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못 미친 민생토론회, 이젠 실행력 주목
"달리기를 하려고 하는데 납덩어리를 달고 뛸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기업 조직이 전북에 자꾸 오려고 하고, 투자하려고 하고, 외국에서도 들어오려고 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재정을 충분히 지원하겠다. 제도적으로 경제 발전, 기업 활동에 장애가 되는 것들은 무조건 없애겠다." (2024년 7월 18일 전북 민생토론회 윤석열 대통령) "국민에게 검토한다는 말은 사실상 안 한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그동안 많은 국민이 검토한다는 말만 듣고 속을 끓인 것이 많았다. 그래서 검토만 하지 말고 빠르게 행동에 옮기는 것을 민생토론회의 원칙으로 하고 있다" (2024년 4월 2일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 윤석열 대통령) 지난 18일 ‘新서해안 시대를 여는 경제 전진기지, 전북'이라는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27차 민생토론회가 막을 내렸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3월부터 5개월가량 행정력을 집중해 민생토론회를 준비해 왔으며, 3번째 시도 만에 성사됐다. 이번 민생토론회를 두고 전북 도민들은 지역 발전에 큰 기대가 있었던 만큼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주요 지역 현안으로 꼽히는 대광법, 국립의전원법, 새만금 SOC 사업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가 건의한 사업 역시 대부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전주~성주 간 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정부의 의지 표명은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관심은 토론회 결과에 대한 중앙부처의 실행 여부에 쏠리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강조한 만큼, 지지부진하고 있는 전북 대선 공약과 맞물려 적극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저는 전북의 도약을 위해서 세 가지의 단어를 비전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첫 번째는 첨단, 두 번째는 생명, 셋째는 문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발표한 전북 지원 규모는 3개 분야에 20여 개 사업, 총 2조 6000여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는 간접적으로 지원을 표명한 전주~성주 고속도로 건설(총사업비 5조 4346억 원) 사업을 제외한 규모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전주의 탄소소재 국가산단에 3400억 원, 완주의 수소상용차 산업벨트에 2740억 원을 투자한다. 바이오 융복합 산업 테스트베드 구축에 700억 원, 해양 무인장비 실증 실험에 4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생명산업 분야에서는 김제와 장수에 400억 원을 들여 임대형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새만금에 4500억 원 규모의 농업용수 공급 사업 등을 추진한다. 문화 분야에서는 전주, 군산, 남원을 문화산업진흥지구로 지정하고, 180억 원을 투입해 K-문화 콘텐츠 지원센터를 건립한다. 400억 원 규모의 유소년 스포츠 컴플렉스와 760억 원 규모의 통합재활병원 건립도 추진한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속도'를 실현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 사업별로 구체적인 로드맵과 추진 일정을 수립하고, 정기적인 점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대규모 예산이 필요하거나 발표된 계획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데에는 중앙정부와 전북자치도, 전북 정치권 간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한편 윤석열 정부의 전북 공약은 지난달 기준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사업 단 1개만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