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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지하 충전시설 안전대책 시급”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지하 충전시설 화재와 관련해 안전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종대 익산시의원은 2일 제264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를 예로 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익산시에 등록된 전기자동차는 3398대로 2019년 306대에 비해 11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전기자동차 화재 위험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부분의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이 지하에 설치돼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화재 발생 시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으로 전기자동차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화재 사고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분석한 지난해 전기차 화재 원인을 살펴보면 60% 이상이 충전 중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충남 금산군 전기차 화재를 비교하며 “두 사건을 보면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하는 화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전기차는 화재 발생 시 리튬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으로 불길이 순식간에 퍼지고 화재 진압이 매우 어려워 특수 진압 장비가 필요한데, 지하주차장은 제한된 높이와 폐쇄된 공간으로 인해 소방차 등 장비와 인력의 진입이 어렵고 다수의 차량이 밀집돼 있어 불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뿐만 아니라 화재로 인한 고온으로 인해 건물의 철근콘크리트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건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음에도 관련 법령에는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설치 규정만 있을 뿐 화재 발생 시 소화에 필요한 세부적인 의무 사항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령이 미비할지라도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라며 “익산시가 먼저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지상에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부득이하게 지하에 설치할 경우 전기차 충전구역에 방화셔터와 화재를 초반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익산
  • 송승욱
  • 2024.09.02 15:27

돈사 재축 놓고 주민과 군산시·업체 간 갈등···애매모호한 조례·법률 탓

“돈사를 이전하거나 주민을 집단 이주시켜라.” 최근 군산 지역에서 화제로 멸실된 돈사 재축을 놓고 주민들과 업체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관련 조례와 법률 적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다. 조례와 법률은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 우선”을 목적으로 제정돼 일정 지역 안에서 가축 사육을 제한하면서도, 재산권 보호를 위한 제외 조항이 명시돼 있어서다. 군산시는 돈사 재축이 관련 조례 제정 이전에 허가를 내줬고, 제외 조항이 있어 해당 조례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 주민들은 개정된 조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2일 회현 월연리 월하산 인근 5개 마을 피해대책위원회는 돈사 이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돈사를 이전하거나 마을 주민들(174세대)의 집단 이주“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주민들은 돈사 재축을 반대하고 있지만, 시는 조례의 제외 조항 들어 재축을 허가했다”면서 “해당 돈사로부터 약 6m에는 주택이 있고, 700미터 거리에는 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어 ‘가축사육 일부 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조례에 명시된 시민 생활환경 청결 및 보건 향상 도모 목적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5년 12월 개정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는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 또는 상수원의 수질보전을 위해 주거 밀집 지역으로 생활환경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가축사육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2017년 개정된 ‘군산시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조례’에는 사육지 주변여건이 현저히 변화되어 가축의 사육을 계속 존치함이 인근 주민의 보건위생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는 시장은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8조 제3항에 의하여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문제는 조례에 명시된 일부 조항이다. ‘군산시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조례’ 제4조 2항 5를 들여다보면 “일부제한지역 안에서 기존 배출시설의 증설 없이 개·재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적시돼 있다. 아울러 같은 조례의 부칙 제895호에는 “이 조례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허가·신고·행정처분 및 그 밖의 행위는 이 조례에 의하여 행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하고 있어 개정된 조례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게 군산시의 판단이다. 이렇듯 조례와 법률에 대한 해석에 이견이 있다 보니 군산시는 업체와 주민 간 갈등 해소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고통은 공감하지만, 행정은 법에 따라 집행할 수밖에 없다”며 “현 상황에서는 친환경으로 재축 후 냄새 포집 등을 통해 문제가 발생하면 법적 절차에 따라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대책위는 군산시를 상대로 재축 허가 관련 조례 적용 여부가 적합한지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 군산
  • 문정곤
  • 2024.09.02 15:27

무주반딧불축제장 여성단체찻집 '폐현수막 차광막' 친환경축제 이미지 각인

‘자연특별시 무주로의 힐링여행’을 주제로 펼쳐지고 있는 제28회 무주반딧불축제장 한켠에 마련된 ‘여성단체찻집’에 설치된 햇빛 가리개가 축제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은다. 무주군여성단체협의회(회장 석진숙)가 축제 기간 운영하는 찻집. 이곳 한 귀퉁이에는 ‘찻집에서 얻는 수익금은 지역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데 쓰여진다’는 팻말이 우뚝 서있다. 뜨거운 관심은 이 곳에 설치된 차광막이다. 이 차광막은 모두가 게첨기간을 거쳐 수명을 다해 버려질 현수막들이다. 이것들은 대부분이 무주군이 그동안 펼쳐왔던 군정 방향이나 정책들이어서 차 한잔 마시러 온 주민 또는 외부 관광객들에게 비록 지난 사안들일망정 아주 자연스럽게 숨은 홍보가 되고 있다. 폐기마저 골치아픈 환경저해 나일론 소재의 현수막도 처리하면서, 그동안 무주군이 펼쳐 왔던 다양한 정책들을 홍보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자연스레 성공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초·중학생 자녀들과 축제장을 찾았다는 관광객 A씨(46·대전 동구)는 “큰 아이가 유치원생 때부터 한 해도 빼지 않고 8년 째 무주반딧불 축제의 매력에 빠져 가족 모두가 연례행사처럼 무주를 찾아오고 있다”면서 “예년에도 깨끗한 주변환경과 친절한 주민들이라는 이미지, 여기에 환경축제라는 고급지고 세련된 축제라는 좋은 인상을 늘 갖고 있었지만, 오늘 이 찻집 위에 걸려진 폐현수막을 보고 ‘우와, 역시 믿고 찾는 친환경축제’라는 생각과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깊은 감명을 느꼈다. 다른 지역 축제들도 일회용품 사용없고, 폐자원을 활용하는 이런 모습을 닮아갔으면 좋겠다”고 흐뭇해 했다. 다른 관람객 B씨(58·경기 화성시)는 여러 번에 걸친 대한민국 우수축제, 대표축제, 최고의 환경축제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무주반딧불축제를 보면서 올해도 좋은 추억과 깊은 감명을 받고 갈 것 같다. 내가 마시는 이 차한잔이 지역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데 쓰여진다고 하니 더욱 꿀맛이다“고 전했다. 이곳 ‘여성단체찻집’을 운영하는 무주군여성단체협의회는 한국부인회 무주군지회(회장 마경옥), 생활개선회 무주군연합회(회장 윤정순), 새마을부녀회 무주군지회(회장 백정애)등 10개 여성단체 1300여명이 활동하면서 매년 나눔 찻집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얻는 수익금은 이웃돕기와 장학금 기탁에 쓰여지고 있으며 협의회는 무주군 지역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지역사회 귀감이 되고 있다.

  • 무주
  • 김효종
  • 2024.09.02 15:26

진안군, 공무원·민간인 대상 고독사 예방교육

진안군은 2일 마이산 북부 산약초타운에서 공무원과 민간인 등 사회복지 고관심자들을 대상으로 ‘고독사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은 고독사 예방을 위해 민과 관이 함께 협력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최근 급증하는 1인 가구가 고립 가구화되면서 고독사율이 급증함에 따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데 따른 것, 이날 교육에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을 비롯해 명예사회복지공무원, 복지기동대, 각 읍·면 복지업무 담당자 등 100명가량이 참석했다. 교육에는 키퍼스코리아 김석중 대표가 초빙돼 ‘사회적 고립가구의 발견과 고독사 예방’이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고독사 예방교육 전문가인 김 대표는 날 강의에서 고독사의 이해와 예방 필요성을 강조하고 타지역 고독사 대응 사례를 들어가며 강의를 진행했다. 배지현 진안읍행복센터 맞춤형복지팀장은 “강의를 듣고 나서 고독사 문제는 민·관이 손을 맞잡고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임을 깨닫게 됐다”며 “복지사각지대 네트워크를 구축해 고위험가구 유형을 분석·관리하고 예방활동에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호숙 사회복지과장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등 각 읍면에서 사회복지 관련 일에 힘을 보태주시는 분들의 관심과 배려가 지역의 복지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고독사가 발생하지 않는 진안을 만들어 가는 일에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진안
  • 국승호
  • 2024.09.02 15:26

전북 현대, 프로스포츠 최초 ‘스포츠이벤트 안전경영시스템’ 인증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안전한 ‘전주성’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전북은 지난 1일 FC서울과의 홈경기 시작에 앞서 스포츠안전재단(이사장 이기흥)으로부터 프로팀 최초로 ‘스포츠이벤트 안전경영시스템(KSSF20211)’을 인증 받아 수여식을 진행했다. 스포츠이벤트 안전경영시스템(KSSF20211)은 ISO(국제표준화기구)를 기반으로 국내 스포츠이벤트 실정에 맞게 안전 관리 체계 및 운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표준 요구 규격이다. 전북은 팬을 위한 안전한 경기 운영 및 경기장 이용을 위해 사전 컨설팅을 시작으로 서류·현장심사 등 약 4개월여의 준비 과정을 거쳐 인증을 획득했다. 전북은 홈경기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안전사고와 위험성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안전경영방침 및 계획수립, 안전경영시스템 실행 등의 안전관리 절차를 지속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전북 현대 이도현 단장은 “팬의 안전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와 함께 안전경영을 위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스포츠안전재단과 함께 전북현대와 프로스포츠의 안전 시스템 구축에 더욱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 축구
  • 강정원
  • 2024.09.02 15:25

"딥페이크 해보니 너무 쉽다"...무료 앱·온라인 사이트 수두룩

딥페이크(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의 발전과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에 따른 사회문제가 커지고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딥페이크 앱과 온라인 사이트가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AI 코딩, 프로그래밍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남녀노소 누구나 이를 활용해 영상과 사진 등을 간단히 제작할 수 있어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얼마나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지 기자가 직접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1000만 회 이상 설치된 합성 앱을 활용해 사진과 영상을 제작해 봤다. 제작 방법은 간단했다. 앱에서 제공하는 영상 중 하나를 선택하고, 기자의 얼굴 사진 한 장을 등록했다. 그리고 제작 시작 버튼을 누르자 15초 만에 영상이 제작됐다. 앱 다운로드 후 회원가입, 영상 제작까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만들어진 영상은 다운로드가 가능했고, 여러 메신저 앱으로 공유할 수 있었다. 영상을 받아본 지인들의 반응은 다양했지만, "영상이 실제처럼 제작된 것 같냐"는 질문에는 전부 동의했다. 이번에는 구글 등 검색엔진에 딥페이크 영상 제작 관련 검색어를 입력했다. 성인 인증이 돼 있지 않았지만, 음란물을 제작할 수 있다는 홍보 문구로 접속을 유도하는 사이트가 여럿 검색됐다. 한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이 웹사이트를 사용하려면 18세 이상이어야 합니다’, ‘생성한 이미지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등의 규칙에 수락해야 한다는 창이 떴다. 수락을 누르고 회원가입을 했다. 그러자 곧바로 무료 딥페이크 음란물 사진 제작이 가능했다. 실제로 기자의 사진을 사이트에 업로드하고 15초를 기다리자 원본 이미지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그럴듯한 알몸 사진이 제작됐다. 잠깐 실험해본 딥페이크 기술은 너무나 쉽게 사용 가능했고, 꽤 정교했다. 기술을 활용해 사진과 영상을 만드는 것이 더 이상 단순한 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두려운 생각까지 들었다. 딥페이크는 영화, 교육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창의적인 활용이 가능하지만, 최근 연예인·지인 등의 얼굴을 합성한 성착취물 제작에 사용되면서 범죄 악용 위험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딥페이크 범죄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고 있는 연령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IT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들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3년 경찰에 신고된 허위영상물(딥페이크 범죄를 통해 편집된 불법합성물) 사건의 피해자 총 527명 중 59.8%(315명)가 10대였다. 이는 20대(32.1%), 30대(5.3%), 40대(1.1%) 등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큰 비중이다. 허위영상물 피해 미성년자는 2021년 53명에서 2022년 81명, 지난해 181명으로 2년 만에 3.4배가 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처벌 규정을 강화해 수요를 차단하는 등 기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술 발전에 따른 교육 시스템이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명주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사회가 발전하고 변할 때 정신적인, 윤리적인 역량이 따라가지 못하면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며 “범죄인 것을 모르고 장난으로 딥페이크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도록, 기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소양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딥페이크(deep fake):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혼성어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이다. 생성적적대신경망(GAN)이라는 기계학습 기술을 사용해 기존의 사진이나 영상을 원본이 되는 사진이나 영상에 겹쳐서 만들어진다.

  • 사회일반
  • 최동재
  • 2024.09.02 15:12

[권혜수 교수의 문화 산책] 루이 14세 ② 출생 배경

결혼 23년 만에 루이 14세가 태어났다. 그러나 큰 경사에도 불구하고 왕자의 정통성을 의심하는 소문이 돌았다. 그 이유는 부친은 여자를 이상하리만큼 멀리했고, 모친은 두 번의 염문설이 날 정도로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이 14세의 모친(안 도트리슈)의 집안은 대단했다. 그녀는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성장하여 신성로마제국의 제위까지 세습 받은 스페인 합스부르크가의 공주였다. 황제의 명예와 가장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는 가문으로 위세를 떨친 합스부르크가의 번영 뒤에는 정략결혼이라는 수단이 있었는데 “다른 이들에게 전쟁을 하게 두어라, 너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결혼하라.” 라는 시를 보면 이 가문이 얼마나 정략결혼에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다. 루이 13세의 아내, 안 도트리슈는 아름다운 얼굴에 큰 키의 소유자였고 특히, 그녀는 자신의 하얗고 긴 손가락을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모든 유럽 왕실들이 이 결혼을 부러워했으나, 루이 13세는 아버지와 같이 반스페인 정책을 옹호했고, 자신을 심하게 학대한 어머니가 추진한 정략결혼에 자존심이 상했다. 사랑이 없는 결혼은 두 사람 모두에게 불행을 안겨 주었다. 프랑스의 왕비가 된 안 도트리슈는 프랑스어를 잘 구사하지 못했다. 여러 번의 유산으로 남편과 소원해져 프랑스 궁정에서 푸대접을 받게 되자 왕비의 자리를 망각하고 프랑스 국가 기밀을 스페인으로 빼돌렸다. 이것이 발각되자 남편과의 관계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프랑스 궁정에서 외로움을 느낀 왕비는 버킹엄 공작(1592~1628)과의 스캔들로 온 유럽을 뒤집어 놓았다. 영화로도 여러 번 제작된 알렉산드로 뒤마(1802~1870) 의 소설 <삼총사>에도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등장한다. 외로운 여왕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영국의 버킹엄 공작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낮은 귀족 계층에서 빼어난 외모, 뛰어난 춤솜씨와 언변술로 영국 국왕 제임스 1세(1566~1625)의 마음을 사로잡아 당시, 왕족에게만 부여되던 공작 작위를 받은 인물로 이 사건은 유럽 최고의 미남과 미녀의 스캔들로 기억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불륜이라기 보다는 '썸'을 타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 역사가들의 중론이다. 왜냐하면 당시 프랑스 궁정에는 왕비를 시중드는 하녀들과 감시하는 눈이 많았기 때문에 외국 대신으로 방문한 버킹엄 공작과 여왕이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일로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버린 루이 13세는 왕비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된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태어난 루이 14세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추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급기야 프롱드의 난 때, 이것이 빌미가 되어 귀족들에게 죽임을 당할 뻔 했다. 어쩌면 루이 14세의 ‘짐이 곧 국가’라고 하는 강력한 절대군주에 대한 열망은 자신의 불편한 출생 배경에 대한 반대급부일지도 모른다. /권혜수 우석대 교양대학 석좌교수

  • 기획
  • 기고
  • 2024.09.02 15:02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계부채,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나?

지난 2분기 국내 가계신용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였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크게 증가하였으며 2023년 말 1885조 4000억 원을 기록하였다가 부동산 침체 및 정부의 정책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가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대출금리가 하락하는 등 가계신용이 재차 상승하여 지난 2분기 말 1896조 2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여신 전문기관 및 판매회사 등의 신용거래)을 더한 것으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보여주는 지표다. 경제학적으로 가계부채는 유동성 제약을 완화시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출이 없다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현금자산 안에서 소비를 결정하여야 하지만 대출이 있다면 미래소득을 전제로 현재 소비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소비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생애주기-항상소득가설(LC-PIH, Life Cycle-Permanent Income Hypothesis)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경제주체의 유동성 제약을 완화하여 소비를 평탄화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현재의 소비를 증가시킴으로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 이론과는 달리 가계부채의 총량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가계 실질 소득을 감소시킴으로서 민간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가계부채의 적정 수준을 비교해 볼 수 있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1분기 98.9%(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 주요 국가인 영국(78.1%), 미국(71.8%), 중국(63.7%), 일본(63%), 유로지역(53.0%) 등은 우리나라보다 비율이 낮으며 조사 대상국 평균이 61.1%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매우 높음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통상 학계에서는 GDP 대비 가계부채의 임계점을 80%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이상일 경우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국 국내 가계부채는 경제규모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으며 이는 국내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가계대출은 부동산 및 자영업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1%이며 2분기 가계신용 증가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은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을 기준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는 국내 자영업자 비율이 20%를 상회하는 등의 구조적 특징과 맞물려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국내 가계대출이 총량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이런 가계대출이 부동산시장 및 자영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연쇄적인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기 위한 스트레스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적용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실증적인 공급 확대 전략과 한계자영업자들의 실질적인 지원 대책,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경착륙할 수 있도록 디레버리징 전략 등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4.09.02 15:02

사죄와 망언사이에서 일본 보수와 우익이란

지난 8월15일은 79번째 광복절이었다.이날은 한번쯤 일본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질법도 하다 .오랜 한일교류에도 그들이 남긴 과거 상처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동안 과거사와 관련돤 일본 정치인들의 심심찮은 망언들이 생각난다, 한반도 침략과, 위안부, 독도문제를 향한 어이없는 망언들 말이다 .일본 침략은 결국, 한국의 근대화에 이바지 했고 위안부 동원은 없었던 일이며 있었다해도 강제성은 없었던 것이며 독도는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의거,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들 말이다. 그러나 그들도 일말의 양심은 있다는것인지 가끔 사죄 발언을 했던 정치인들도 있었다.특히 1984년, 아키히토 전 천황은 “양국간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참으로 유감이며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했고 더 나아가 말하길 “귀국의 국민이 맛본 고통을 생각하니 통석의 념을 금할수 없다”고 까지 했다.그 전에 1983년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는 “양국간 불행한 역사를 엄숙히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하여 일본의 잘못을 토로한바 있다. 그후 1993년에는 자만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된후 총리가 된 호소가와 모리히로는 “나 자신은 일본의 침략전쟁이었고 잘못된 전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실토한바도 있다. 그후 몇 달 지나서는 더 구체적으로 “창씨 개명과 위안부 징용등의 여려 형태로 괴로움과 슬품을 준것에 가해자로써 진정으로 반성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일찍이 총리를 지낸 아소 다로는 2005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강연에서 “일본에서는 경제재건이 최우선 과제 였는데 운 좋게도 조선에서 6 .25전쟁이 발발해서 그 덕분에 일본 경제 재건에 가속도가 붙었다“고해서 약을 올린적도 있다. 몇 년전에 암살당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망언들은 지면 부족으로 생략한다. 신기히게도 사죄 발언을 했던 일본 수상들의 공통점은 전부가 일본 관동지방 즉 도쿄에 가까운 일본 동부지방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망언을 일삼었던 아소 다로 전 총리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일본의 서부 지방 출신이다 일본은 동부 지방과 서부지방의 정치 색깔이 차이가 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도쿄를 중심으로 해서 동부 지방은 임진왜란이 끝난후 우리 조선과 우호적인 관계를 260년간이나 맺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만든 에도 막부 정부의 중심지 였다 그들은 대외 관계에 있어서 평화주의자였으나. 그후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켰던 정치세력은 일본의 서부 지방 즉 조수번 (지금의 야마구치현),이고 서쪽의 규슈섬에 있는 사쓰마번(지금의 가고시마현) 출신으로서 대외 침략주의 세력들이다. 아소 다로는 규슈 출신이고 아베 신조의 선거구가 바로 야마구치현이고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안중근 의사의 저격 대상이었던 이토 히로부미의 고향이기도 하다. 일본 보수와 우익의 개념은 상당히 혼란스러우나 한국에 귀화한 일본인 교수 호사가 유지의 설명은 간단 명료하다. 보수는 샌프란 시스코 강화 조약을 수용하는 세력을 말하는데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란 태평양 전쟁이 끝난후 전후 처리를 위해서 1851년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48개국이 샌프란 시스코에서 만든 조약을 말한다. 호사가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 보수는 기본적으로 세가지 특징을 갖는다고 하는데 첫째는 일본이 침략국가이자 전범국가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둘째는 1946년 제정한 헌법조항 9조에 일본은 전쟁을 포기하고 군대를 가질수 없다는 일종의 평화헌법을 지키자는 것이다.셋째는 미국과 친교를 유지해야한다는 것이다, 보수의 데표적 인물은 요시다 시게루라는 정치가 였다. 일본 우익이란 보수속의 비주류로서 평화헌법을 개정해서 일본도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것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을 말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일본 총리를 8년을 했던 아베 신조 였으며 그의 외할아버지가 A급 전범이었던 기시 노부시케였다. 이처럼 일본 보수와 우익은 대외정책에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장세균 중국 상해 복단대학 한국학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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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2 15:02

서예의 본고장! 그 뿌리를 찾아서

우리 도는 명실공히 서예의 본고장이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내년이면 15회째를 맞이한다. 잘 어울리진 않지만 필자가 중학교 때 나름 서예부에서 특별활동을 하였다. 사물함도 없던 그 시절에 동아리 수업이 있는 수요일에는 먹과 벼루, 화선지, 붓, 서진을 챙겨서 무거운 가방을 낑낑대고 왔다 갔다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물론 글씨는 엉망이었지만 서예의 본고장인 전북의 피가 모름지기 흐르고 있었나 보다. 여기서 문득 궁금해진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문자를 사용했을까? 한자문화권에 속한 고대 한반도에서는 중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한자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마천이 쓴 <사기>, <조선열전>에는 고조선의 마지막 왕인 우거왕 대에 한반도 남부의 여러 나라들이 글을 올려 중국의 천자를 직접 만나려고 하였으나, 우거왕이 중간에 교역을 막아 통하지 못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때가 기원전 109년으로, 적어도 기원전 2세기경부터 한자를 사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다면 문자의 기록은 어떻게 했을까? 국가지정문화유산인 창원 다호리유적 1호 무덤에서는 붓과 삭도가 발굴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다호리 1호는 발견 당시 논으로 이용되고 있었고, 물기를 머금은 논흙이 공기를 차단하여 무덤 안에서는 통나무로 만든 목관과 대나무 바구니가 부장된 상태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나무로 짠 바구니 안에서 5점의 붓과 철로 제작한 삭도(削刀)가 출토되었으며, 이로써 다호리유적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문자를 사용한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장화(張華)가 기록한 <박물지>에는 기원전 3세기 진(秦)나라 몽염(蒙恬)이 붓글씨용 붓을 처음 만든 것으로 전한다. 이후 기원후 105년에 채륜(蔡倫)이 종이를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종이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대나무나 나무판자, 혹은 비단 같은 곳에 붓으로 문자기록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다호리유적에서 붓과 함께 출토된 삭도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 나무판 같은 곳에 글씨를 잘못 썼을 때 칼로 긁어내는 지우개(書刀)로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이 지우개로 사용된 삭도가 바로 전북혁신도시 완주 신풍유적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다. 다호리유적이 삼한(三韓) 가운데 변한(弁韓) 초기의 대표유적이라면, 신풍유적은 마한(馬韓) 초기의 대표유적이다. 신풍유적은 다호리보다 시기가 앞서는 기원전 2세기경의 유적으로 신풍유적이 발굴된 전북혁신도시 일대는 남한에서는 처음으로 철기가 출현한 곳이다. 그 최초의 철제품 가운데 삭도가 들어있는 것이다. 단, 다호리유적은 오랫동안 습지로 보존되어 붓이 남아 있었지만, 신풍유적은 구릉에 위치하고 있어 유기물질은 이미 다 썩어서 사라져버리고, 철로 만든 삭도만 남아 있게 된 것은 아닐까? 아직 신풍유적에서 출토된 삭도가 문자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를 단정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우리나라에서 문자의 시작을 알려주는 최초의 유적이 전북혁신도시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국립전주박물관 역사실에는 이 삭도가 전시되어 있다. 길이가 20㎝ 남짓 되고, 겉에는 녹이 슬어서 실물을 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유물이 앞으로 써내려갈 역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서예(書藝)의 본고장임을 자부하는 전북의 역사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다. /한수영 고고문화유산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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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2 15:02

1년 단위 근로계약 체결, 근로계약은 종료된 건가요?

의뢰인은 사업주로서 일부 근로자와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1년 단위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연봉협상과 함께 다음 해의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체결하였는데, 일부 근로자의 경우 업무 성과와 태도로 인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려 한다. 의뢰인은 계약기간이 종료되었으니 더 이상 고용하지 않아도 되는지 물어왔다. 많은 사업주가 계약기간을 정해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기간이 종료하면 당연히 고용은 종료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반복적∙관행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을 체결하지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먼저 법 조항을 살펴보면, 근로기준법 제16조는 “근로계약은 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것과 일정한 사업의 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것 외에는 그 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 원칙이며, 만약 기간을 정한다면 사업 완료에 기간이 필요하다면 그 기간만큼, 그렇지 않다면 1년 이하의 기간으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리고 기간제법은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제를 사용할 수 있고(특정 사유가 있다면 2년 넘게 사용 가능), 2년을 초과한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한다. 근무 기간이 2년이 넘는다면 무기계약직으로 보기 때문에 단순히 근로계약 기간이 도과하였다고 근로자와 계약 종료를 주장할 수는 없다. 사업주는 2년을 초과하더라도 특정 사유가 있다거나 업무가 변경되었다는 사유로 기간제 근로자 고용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법원은 갱신의 근거 규정이 있거나, 없더라도 상시∙계속적인 업무였거나, 재계약 관행이 있었다고 한다면 근로자에 대한 갱신 기대권을 인정해 단순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단절되었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대부분 사업주는 계약이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접근하지만, 노동법령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계약기간이 종료로, 고용계약을 단절시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니 사업주도 근로자도 모두 잘 확인해야 한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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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2 15:02

전주 지식산업센터 선의의 피해자 없어야

돈을 좀 벌려면 투자와 투기 사이에서 어려운 줄타기를 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최근 전주시 팔복동 지식산업센터 분양자들은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고 한다. 계약만 하면 중도금 알선 무이자 대출 등으로 중도에 전매를 하거나 수익형 부동산이 될 것으로 편안하게 생각했는데 부동산 불경기의 심화, PF 규제강화 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결론은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관계당국은 지금부터라도 꼼꼼하게 잘 살펴서 대책을 제시해야만 한다. 지식산업센터는 종전 아파트형 공장이 2010년 이름을 변경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던 2020년을 전후한 시기, 각종 규제가 심하지 않아 황금알 낳는 투자처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엔 고금리 여파와 많은 공실로 인해 상당수 분양자들에겐 골치 아픈 존재라고 한다. 지식산업센터를 분양 받을 때 90%까지 대출을 해주는 등 조건이 좋았으나 요즘에 경매에 부쳐지는 수도권 지식산업센터가 늘어나고 있다. 사안의 성격이 좀 다르긴 하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 전주시 팔복동에 건립 중인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들이 신탁사로부터 난데없는 중도금 납부 통지를 받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한다. 수분양자들이 '중도금 무이자 대출' 혜택을 믿고 분양 계약을 체결했는데, 중도금 대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전에 납부 통지를 받았다는 거다. 중도금을 납부일까지 내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는 물론 계약금(총 공급대금의 10%)을 귀속한다는 내용까지 담겨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시행수탁자와 시행위탁자는 '중도금 무이자 대출'에 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 수분양자들의 불안감은 극도로 커지고 있다. 내년 6월 완공 예정인 지식산업센터 '더 캠퍼스 이지움'은 매도인 겸 시행수탁자로 신한자산신탁, 시행위탁자로 거송, 시공사로 계성건설이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분양률은 32% 가량 된다. 그런데 수분양자 150명은 신한자산신탁으로부터 이달 13일까지 1차 중도금을 납부하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당초 분양 계약을 맺을 때 시행위탁자나 시공사의 중도금 알선을 통해 무이자 대출로 중도금을 충당한다는 조건만을 믿고 분양받은 이들이 자칫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이 없도록 즉각 조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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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9.02 14:45

[팔도 건축기행] 제주도 본태박물관

본태박물관(bonte museum)은 ‘本態, 본래의 형태’란 뜻을 빌려 인류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해 2012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설립됐다. 전통과 현대의 공예품을 통해 인류 공통의 아름다움을 탐색하자는 취지에서 계획된 박물관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1995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안도 다다오는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전통과 현대’를 고민하며 설계를 진행했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출 콘크리트에 자연의 숨결과 따뜻한 색감을 지닌 한국 전통공예품을 담아 담백한 목조건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본태박물관은 노출 콘크리트와 빛 등 자연적 요소를 잘 담아내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가장 잘 담긴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물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동선에 있는 한국 전통 기와 돌담길과 수벽(水壁, 물이 흐르는 벽)도 박물관의 트레이드 마크다. 박물관 동선은 입구인 주차장부터 건물 내부까지 짧은 거리를 의도적으로 길게 늘여 구불구불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안도 다다오는 건물 외부 곳곳에 독립적인 벽체를 사용해 동선을 유도하거나 앞으로 펼쳐질 공간을 의도적을 단절시키는 등 관람객의 호기심을 유발하도록 했다. 전시관 갤러리는 개관 당시 2개에서 지금은 5개로 늘었다. 제1관은 1층에서 2층까지 복도 없이 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박물관 고문인 이행자 여사가 30여 년간 수집한 조선시대 목공예품인 소반을 비롯해 자수, 보자기, 병풍, 도자, 장신구, 가재도구, 전통복식 등 우리나라 전통 공예품이 전시되고 있다. 제2관은 깊은 처마 아래로 높은 홀과 주전시실이 연결되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페르낭 레제, 백남준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현대미술품과 안도 다다오의 명상실을 관람할 수 있다. 제2관에서 바라보는 산방ㅇ산, 모슬봉, 단산의 풍경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제3관은 쿠사마 야요이 상설전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의 대표작 ‘무한거울방-영혼의 반짝임’, ‘Pumpkin’이 영구 설치됐다. 제4관은 우리나라 전통 상례를 접할 수 있도록 상여와 상여 부속품인 꼭두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제5관은 기획전이 열리는 공간이다.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건물 옥상도 서귀포 남쪽 바다를 조망하며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손색이 없도록 꾸며졌다. 제1관과 제2관을 연결하는 야외 동선은 한국의 전통 담벼락과 좁은 골목, 가느다란 냇물과 작은 다리가 배치돼 차분히 걸으면서 야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특히 건물과 건물 사이에 한국의 전통 담벼락과 좁은 골목, 가느다란 물과 작은 다리를 배치, 전시 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한국의 전통적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건물 외관은 최대한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맑은 유리, 전통 석재, 흙, 타일 등 최대한 자연 재료가 사용됐다. 야외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박물관 남쪽 야외 조각공원에는 문자를 이용한 인물 조각으로 유명한 자우메 플렌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웅크린 인물 모습을 표현한 작품 ‘Children's Soul’을 비롯해 로트르 클라인-모콰이이 ‘Gitane’,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Euphoria’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안도 다다오의 청춘’이라 불리는 ‘푸른 사과’가 야외 호수 주변에 설치됐다. 그의 세계적으로는 4번째, 한국에서는 원주 뮤지엄산에 이어 두 번째로 영구 설치된 이 작품에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담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출 콘크리트 안도 다다오는 ‘노출 콘크리트’를 건축의 주 재료로 사용한다. 노출 콘크리트는 모든 색채를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특성은 변화시키지 않는다. 건축에 담긴 언어를 추상화할 수 있는 소재로서 그에게 가장 적합한 재료였다. 안도 다다오는 자신의 건축 철학과 언어를 잘 담아낼 수 있으면서도 이전의 건축가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노출 콘크리트를 본태박물관 설계에 반영했다. 안도 다다오는 노출 콘크리트를 건축계에 처음 선보인 르 코르뷔지에의 거칠고 원초적인 마감과는 달리 시각과 촉각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자신만의 노출 콘크리트를 만들었다. 최석의 물과 시멘트의 배합, 철근과 거푸집의 간격 등 그만의 방법으로 완성된 비법을 통해 완성된 노출 콘크리트는 손에 닿는 감촉이 부드럽고 매끄러우면서도 견고한 특징을 가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빛 빛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서 노출 콘크리트와 함께 대표적인 건축 요소다. 본태박물관에 들어서면 빛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공간과 빛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조각 작품 같은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안도 다다오는 빛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재료로 노출 콘크리트를 선택했다. 회색의 매끈한 노출 콘크리트 표면에 비치는 빛은 자연의 빛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또 빛과 함께 생기는 그림자는 극적인 대비를 통해 공간의 입체감을 더하며 또 다른 시각적 재미를 준다. 텅 빈 방의 천장은 내부를 빛으로 채워 관람객의 사색을 이끌어내고, 어둡고 긴 통로 속 기다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비은 공간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물 본태박물관 야외에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작은 호수를 비롯해 두 개의 건물 사이에 흐르는 좁고 긴 물길이 있다. 특히 물길과 수벽은 두 개의 전시 공간을 이동하는 통로에 조성, 관람객들이 반드시 거치도록 설계됐다. 건축 속에 담긴 자연을 온전히 느끼라는 설계자의 의도가 담겼다. 물길과 수벽 주변으로 부는 바람은 물의 움직임과 소리를 만들어내 관람객들의 청각과 촉각을 자극한다. ■안도 다다오는? 안도 다다오(1941~)는 물의 도시라 불리는 일본의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수공예 공장과 장인이 많은 지역인 외할머니 집에서 유년 시간을 보내며 성장했다. 이 시기를 보내며 그는 물, 바람, 빛과 같은 자연과 많은 교감을 나눈다. 대학에 진학한 후 독학과 답사를 통해 스스로 건축을 배워나갔고, 독학의 과정 중 책 속에서 만나게 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철학에 큰 영감과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의 우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건축관과 유년 시절 물리적 환경을 통해 형성된 자연과의 관계는 안도 다다오의 일관된 건축 철학의 바탕이 됐다. 그는 자신의 건축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 교감을 강조한다. 노출 콘크리트와 기하학적 구조, 자연적 요소를 건축에 끌어들인 독창적인 건축 특징으로 세계적 반열에 오르게 오른다. 1994년 건축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했다. 안도 다다오는 제주에 본태박물관 외에도 섭지코지에 있는 ‘우민 아르누보 뮤지엄’(옛 지니어스 로사이), ‘글라스하우스’ 등의 작품을 남겼다. 제주일보=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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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2 14:28

후백제역사문화센터 건립, 전주가 정답이다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 유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국가유산청이 지난달 27일 현장실사를 다녀갔고, 현장실사에서 보완요청한 내용을 종합한 프리젠테이션 발표가 남아 있다고 한다. 센터는 후백제의 역사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연구·전시하는 총괄 기구다. 전체 사업비는 450억 원가량이며 2030년 개관을 목표로 전액 국비가 투자된다. 국가유산청은 센터 건립을 위해 지난달 초, 건립 후보지 공모를 실시했으며 전주시와 함께 광주시, 당진시 등 4곳이 응모했다. 현재 2주간에 걸쳐 서면심사 등 사전평가를 거쳐 전주와 광주 2곳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센터 건립의 적지는 전주다. 전주 이외에 또 어디가 있단 말인가. 후백제 왕도였던 전주는 누가 봐도 건립의 적지(適地)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입김이 작용하는 듯 하다. 그러나 결과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일 것으로 믿는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센터 건립은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것이다. 2020년 6월에 제정된 이 법은 제1조에서 우리나라 고대역사문화권을 발굴·복원하고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당시 고대 역사문화권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가 들어 있었고 이어 중원과 예맥문화권이 포함되었다. 후백제는 빠져 있었는데 전주지역 시민단체와 학계, 정치권이 힘을 합해 2022년 말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둘째, 전주는 후백제 역사 45년 중 900-936년, 37년간 수도였다. 전주와 전북을 중심으로 광주·전남과 영남, 충청을 아우르며 고구려 땅까지도 회복하고자 노력한 왕조였다. 또 지금까지 밝혀진 후백제 유적 128개소 가운데 전주 35개소 등 전북에 70%인 89개소가 밀집돼 있다. 센터가 역사문화자원이 가장 많이 밀집한 곳에 세워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셋째, 2021년부터 전주시를 중심으로 문경시, 상주시, 논산시와 전북지역 4개 시군 등 7개 시군이 후백제문화권지방정부협의회를 만들어 발굴과 보존 등에 힘을 기울였다. 그동안 뒷짐지고 있다 밥상이 차려지니 숟가락 들고 뛰어드는 행태는 너무 파렴치하다. 국가유산청은 정치적 입김을 배제하고 냉정하게 판단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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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2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