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들에게 용기를, 청년들에게 대나무숲과 같은 공간 되어주고 싶어"
최소한의 비용으로 갤러리 운영…오는 24일부터 김진희 개인전 개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큰 기쁨이고 행복이죠”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는 찰나였다. 헤어지기 전 그가 무언가 다짐하듯 말했다.
그는 한평생 붓을 놓지 않은 화가이자 예술가다. 전시장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미술작품을 제작한 화가 우주영(59).
화가는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만 먹고살 수 있는 직업이다.
전북미술이 한국의 변방이 아닌 중심임을 선언하고 나섰던 1980년대부터 미술 활동을 해왔고, 2010년대부터 전업 작가로 지냈지만 그는 전성기를 누려보지 못했다.
지역 미술의 다변화를 모색하며 창작활동에 정성을 쏟았지만 가격과 점수로만 매겨지는 시스템에 지쳐갔다.
전북미술협회와 같은 조직에 속하지 않고 홀로 작업하기 시작한지 10년, 우 작가는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그건 바로 모악산 입구에 위치한 우스갤러리 운영이다. 경제적으로 힘든 청년‧무명작가들이 전시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고, 6~70대 시니어 대상 그림수업 등을 진행한다. 사회 변방으로 내몰린 이들에게 자기라도 나서서 용기를 주고 싶어서다. 나아가 지옥 같은 현실을 감당하고 있을지 모를 청년작가들에게 ‘대나무 숲’이라도 되어주고 싶었다.
지난 18일 우스갤러리(완주 구이면 상하학길 90 2층)에서 만난 작가는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많은 인생 선배들과 함께 작업하고, 전시회를 진행하다보니 큰 보람을 느낀다”며 “그림을 배우고 싶은 분을 비롯해 60~70대 분들과 함께 공간을 꾸려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작가는 우스갤러리가 아픔이나 외로움 등 부정적인 것들을 긍정적으로 바꿔가는 공간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자신을 비롯해 어른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길 바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을 지키기 위해 그는 최소한의 대관료만 받고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돈을 벌려고 했다면 그림수업이든 공간 대관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악을 써서 그림 판매에 집중하는 삶을 살았겠죠. 한두 명에서 시작한 그림수업이 열 명으로 늘어났고, 전시관 대관을 문의하는 작가들이 늘어날수록 즐거워요. 제게 돌아오는 수입은 매우 적지만, 제 옆에서 함께하는 동료와 친구, 선배들이 늘어나서 행복함은 두 배가 됐어요.”
실제로 우스갤러리 공간을 대여하기 위해서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우 작가는 “이달 중순까지 진행한 오남국 작가 개인전 작품 대다수가 팔렸을 정도로 갤러리를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며 "오는 24일부터는 김진희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많은 분들께서 갤러리를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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