함해 획일화된 태도로 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든다. 이게 활동가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어렵게 하는 게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활동가는 앞서 말했다시피 사회의 변화를 위해 각자의 기획으로 여러 시도를 하는 사람이다. 그럼, 활동가들도 기획자라 할 수 있겠다. 이런 활동가들은 대게 지역에서 보조사업을 통해 예산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여러 활동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기획자들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예산을 정리하는 모든 일을 총괄한다. 프로젝트 매니저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다름 없다. 예산의 규모도 몇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런 기획자 몫의 인건비는 그 예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을 하고도 합당한 값을 받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지역에서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게 지역 활동가들이 살아가는 현실이라는 게 마음이 아프다.

내가 지금까지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보조금 사업을 해보기도 하고, 둥근숲 공간을 운영하며 보조사업을 받아 수행도 해봤지만. 이런 현실에 대해 이해가 되는 이유를 찾지는 못했다. 우리 지역사회가 활동가, 기획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일까? 사전적 설명처럼 지역사회를 위해 한 몸 투신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니 돈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오히려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인데 오래오래 할 수 있도록 더 챙겨줘야 하는 게 아닐까? 좋은 마음으로 하는 활동들은 돈을 바라면 안되는지. 사회에 필요한 활동을 하며 돈을 버는 게 더 의미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지만 난 아직 이런 물음에 명확한 답을 주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부정적인 이야기들만 늘어놓았지만, 여러 보조사업이 지역의 문제에 관심 있는 초기 단계의 활동가에게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경험을 가진 기획자가 된다. 중요한 건 이런 경험이 쌓인 기획자를 지역이 어떻게 지역에 남게 하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지역사회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획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우리의 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바꿔나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래야만 우리 지역의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 테니까.

/류영관 둥근숲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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