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을 다해 일하고 / 밥 잘 먹고 잘 싸고 /해지면 푹 잔다 / 그리하여 아침이 설레는 삶 / 그럼 되았다 / 촌놈은 움직여야 신간 편하다 / 나머지는 군더더기다`( `촌놈`)
부산에서 용접공으로 30여 년 근무한 뒤 7년 전 완주 위봉산성 옆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김용만 시인의 삶이 위 `촌놈` 시에 함축적으로 담겼다.
시인은 마당 깨진 시멘트 사이에 채송화와 봉숭아 씨를 묻고, 뒤란 개망초 우거진 빈터를 개간해 텃밭 작물을 심었다. 꽃 심고 풀 뽑고 돌담도 쌓았다. 햇살과 바람이 놀다가는 돌담 아래 작은 꽃을 심고 마당에 나온 새들과 나비들, 철 따라 피고 지는 꽃만 보아도 배부르고 좋단다.
시인은 그런 일상의 삶을 매일 시 형식의 잔문으로 써 책으로 묶었다. 그의 두 번째 저서인 에세이집<흘러가는 기쁨>(마인드빌딩). 산골마을에서 유유자적한 시인의 삶이 겨울∙가을∙여름∙봄 4계절로 나눠 100여 편에 담았다.
시인은 자신이 사는 곳이 소양면인 줄 잘못 알고(위봉산성은 소양면이지만 그의 집은 실제 동상면이다) 반려견 이름을 `소양`이라고 부른단다. `아파 걷지 못하던 소양이가 / 걸어서 내 방으로 들어온다 / 아이고 소양아! 꼭 안아줬다. / 나도 따습고 고양이도 따숩다 /눈물난다, / 사랑에는 눈물이 반이다./(`소양`)
`소양`이와 교감을 여러 편의 글로 담을 만큼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박준 시인은 "김 시인은 모으는 사람이다. 낱말을 모으고 그늘과 소요를 모으고 새의 울음과 상수리 열매와 꽃 진 자리도 모은다. 다만 나의 것은 조금만 모의되 너에게 줄 것은 양껏 모은다. 덕분에 시인을 만난 우리는 시와 별과 고요와 노래와 곧음과 초록을 선물 받게 된다"고 김 시인을 평했다.
완주 임실 출신으로 전주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까지 버린다>를 냈다. 김용택 시인의 동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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