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많은 양 비 예고됐지만, 피해 구역 지난해 임시 조치 '그대로'
설계·업체 선정 등 완료, 하지만 장마 겹쳐 공사 일정 더 늦춰질 수도
지난해 폭우로 피해를 입은 남원 만인의총 보수 공사가 아직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장마철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올 여름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역 내 국가유산 피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인의총은 1597년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기 위해 왜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지사들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지난 1981년 사적 제272호로 지정됐다.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한 호국의 얼이 서려 있는 만인의총은 지난해 7월 내린 폭우로 인해 배수로 일부가 훼손됐고 바닥부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1년 여의 시간이 흐른 지난 21일 오후 방문한 남원 만인의총 폭우 피해 구역은 지난해 임시로 보수한 모습 그대로였다.
피해 구역의 초입에는 관람객 출입을 통제하는 쇠사슬이 걸려있었지만, 현장을 지키는 인력 등의 부재로 ‘완벽한 통제’는 어려워 보였다.
피해 구역의 유실된 바닥부는 지난해 실시한 응급 복구로 평탄화 작업이 이뤄지긴 했지만, 폭우로 무너진 담장에는 비닐로 된 안전선 몇 개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가파른 배수로와 경계를 구분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인근 산책로를 지나던 시민 A씨(40대)는 "지난해 피해를 입은 문화재 현장이 임시 조치 이후 지금까지도 방치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 여러 매체에서 올 여름 장마에 대한 예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피해 복구 공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까 우려된다.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루빨리 보수 공사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 복구 구역에 대한 공사의 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만인의총 관계자는 “현재 피해 구역의 공사 설계와 업체 선정 등이 완료된 상황”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착공 시기와 장마 기간이 겹쳐 공사 일정이 더욱 늦춰질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만인의총 관계자는 “현재 업체 선정과 공사 설계는 끝난 상황이지만, 배수로 공사인 만큼 장마 기간에 물이 계속 내려오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어 기간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지난해 폭우로 피해를 입은 구역은 당시 응급 복구를 했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우려할 상황은 없을 것이다. 최대한 빠르고 안전하게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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