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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난 웹툰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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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근 웹툰작가

나는 현재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여러 작품을 연재하고 에세이툰도 출간했으며, 여러 공모전 수상 경력도 있다.

예전부터 만화는 존재했었고, 만화의 대표적인 나라를 떠올리면 일본이라는 건 웬만한 일반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김산호, 김광식 같은 작가분들께서 초반 일본 만화의 형식을 보고 배우면서도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가며 한국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70년대 군부정권 시대의 개막과 함께 만화를 사회 5대 악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 심한 탄압과 함께 만화 불태우기 운동까지 했었다. 하지만 어디 깊이 자리 잡힌 문화란 것이 쉽게 죽으랴. 이후에 이현세, 김수정, 이두호, 허영만 등으로 대표되는 신진 작가들이 등단하여 보다 다양한 장르를 개척하였으며, 9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 만화 대여점이 생기면서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만화를 만나게 될 수 있었다. 물론 대여점을 통한 유통이나 인세, 등 문제점들도 꽤 있긴 했었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마린블루스 등을 필두로 웹툰이라는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했고, 강풀, 강도영 작가님들의 작품이 흥행하면서 웹툰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만화는 앞서 이야기했듯 일본을 보고 모티브 삼아 배워온 것들이 많았다면, 웹툰은 그 만화를 보고 즐기며 성장해온 젊고 새로운 작가들이 만들어낸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콘텐츠이다.

나는 만화를 보며 컸고 고등학생 시절에 웹툰을 접하고 두 장르를 다 경험하며 자란 세대이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가라는 꿈이 있었지만, 가정환경으로 인해 꿈을 접고 입시만화학원에서 전임강사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유명 만화작가분의 어시생활과 웹툰에서도 어시로 일한 경험이 있는 형을 만나게 됐고 그 형의 여러 번의 권유로 같이 웹툰 작가가 되보기로 결심했다. 30이라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애매한 나이였고, 모아놓은 돈도 없을 떄였다.

당시 웹툰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 작가로 등단하는 게 꽤나 어려울 때였다. 그걸 알기에 형과 나는 학원을 그만두고 등단이란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작업실이란 이름의 원룸을 하나 구했고, 그곳에서 우리는 숙식과 작업을 같이 했다.

방을 구하고 작업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컴퓨터와 모니터 타블렛을 마련하고 나니 우리에게 남은 돈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작품을 만들어서 플랫폼에 연재 제안을 하려면 못해도 석 달은 필요했는데 당장 생활비가 없었다. 이때 형이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아 조그만한 생활비를 마련했다. 그렇게 작품을 만들던 중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지원사업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원사업을 살펴보던 중 우리가 만들고 있는 작품과 맞는 지원사업이 있는 걸 보고 지원하게 됐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제2의 각시탈과 같은 만화작품을 찾는 지원사업이었다. 운이 좋게 당선이 됐고, 우리는 원고료를 받으면서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정말, 생활비가 딱 떨어질 때였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의 미팅이 있을때는 진흥원 여러 담당자님, 관계자분들께서 잘 대해주셨고 덕분에 부천에서 작품 전시도 할 수 있었다. 작품 전시회는 우리 말고도 당선된 작가분들의 프로필이 적혀 있었는데 너무나도 화려했었다. 반면, 우리의 프로필은 전시된 작품 딱 한 줄. 우리는 그렇게 시작했다.

이렇게 고마움으로 시작됐으나, 일이 좋은 일만 있으랴. 이후에 웹툰 시장의 씁쓸함을 느끼는 경험도 있었다. 다음 예찬에서 이어서 하도록 하겠다.

/홍인근 웹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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