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멎기 전에 건네는 인사 "안녕, 내 사랑"
"영어로 '1 saves 9'이라고, 한 분이 장기를 기증하면 최대 9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북대학교병원 장기 이식 센터장을 지낸 박성광 교수가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뇌사자 장기기증: 삶, 죽음, 사랑 이야기>(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책에는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뇌사자와 그의 가족,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받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지금도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1편 '네 꿈이 끝날 때 네 청춘도 끝난다', 2편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으로 구성돼 있다. 1편은 박 교수가 신문, 잡지에 냈던 기고, 경험했던 일을, 2편은 장기 이식 센터 코디네이터가 기록한 내용에 박 교수의 기억을 더하고 장기 기증자 가족과 인터뷰한 내용과 사진, 그들이 보낸 편지 등을 담아 구성했다. 책의 긴 제목과 표지가 눈에 띈다. 박 교수는 "제목은 장기 기증하는 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이 멎기 전에 가슴이 찢어지는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이라고 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법에는 심장이 뛰고 있어도 뇌사 판정을 받은 시각을 사망 시각으로 쓰게 돼 있어 뇌사 판정을 받으면 사망한 것과 다름이 없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표지는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장기를 기증한 사람들의 사진으로 가득 채웠다. 박 교수는 책을 통해 장기 기증자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싶었다. 독자들에게는 뇌사자 장기 기증이 무엇이고, 기증하는 가족들의 극심한 슬픔을 숭고한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희생에 대해 증언하고자 했다. 그는 "나아가서 더 많은 분이 장기를 기증함으로써 장기 이식 외에는 치료법이 없어서 장기기증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말기 중환자들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전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병원 내과 전공의를 지냈다. 이후 미국 스탠포드 의대 약년형당뇨재단 펠로우, 전북대 의과대학 의학과장, 대한신장학회장, 전북대학교 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의생명연구원장, 예수병원 이사, 예수대학교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전주 함께하는 내과 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