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좋은 일 하고 떠나고 싶다는 말씀 지켜줄 수 있어 감사해"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떠나고 싶네."
전북 정읍 출신의 안명옥(70) 씨가 지난 2021년도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남긴 말이다. 지난달 뇌사 판정을 받은 안 씨는 장기기증을 통해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0일 안명옥 씨가 고대안암병원에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을 기증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안 씨는 지난 7월 1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점차 몸 상태가 안 좋아져 지난달 13일 뇌사상태 추정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가족들이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해 간장을 기증했다.
가족들은 "어머니가 생전에 하신 말씀을 이뤄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좋은 일을 하고 떠나고 싶다'는 그 말을 지켜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 씨는 정읍에서 8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안 씨는 사람을 대할 때 진심을 다했고, 작고 약한 동물을 보면 안쓰러워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젊은 시절에는 재봉사로, 최근까지는 건물 청소 일을 하며 사회에 도움이 되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보람을 느끼며 성실히 일했다고 한다. 몸이 아파도 병원 한 번을 찾지 않을 정도로 언제나 쉬지 않고 움직이며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가족을 보살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안 씨의 아들 송진용 씨는 "어머니 시대에는 다들 고생했다고 하지만 어머니는 누구보다 더 가족을 사랑하고 아끼고 돌봐주셨다. 고생만 하시고 떠나신 것 같아 더 아쉽고 안타깝다. 어머니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살고 싶었다. 저는 어머니 때문에 살았고 지금도 어머니만 생각난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삼열 기증원장은 "따뜻한 사랑을 베풀고 가신 기증자 안명옥 님과 생명나눔 실천에 함께 해 주신 유가족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름다운 사랑이 누군가의 생명이 되는 기적이 됐다. 더 많은 생명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기증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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