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 기획전 '진안(鎭安), 그 다정한 풍경' 10월 6일까지 계남정미소
마이산 풍경과 진안장 사람들 프레임에 담아 농촌의 정겨움 전해
정영신 사진작가(66)는 진안장에 가면 어떤 의식을 치르듯, 마이산이 보이는 곳에 앉아 해가 내려앉는 풍경을 지켜봤다. 이것은 순전히 어렸을 적 뒷동산에서 보냈던 추억 때문이었다.
전남 함평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정 작가는 사계절을 통해 기다리는 것도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연의 변화 속에서 세상을 배웠고, 그때의 경험이 사십여 년 가까이 장터를 기록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렇게 작가는 마이산의 풍경을 프레임에 담았다. 고향에서 보았던 낯익은 풍경이 펼쳐져 시간이 수직으로 멈추는 신세계를 보았기에.
진안 마이산의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에 기록했고,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관장 김지연)에서 작가가 켜켜이 쌓은 진안의 시간을 한데 모아 10월 6일까지 ‘진안(鎭安), 그 다정한 풍경’ 기획전을 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인물과 풍경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자신이 포착한 사진 속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를테면 똥 지게를 지고 마이산을 향해 걸어가는 아재, 마이산 중턱을 달리는 아이들 등 정겨운 농촌의 모습을 목격해 사진으로 인화했다.
이를 통해 잊고 있던 민중의 삶과 생활 모습, 고향의 따스한 기억 등을 상기시킨다.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이 사진은 느리게 읽어야 당시의 농촌 일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한적한 시골마을이나 오일장을 찾아 좌판에 가지런히 놓인 사물의 기다림을 온몸으로 느껴보면 어떨까. 농촌은 생명을 키워내는 원형이자 삶의 근원”이라고 밝혔다.
1958년 전남 함평에서 출생한 작가는 38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5일장을 모두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이며 소설가이다.
그동안 ‘어머니의 땅’, ‘혼자 가본 정항선 장터길’, ‘정영신의 장날전’, ‘정영신의 장터’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정영신의 사진세계를 선보여왔다. 저서로는 <시골장터에서 만난 똥강아지들> <정영신의 장터이야기1‧2‧3> <시골장터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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