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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철 교수의 ‘영상과 함께 하는 실크로드 탐방’] 실크로드의 미스터리 보물 (3) 흉노 무덤에 웬 그리스 알몸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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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 무덤 '노인 울라'에서 출토된 은제 팔레라(말 장신구).

흉노 무덤 ‘노인 울라(Noin-Ula)’에서 출토된 은제 팔레라(Phalera,말 장신구)에 새겨진 나체의 그리스 여성이 말한다. “저는 순결의 여신인 아르테미스(Artemis)예요. 외설스럽고 색을 밝히는 사티로스(Satyr)가 싫다는데 저를 자꾸 유혹해요. 또 옆에는 흥분한 상태의 남근을 드러낸 헤르메스(Heres)도 있어요. 저는 원래 그리스(로마)에서는 의례용 고급 식기의 부착물이었는데, 흉노 사람들이 중국 상품과 교환해 가지고 와서는 말 장신구가 되었어요.” 

 

△ 흉노 지배층 무덤 ‘노인 울라(Noin-Ula)’

흉노(匈奴)는 BC 3세기부터 AD 1세기까지 동몽골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제국을 건설한 유목 전사들이었다. 노인 울라(Noin-Ula)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Ulaan Baatar)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유적지로 200개 이상의 흉노 무덤이 흩어져 있다. 노인 울라 고분들은 도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호화 장신구, 청동 유물, 도기, 직물, 도구, 의복뿐만 아니라 인간과 동물(말, 낙타, 노루)의 뼈와 기장 씨앗 등 많은 물건들이 출토되었다. 또 칠기, 비단과 같은 물건의 존재는 한(漢)나라 시기 중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은제 팔레라(Phalela), 직물과 같은 물품은 그리스, 박트리아 (Bactria), 중앙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수입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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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 고분 ‘노인 울라(Noin-Ula)’

 

 

△ 알몸 여인의 은제 팔레라(Phalera)  

팔레라(Phalera)는 은으로 만든 말 장신구를 말한다. 나체 여인이 마치 조각처럼 높게 부조된 이 은제 원반은 흉노 시대인 BC 1세기에서 AD 1세기 사이에 주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원반의 지름은 143.1mm, 폭의 테두리는 6.4mm이다. 내부 원판은 거의 순수한 은으로 만들어졌고, 합금하였으며 4개의 은 못으로 판에 부착하였다. 판의 외부 가장자리를 따라 10개의 불규칙한 원형 관통 구멍이 있다. 제작 기법은 판의 뒷면을 두들겨 부조한 후 도금하고 아말감 처리를 하였다. 매장실 내 위치로 보아 말 장신구의 일부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원래 그리스(로마)에서는 장식용 식기나 접시 등에 붙어있던 것을 흉노 고위층은 말 장신구에 사용하였다.  

 

 △ 알몸 여인의 정체 ‘아르테미스 (Artemis)’

은제 팔레라에 새겨진 알몸 여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이에 대해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팜므 파탈’ 옴팔레 여왕이 헤라클레스를 노예로 부리면서 희롱하는 모습이라는 설이 있지만 헤라클레스 도상은 애당초 꼬리가 없으므로 따르기 어렵다. 이 여인은 출산, 육아 및 순결의 여신인 아르테미스(Artemis)이고, 남성은 금박 말꼬리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볼 때 사티로스(Satyr)로 추정된다. 이 은제 원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기를 드러낸 채 여성을 유혹하는 사티로스의 오른쪽 무릎에 앉아 있는 여성을 높은 부조로 묘사하고 있다. 여성은 왼손으로 사티로스를 밀어내고 있으며, 그녀의 손가락과 손이 그의 턱에 닿아 있다. 이러한 동작 묘사는 꽤 전문적인 것이며, 취한 사티로스의 모습은 위엄 있는 여인 이미지와 대비된다. 그녀의 구부러진 오른쪽 다리를 덮고 있는 베일의 한쪽 끝은 다리 사이로 부드럽게 주름지어 늘어져 있다. 다른 쪽 끝은 그녀의 왼쪽 팔뚝을 두 번 감싸고 등 뒤로 넘긴 후 솟아 있고, 염소 가죽이 여성의 어깨 위로 넘어와 오른쪽 가슴을 덮고 있다. 여인의 입은 작고 도톰한 입술이 꽉 다물어져 있으며, 머리에는 금박 왕관(diadem)으로 머릿발을 묶고 있다. 또 여인 바로 옆에는 솔방울로 장식된 나무 지팡이가 있는데, 이는 갑옷 역할을 한다. 지팡이 옆 작은 금박 인물은 헤르메스(hermes)로 발기된 남근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운동선수 체격의 수염 없는 젊은 남성은 동물 가죽 위에 기대 누워있다. 그는 왼손을 구부려 기대고 다리를 벌리고 있다. 남자의 얼굴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며, 콧마루 옆 두 개의 깊은 주름으로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남성은 금박 담쟁이덩굴 화환(gilt ivy wreath)을 쓰고 있는데 황금색 뾰족한 끝이 반짝인다. 한편 그의 등 뒤로는 말꼬리의 금박 끝부분이 부조로 선명하게 보이고, 남성은 오른손으로 무언가를 잡고 있는데 아마도 포도주를 담는 가죽 부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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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장신구가 된 그리스 은제 팔레라

 

 

 

 △ 흉노 무덤의 다원적 성격 

흉노 제국 전성기 약 250년 동안 중국은 당황했고 평화롭지 못했다. 흉노는 중국의 부를 탈취함으로써 존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많은 중국인들이 흉노에 유입되고, 그들의 기술과 문화가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화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었다. 유목 민족들은 일반적으로 땅을 파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18미터 깊이의 노인 울라 고분은 중국 기술과 장례 의식의 영향이었다. 마차, 칠기, 비단 등 흉노 귀족 무덤 출토품의 3분의 2가 중국과 관련된다. 중국은 흉노에 옻칠된 마차를 선물했는데 실제로는 유목 전사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공물(貢物)이었다. 한편 흉노는 실크로드를 통제했고, 서방과의 무역에서 중국의 고급 상품을 가지고 중개자 역할을 했다. 중국 상품의 대가로 서방의 희귀품들이 교환되었다. 노인 울라에서 출토된 나체 여신의 은제 팔레라는 그리스(로마) 어딘가에서 제작된 의례용 식기의 일부분이었으나, 흉노에 들어와서는 말 가슴에 걸리게 되었다. 이처럼 흉노 무덤은 중국에 대해서 말해줄 뿐만 아니라 서양 문명의 과거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전홍철 우석대 경영학부(예술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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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철 우석대 경영학부(예술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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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철 #실크로드 탐방 #미스터리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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