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인물을 소재로 한 최기우 작가의 희곡 ‘애국이 별거요?’가 한국극작가협회의 2024한국희곡명작선에 선정돼 소책자로 출간됐다.
한국극작가협회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20∼40편씩 국내 역대 희곡 중 우수 작품을 심사해 올해까지 180편을 시리즈로 엮었으며, 최 작가는 2020년 ‘조선의 여자’, 2021년 ‘들꽃상여’, 2022년 ‘정으래비’에 이어 올해 '애국이 별거요?'가 선정되면서 한국희곡명작선에 작품 4편을 올리게 됐다.
이번에 소책자로 발간된 <애국이 별거요?>(평민사)는 일제에 언어까지 빼앗긴 1933년, 야학당 교사와 학생들이 ‘걸인장으로 치른 이보한의 장례식’을 소재로 연극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극중극 형태로 소개하면서 진정한 애국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한평생 약하고 가난한 이웃을 도우며 ‘걸인성자’라 불린 이보한(1872∼1931)은 1919년 전주에서 가장행렬과 같은 상징적인 만세운동을 보여준 인물로, 그의 일화가 전해지는 매곡교와 싸전다리 뚝방길은 전주시미래유산 제43호로 지정됐다.
작품의 등장인물은 ‘민족의 언어는 민족의 정신’임을 강조하는 교사 정상천과 나무꾼, 부채 장인, 소리 기생, 국밥집 사장, 소심한 청년 등 개성 뚜렷한 학생들. 야학 구성원들은 이보한과 그를 따랐던 사람들의 행적을 연극으로 되새기며 ‘우리’와 ‘함께’의 의미를 알게 되고, 진정으로 나와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는다. 일제의 감시와 방해가 집요하게 이어지지만, 이들은 온갖 어려움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기어이 작품을 올리며, 우리 민족이 반듯이 부르짖어야 할 외침을 서럽고 아름답게, 힘차고 당차게 쏟아낸다.
실제 ‘애국이 별거요?’는 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이 제작해 지난 3월과 6월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덕진예술회관 무대에 올랐으며, 연출 정경선, 기획 정성구, 배우 김신애·박필순·소종호·이건일·이우송·이종화·정광익·조민지가 함께했다.
최기우 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문단에 나와 2001년 희곡 ‘귀싸대기를 쳐라’(창작극회)를 무대에 올린 후, 우리 민족의 역사와 설화, 인물과 언어, 민중의 삶과 유희, 흥을 소재로 한 집필에 힘을 쏟고 있다. 저서로는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오디오북 <들꽃상여> 등이 있다. 또 그는 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 전북연극제 희곡상, 불꽃문학상, 우진창작상, 작가의눈작품상, 천인갈채상, 전주시예술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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