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3개 지자체가 경제동맹을 선언했다. 김관영 전북특자도 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는 4일 정읍에서 제12회 호남권정책협의회를 갖고 초광역 교통망 확충과 산업 협력벨트를 구축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상생발전을 도모키로 했다. 호남권 메가시티로 가기 위한 첫발을 뗀 셈이다. 이번 3개 지자체장의 만남은 2017년 이후 7년만이다. 이들의 선언을 환영하며 정치적 선언이 아닌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지금 전국은 메가시티 또는 행정통합 붐이 일고 있다.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이 메가시티 경쟁을 벌이더니 대전·충남·충북까지 가세했다. 메가시티는 당초 문재인 정부 시절 김경수 경남지사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특별연합 구상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자는 취지였다. 잘 나갈 것 같던 이 구상은 2022년 지자체장이 국민의힘 출신으로 바뀌면서 주춤했다.
그러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5월 경북과의 행정통합을 발표하면서 급진전됐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이 통합해 500만의 대구직할시가 되면 대구는 한반도 제 2의 도시가 된다”며 행정통합을 들고 나왔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즉각 환경의 뜻을 표하고 “충청과 호남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500만명 이상의 시·도 통합으로 다극체제의 행정개편을 통해 지방을 활성화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화답했다. 정부도 적극 지원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도 9월내 행정통합안을 마련하자는 공동선언을 내놓았다. 올해 말 첫 특별지자체인 충청지방정부연합 출범을 앞두고 있는 대전·충남·충북도 지지않고 행정통합에 시동을 걸었다.
이같은 경쟁에 가장 늦게 뛰어든 게 호남권이다. 하지만 호남권의 갈 길은 멀다. 그동안 전북은 호남권 몫을 광주·전남이 독식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올해 1월 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범했다.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래서 이번 협의회도 우선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자는데 모아졌다.
이번 협의회는 호남권 발전을 위한 절실함보다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메가시티 흐름을 외면할 수 없어 모인 모양새다. 자칫 정치적 선언에 그칠 우려도 없지 않다. 상호 신뢰와 양보, 협력하는 자세가 우선이 아닐까 한다. 앞으로 좀더 진전된 행보를 가져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