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김제 ‘HR E&I’서 산업재해로 숨져
산업재해로 인해 사망한 ‘미등록 이주아동’ 고(故) 강태완(32·타이왕) 씨의 유족들이 진상규명과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강씨의 어머니 이은혜 씨(62·엥흐자르갈)와 이주와연구소 등 시민노동단체들은 14일 오전 11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청년 노동자 강씨의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고가 발생한 특장차 업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2년 몽골에서 태어난 고 강태완 씨는 만 6세부터 한국에서 생활해 온 이주청년이다. 그는 올해 대학 졸업 후 지역특화형 비자를 받기 위해 김제에 위치한 특장차 업체 ‘HR E&I’에 입사해 근무를 이어왔다.
유족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8일 오전 11시 김제 지평선산단 소재 에이치알이앤아이 지평선공장 동편 작업장에서 10톤 상당의 무인 건설장비 작동을 시험하기 위해 장비를 이동하던 중 무인 건설장비와 야적돼 있던 고소작업차량 장비 사이에 끼였다. 그는 이후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원광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그가 해당 사업장에 연구원으로 채용된 지 8개월 만이었다.
이날 이씨는 “아들이 너무 젊은 나이에 죽어서 너무 불쌍하다. 결혼도 못하고 좋은 세상에 살아보지도 못하고 하루아침에 죽어버렸다”며 “아들이 비자를 받기 이전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힘들게 비자를 받아 잘 살아보려고 했는데, 너무 억울하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입사한지 8개월 된 사람에게 위험한 일을 시켜놓고, 사고를 당하자 아무도 도망칠 수 있게 도와주지 않았다"며 "제대로 조사를 해서 내 아들이 왜 죽었는지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이 책임을 지게 해달라”고 말하며 통곡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강씨를 알고 있었던 이주와 인권연구소 김사강 연구위원은 “이제 막 꿈을 이루기 위해 첫걸음을 뗀 청년 강태완이 산재사고로 숨졌다”며 “태완이는 중학교 때부터 속 깊은 아이였다. 어머니가 타국에서 혼자 어렵게 자신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든 어머니를 도우려고 애쓰는 착한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난 일요일에 만난 회사 관계자는 노동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 않냐며 말을 아꼈다. 도대체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인지,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없었던 것인지 저희에게 설명해달라. 아까운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중대재해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낱낱이 밝혀 태완이가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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