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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수필] 망월굿 - 김애자

강 가운데 생긴 섬마을이다. 태백산에서 태어난 내성천(乃城川)과 소백산에서 출발한 서천(西川)이 만나 마을을 휘돌아나가면서 물돌이동을 만들었다.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수도리 모래사장에는 일 년 중 가장 달이 크게 보이는 정월대보름 달집이 세워진다. 달집을 태우면서 한 해를 시작하면 바라던 일들이 잘 이루어 질 것 같다. 어릴 적에는 설날보다 대보름이 더 신났다. 농한기의 쉼을 얻은 어른이나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명절이라는 이유로 오랜만에 여유를 즐겼다. 낮에는 연날리기와 지신밟기로, 밤이면 쥐불놀이로 마을은 온통 축제로 들떴다. 절정은 달집태우기였다. 타오르는 불 앞에 소원을 걸어놓고 이루어지기를 빌고 다짐하는 것은 한 해의 농사만큼 중요한 일이었다. 청년들은 긴 막대로 기둥을 세우고 달집의 뼈대를 만들었다. 집 안에는 불씨가 잘 살아나도록 솔가지며 마른나무, 관솔을 넣고, 밖에는 생솔가지를 쌓아 이엉을 얹어 새끼줄로 감는다. 아이들도 자기주먹 만한 꿈 하나씩 품고 땔감을 보태기 위해 고사리 손을 모았다. 집이 다 만들어지면 달이 보이는 쪽으로 문을 내고 보름달 모양을 만들어 달집 가운데 새끼줄로 매달아 놓았다. 망월이야! 환호성과 함께 불길이 솟아오른다. 붉은 너울의 끄트머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자 농악대의 꽹과리소리가 자지러진다. 달집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도 불꽃의 춤사위와 풍악에 맞추어 몸을 흔든다. 보름달의 꼬리가 산 능선을 박차고 둥실 떠오르자 구름이 물러나면서 길을 터준다. 달은 온 세상에 환한 빛을 흩뿌린다. 불이 점점 무섭게 타 오른다. 선홍의 불빛이 검붉은 색이 되어 하늘로 사라진다. 거센 기세로 솟구치는 불길과 강 건너편 숲이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더한다. 나무에 달아놓은 액막이 부적과 소원들도 활활 타 올라간다. 잡아먹을 듯 널름거리는 불의 혓바닥을 빠져나온 불똥이 탁탁 소리를 지른다. 마음속에 쟁여둔 사악함을 몰아내라고 죽비를 치며 호령하는 것 같다. 반백년이 지나는 동안 불뚝한 뱃가죽만큼 쌓아 둔 분노와 욕심의 찌꺼기를 서둘러 내 놓았다. 한기가 뼈마디를 쑤시는 겨울밤의 매서운 추위지만 불 앞에 있으니 어머니 품에 안긴 것처럼 따뜻하다. 검붉은 구름이 치솟는다. 땅의 소망을 신에게 전하기 위해 연기에 올라탄 불기둥이 하늘 길을 터준다. 농사의 풍요와 생명력을, 물과 여성을 품은 달이 이루어 주리라는 믿음 때문인가. 여인들은 고쟁이나 저고리 동정을 뜯어 불 속으로 던지며 다산을 기원한다. 풍악 소리가 더 크게 울리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인 이들은 일제히 달집 주위를 빙빙 돌며 목이 터져라 강강술래를 불렀다. 불가에 쪼그리고 앉았던 내 어깨도 저절로 들썩거린다. 아랫도리가 후줄근하도록 아낙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붉은 달빛이 흥건하다. 한껏 부풀어 오른 바다의 밀물처럼 내 안의 무엇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비릿한 냄새와 축축한 느낌이 께름칙하다. 젖은 속옷을 보자 두려움과 서러움이 밀려들었다. 부끄러움에 온 몸이 오그라든다. 빨강 꽃잎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름적거리며 엄마 눈치만 살폈다. 낌새를 알아챈 엄마가 책상 밑에 숨겨 둔 흔적을 찾아냈다. 엄마는 달거리가 시작된 거라며 작은 소창 생리대를 만들어 주었다. 며칠 동안 선홍의 달빛을 경험한 나는 못할 짓을 한 것처럼 후미진 곳으로 숨어 다니며 식구들의 눈을 피했다. 가뭄이 심할 때 옛사람들은 붉은 빛이 선명한 소녀의 개짐으로 깃발을 만들어 기우제를 지냈다. 당신도 딸의 첫 생리를 신성하게 여겼는가. 엄마는 지저분하게 구겨진 개짐을 정성스럽게 신문지에 쌌다. 뒷마당 한쪽 진 곳에 땅을 파고 왕겨로 불을 피워 성인식을 치르듯 찬찬히 딸의 증거물을 태웠다. 달빛의 흔적이 다 탈 때까지 지켜보는 당신의 얼굴은 달보다 더 붉게 물들었다. 씨알을 품을 딸의 밭에 나쁜 기운은 재가 되고 막 피어나는 여체女體는 옥양沃壤이 되기를 염원했으리라. 달은 생명의 집이다. 씨를 품는 여인의 몸이며 땅이다.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차고 기우는 달의 정기를 받은 여인들의 몸에는 창조의 기운이 서려있다. 달집을 태워 액을 없애고 농사가 번성하기를 기원한 것처럼 여성은 생산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생리를 치르면서 자신의 몸을 정화시켰으리라. 보름달에서 완숙한 기운을 받은 여자가 달거리로 생명을 불러 후손을 얻으려는 것은 잉태의 근원이 달과 여인의 신비로운 조화에 있음이 아니던가. 여자의 힘이 달을 닮은 자궁에서 비롯된다는 옛 어른들의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땅의 소원이 달에 닿도록 풍악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너울거리는 불꽃 뒤로 보름달이 둥두렷이 떠올랐다. 달집 속에 매놓았던 달이 언제 뛰쳐나갔는지 동쪽 하늘에 성큼 올랐다가 다시 불 속으로 들어간다. 광기어린 꽹과리소리에 기죽은 듯 안팎으로 보이는 달의 모습이 처연하다. 시끄러운 소리 속에 표현 할 수 없는 적막감이 감돈다. 생명을 받고 헤어지는 모녀처럼, 뜨고 이우는 달처럼 생과 사의 비밀을 품은 이 땅의 여인과 농민들의 아픔을 다 끌어안느라 힘든 때문일까. 땅을 품고 사는 이들의 몸을 밟고 춤추는 세상사가 올해도 뾰족한 수를 보여줄 수 없는 듯 걱정스러운 얼굴이다. 깽 깨갱 깨갱 깽 하늘을 가르는 꽹과리소리가 천둥을 부르자 둥 두둥 구름떼가 몰려든다. 딱 따닥 딱 장구재비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져 무아지경에 이르니 장대비가 쏟아진다. 지잉 지잉 천지의 기운을 한데 모은 바람이 파문을 그리며 골짝으로 퍼져나간다. 꽹과리, 북, 장구, 징의 사물四物을 앞세운 농악소리가 산천을 누비며 하늘로 올라간다. 불과 물과 달에 만취한 아녀자와 남정네, 늙고 젊고 높고 낮음의 경계가 허물어진 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달집을 돌고 돈다. 올해도 풍년이고, 내년에도 풍년일세. 쾌지나칭칭나네 쾌지나칭칭 나아 네에. 땅의 함성과 하늘의 자비가 공중에서 얼싸 안고 춤을 춘다. 절정으로 치 닿는 망월굿의 오르가즘을 맛보며 나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땀으로 흠씬 젖은 육신이 땅의 품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개운하고 편안하다. 타오르던 불길이 사그라진다. 가물거리던 연기도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남은 불똥 몇 개가 튀어나가 어둠속에서 별처럼 반짝인다. 풍악도 시들해지고 웅성거리던 사람들도 하나둘 발길을 돌린다. 불길에 몸을 사르며 사라져간 달집의 흔적은 다시 어미의 품인 토양으로 돌아가 생명을 키우는 거름이 될 게다. 아직 다 못한 소원이 있는가. 모닥불 옆에서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이들을 뒤로하고 불야성의 도시로 향한다. 달집을 빠져 나온 보름달이 차창에 올라앉아있다. 더러운 것은 모두 태웠고 액운도 거두었다며 싱긋 웃는다. 달집에 달아놓은 소원은 다 들어주겠으니 안심하라며 성큼성큼 앞장선다. 돌아오는 밤길이 훤하다. /김애자

  • 문학·출판
  • 기고
  • 2019.12.31 10:15

[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평 : 수필] 수필장르만이 지니는 미학적 특장 십분 잘 발휘

/전일환 수필가 경자년 새해 전북일보 신춘문예에는 시 부문을 비롯하여 소설, 수필, 동화 등 네 장르에 750여 분들이 무려 2,000편의 작품을 응모하였다. 가히 물질만능 세상에서 인문학적인 가치나 철학이 미래세계의 청신호가 되고 지렛대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것 같아 작은 희망을 걸어본다. 수필장르엔 217분이 500여 편의 작품을 출원하였는데 응모된 편수만큼이나 좋은 작품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어서 당선작을 뽑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많은 작품들을 천평칭(天平秤) 저울에 올려놓고 오랜 시간동안 경중을 전형(銓衡)하고 선후우열(先後優劣)을 가리는 작업이 대단히 어려웠음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수필(隨筆)이란 자의(字義)에서 보듯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쓴다라는 장르적 자유로움만큼이나 글쓰기가 어렵다는 역설이 나오는 것이라 여겨진다. 우선 많은 작품 가운데 열 분의 작품 호미론, 망월굿, 먼길 옷, 나비물, 낙타가시풀 등 25편 중에서 최종적으로 망월굿을 당선작으로 올려놓았다. 1년 중 정월 보름달이 제일 크다는 대보름날의 절정의례인 달집을 태우는 망월굿을 벌일 때, 작중화자인 작자는 흥건하게 한껏 부풀어 오른 바다의 밀물처럼 내안의 무엇이 붉은 달빛과 한 쌍의 짝이 되어 동대우(同對偶)의 수사(修辭)기교를 이루며 흘러내렸다. 가뭄이 심할 때 옛 사람들은 선명한 소녀의 개짐으로 깃발을 만들어 기우제(祈雨祭)를 지냈다는 전통적 풍습을 이 작품 속에 끌어들였고, 엄마는 지저분하게 구겨진 소창생리대를 정성스럽게 싸서 뒷마당 한 쪽 진 곳에 땅을 파고 왕겨로 불을 피워 성인식을 치르듯 찬찬히 딸의 증거물을 소각하였다. 이러한 의례절차에서 차고 기우는 달의 정기(精氣)를 받은 여인들은 달거리로 자신의 몸을 정화(淨化)시키고 잉태의 근원이 달과 여인의 신비로운 조화(調和)에 있음을 분석하고 재해석하여 풀어낸 점이 다른 작품들보다 돋보였다. 일찍이 루마니아의 미르체아 엘리아데(Mircea Eliade)는 달과 물, 여인이 3자간 생생력환대(生生力環帶)를 이루며 풍양(豐穰)과 산아(産兒), 건강(健康) 등에 부합된 생생력의 상징으로 인간의 숭앙대상이 되어왔음을 주장한 바 있다. 작자는 만월인 대보름달과 선홍의 달빛 같은 초경(初經)수와 비경(祕境)의 생산력을 지닌 여인의 3요소를 망월(望月)굿을 통해 인간 삶을 통찰(洞察)과 관조(觀照)의 과정을 끌어들여 심미(審美)적으로 담아내고 해석해내었다. 그럼으로써 이 망월굿의 작품은 수필장르만이 지니는 미학적 특장(特長)을 십분 잘 발휘했다고 평가되었으므로 당선작으로 선하는데 망설이지 않았다. /전일환 수필가

  • 문학·출판
  • 기고
  • 2019.12.31 10:15

전주시 축구장 60배 ‘자투리땅’ 장기간 방치

시민 세금으로 사들인 도심속 자투리땅이 장기간 방치돼 주거환경을 해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저분한 생활쓰레기나 악취를 풍기는 폐기물 등을 마구 버리면서 취약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소방도로 개설이나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끝내고 불가피하게 남은 자투리땅이 전주시내에만 축구장 면적 60배가 넘는 45만㎡에 달한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한옥마을 인근에 이런 볼썽사나운 자투리땅이 많아 천년전주의 관광 이미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각종 해충들도 들끓어 시민 건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부분 행정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갈수록 문제점만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양영환 전주시의원은 지난 20일 이같은 자투리땅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는 한편 다양한 활용방안을 제시하며 전주시의 적극적인 사업추진을 촉구했다. 구도심에 산재한 이 곳에 나무를 심거나 마을 공동텃밭을 조성함과 동시에 녹지시설, 정원, 분수대 설치 등 구체적인 그림까지 내놓으며 이를 독려했다. 이런 사업추진을 통해 침체위기를 겪는 구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노인 일자리창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도시숲을 통해 전주의 심각한 열섬현상과 미세먼지 완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실제 오랜기간 버려 둔 서학동 예술마을 자투리땅에 조성한 허브 빗물정원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재능기부로 1천만원대 사업을 5백만원대로 끝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민 만족도는 물론 참여자가 늘면서 직접 빗물을 이용해 갖가지 허브류와 초화류를 가꾸며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주변에 방치돼 있는 자투리땅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주민참여형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면 된다. 이를 통해 도심속 시민을 위한 공간확보와 일자리 창출이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도시 균형발전을 위해 세금이 많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도 필요하겠지만, 직접 부딪치며 체험하는 소소한 주민 일자리 사업도 필요 불가결하다. 잔잔한 감동과 함께 주민 만족감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2.30 20:50

규제개혁, 청렴으로 완성되는 정부 혁신

김현진 전북동부보훈지청 보훈과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 우리는 2019년 한해 세웠던 목표가 잘 실행되었는지, 전년에 비해 발전을 이루었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올 한해 국가보훈처는 따뜻한 보훈이라는 기치아래 여러 혁신적인 정책을 많이 펼쳐왔다. 부서별로 정부혁신이라는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하였다. 대표적으로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하여 독립의 횃불 릴레이 행사를 개최하여 독립유공자의 정신을 기렸으며, 독립유공자 (손)자녀 생활지원금 제도를 시행하여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을 예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렇듯 올한해 국가보훈처는 유공자의 명예선양이라는 우선적 목표아래 여러 혁신의 사업을 수행하여 왔다. 2020년 또한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로써 전국민이 보훈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보훈처는 국민이 체감하는 사업들을 발굴추진함으로써 정부혁신 성과 창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전북동부보훈지청 또한 625전쟁영웅 판소리 창작공연, 생존 625참전유공자 기록남기기 사업 등을 추진 예정 중에 있다. 정부혁신은 기존의 것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것으로 새롭게 바꾸고 발전하는 것이 되어야 하며, 국가보훈처는 이 모든 것이 보훈대상자의 삶이 새롭게 바뀌는 요인이 되게 하여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보훈대상자를 포함한 국민의 보훈신뢰도 향상 성과에 한 축을 담당하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축은 5000년 우리나라 역사에 국가의 흥망을 결정지었던 청렴과 관계가 있다. 공직자의 청렴은 우리에게 항상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이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언제고 제일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지만 그만큼 지켜지지 않고 훼손되는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회의적인 부분도 있는 듯 하다 우리 정부는 그런 과거에 맞서 청탁금지법을 제정하고 시행하며 공직자 스스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러한 변화는 3년여가 지난 지금에 와선 우리 스스로에게 엄격해지고, 청렴의 가치를 우선하기에 어색함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언제나 완주점은 멀다. 우리 스스로의 청렴을 국민 모두가 체감하게 만들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다가오는 새해에는 현장일선에서의 규제개혁을 통해 신뢰받고 투명한 보훈행정을 구현해야 한다. 국가보훈처는 올 한해 국가유공자 보철용차량 자동차표지 유효기간을 삭제하고 사망 후에만 가능하던 국립묘지 안장심사를 사전에 가능하게 하였으며, 독립유공자 본인과 수권자 1인만 가능하던 주택대부지원을 차순위 자녀까지 확대하는 등의 규제를 개혁하였다 이는 보훈대상자가 차별적이고 불평등한 수혜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규제를 개선해 나감으로써 청탁의 여지를 없애고, 혁신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전북동부보훈지청 또한 보훈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위해 혁신의 박차를 가하여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보훈정책을 실현할 것이며 내년에는 정부혁신의 성과가 날개를 달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현진 전북동부보훈지청 보훈과

  • 오피니언
  • 기고
  • 2019.12.30 20:50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 훔친 나쁜 2인조

천사의 선행을 도둑맞았다. 30일 오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서 이 같은 말이 퍼져나갔다. 해마다 이곳을 찾아왔던 얼굴없는 천사는 이날도 어김없이 노송동 주민센터를 찾아왔다. 주민센터 뒤 천사공원 희망을 주는 나무 밑에 성금을 두고 간다는 말을 남긴 채 천사는 전화를 끊었다. 주민센터 직원 3명은 곧바로 천사공원으로 달려갔다. 주민센터 바로 뒤에 조성된 천사공원은 어른 걸음으로 1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천사가 두고갔다던 성금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나 누군가에게 발견될까 걱정돼 몰래 숨겨놓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인근을 샅샅이 뒤져봤지만 성금이 담긴 박스는 보이지 않았다. 허탈함을 안고 사무실에 들어온 직원들에게 또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성금을 잘 전달받았느냐는 천사의 질문에 찾지 못했다고 답하자 그럴 리가 없다. 다시 한 번 잘 찾아보라는 말을 남겼다. 성금을 전한 뒤 어딘가에서 지켜보던 얼굴 없는 천사가 주민센터 직원들이 성금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것을 알아채고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헛수고였다. 고심에 빠진 주민센터 직원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완산경찰서 직원들은 인근 CCTV 등을 분석하던 중, 사건 발생 이틀 전부터 주민센터 인근에 주차되어 있던 SUV 차량을 확인했다. 이 차량은 사건이 발생한 후 유유히 전북을 빠져나가 충남 논산으로 향했다. 추격에 나선 경찰은 대전 유성과 충남 계룡에서 A씨(35)와 B씨(34)를 긴급체포했다. 이들의 차에서는 천사의 마음이 담긴 성금 6000만원이 고스란히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사전에 번호판을 가린채 주민센터 인근에 잠복해왔던 점 등에 미뤄볼 때 천사의 성금을 노린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 이들은 취재진이 왜 훔쳤냐, 훔친 동기가 무엇이냐, 어디에 사용하려고 했냐, 천사에게 할 말은 없냐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경찰은 성금 6000만원을 회수하고 이들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 현재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4000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수천만 원에서 1억원씩을 몰래 놓고 가는 선행을 해왔다. 천사가 남긴 성금은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노송동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여왔다.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써달라는 얼굴 없는 천사의 당부가 있어서다. 이밖에도 노송동의 초중고교에서 10여명의 천사 장학생을 선발, 대학 졸업 때까지 장학금도 지급해왔다.

  • 사건·사고
  • 최정규
  • 2019.12.30 20:12

'공약1호' 공수처법 통과…文대통령, 檢개혁 드라이브 본격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1호 공약으로 내걸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30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문 대통령의 집권 후반 검찰개혁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번 입법으로 문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해 온 시스템에 의한 개혁의 바탕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청와대 내에서는 검찰개혁의 가장 큰 고비 중 하나를 넘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이 이런 제도적 발판이 마련된 것을 동력으로 삼아 향후 검찰 내 조직개편, 자정방안 마련, 수사관행 개선 등 전반에 걸친 개혁 드라이브에 고삐를 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결실을 볼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다며 국회의 공수처법 처리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오후 7시 3분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 내에서는 마침내 고비를 넘겼다며 안도하는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사실 그동안 청와대 내에서는 이번에도 공수처법 입법이 좌절될 경우 개혁작업에 힘이 빠지면서 임기 후반부 국정운영 동력이 현저히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번져 있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공수처법이 무산된다면 자칫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도 있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날 공약 1호였던 공수처법 입법이 성사되면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개혁작업이 수포가 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라는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도록 하는 데에 우선적으로 힘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며 공수처를 빨리 입법화해 제 궤도에 올림으로써 시스템에 의한 공정성 보장을 이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동안 발표된 바 있는 특수부 축소 등 조직개혁, 수사관행문화 개선, 검찰 내부 자정방안 마련 등의 개혁과제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수처 법 통과와 내년초 처리가 예상되는 검경 수사권조정안이 맞물리며 대대적인 검찰개혁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 국회·정당
  • 연합
  • 2019.12.30 20:11

제16회 '자랑스런 전북인 상'에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과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 (사)재경전북도민회가 출향인사 가운데 전북인의 명예와 긍지를 높인 자랑스런 전북인으로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교육부문)과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사회부문)을 각각 선정했다. 재경전북도민회는 전북도청을 비롯한 50개 기관에 의뢰해 추천받은 20명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였으며, 수상자들은 김덕룡 전 국회의원을 비롯한 9명의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교육부문) 일반인들에게는 수학의 정석 저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37년 정읍 태인 출생으로 남성고-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비교적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려서 모친을 여읜 후 가세가 기울면서 중고교 시절을 어렵게 보냈다. 익산 남성고에 다닐 때는 하숙과 자취 등 거처를 15번이나 옮겼다. 1957년 서울대 수학과에 입학 후에는 등록금과 책값하숙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과외 아르바이트를 한 게 저서를 발간한 계기가 됐다. 기존 참고서에 만족할 수 없었던 그는 광화문의 서점을 뒤지거나 일본 미국 프랑스 등에 수소문해서 수학 관련 자료를 모았고, 힘들게 모은 자료를 묻어두기가 아깝다는 생각에 책을 내게 됐다. 그게 바로 수학의 정석으로, 그의 나이 30세때이다. 그래서 그는 수학의 정석은 대학 시절 고학(苦學)의 산물이라고 한다. 수학의 정석 은 발행 첫해(1966년) 3만5000여 권이 팔렸다. 발행 50년째인 지난 2017년말 기준 4600만여 권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수학의 정석을 통해 쌓은 부를 후학양성에 쏟기로 결심하고, 44세 때인 지난 1980년 상산고를 설립한다. 상산고는 2003년 자립형 사립학교 지정에 이어 2011년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됐으며, 개교 이래 1만7000여 명의 인재가 배출됐다. 이후 정치권의 비례대표 및 공천 유혹을 뿌리치고 사학 및 후학 육성에 올인한 그는 1979년 고향인 정읍에 명봉도서관 건립에 이어 서울대에 상산수리과학관건립기증, 도서벽지 소규모 학교 학생들에게 수학의 정석 및 장학금 지원사업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펼쳤다. 올해 전북도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논란과 교육부의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 방침 발표 등으로 속앓이를 했지만, 그의 인재관은 뚜렷했다. 국경없는 무한경쟁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재를 길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수월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월성 교육은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와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게 그의 확고한 소신이다. △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사회부문) 평사원에서 출발해 대기업 부회장에 오르며 샐러리맨의 신화를 쓴 재경 전북인이다. 1941년 전주 출생으로, 전주고-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1966년 SK㈜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기술부장, 엔지니어링 담당이사, 기술담당 상무이사(울산 CLX)를 거친 후 1995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전무로 임명되면서 통신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듬 해인 1996년 세계 최초의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당시 그의 성공은 국내 정보통신(IT) 수준을 한단계 높인 것은 물론 그가 몸담은 SK텔레콤은 전 세계적 통신업계의 리딩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됐다. 조 전 부회장도 이 때의 성과를 업무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고 있다. 이후 부사장(생산부문장겸 중앙연구원장)과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1998년), 대표이사 부회장(2000년)을 거쳐 2008년 3월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의 퇴임식은 이례적으로 정식 퇴임식과 SK 계열사 수뇌부들이 모인 퇴임식 등 두 차례 열렸는데, 이는 최태원 SK회장이 특별 예우 차원에서 기획된 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임기간 동안 기술적 성과 외에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해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정보통신 대상(2001년), 동탑 산업훈장(2001년), 베트남정보통신발전공로훈장(베트남정부2003년), 올해의 테크노 CEO상 (과학기술부2006년), 한국의 경영자상(한국능률협회2006년) 등을 수상했다. 퇴임 후에는 전북지역 자치단체 강연 및 언론 기고, 기업유치 활동 등을 통해 전북발전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변함없는 고향사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재경 전북출신 지식인들의 모임이었던 신지식사회네크워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15년 넘게 지속해온 장학사업이 위기를 맞게 되자 1억 원을 흔쾌히 내놓으며 장학회의 사단법인화를 이끌기도 했다. 현재 (사)신지식장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장학회에서는 올해에만 33명의 전북출신 고교 및 대학생들에게 33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 사람들
  • 전북일보
  • 2019.12.30 20:06

재경전북도민회, 제16회 자랑스런 전북인상 수상자 발표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과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 (사)재경전북도민회(회장 김홍국)는 제16회 자랑스런 전북인 상 수상자로 홍성대(82교육부문) 상산학원 이사장과 조정남(78사회부문) 전 SK텔레콤 부회장이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자랑스런 전북인상은 재경전북도민회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각 분야에서 혁혁한 공적을 쌓아 지역은 물론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해 도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킨 출향 인사를 선정, 수상한다. 홍 이사장은 지난 1966년 수학의 정석을 저술해 수학교육 발전은 물론 국민교육 향상 및 한국 수학의 위상 제고에 기여했다. 또 1980년에 사재를 출연해 상산고등학교를 설립한 후 현재까지 1만7000여 명의 인재를 양성배출하는 등 전북도 및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조 전 부회장은 1966년 SK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후 2008년 SK텔레콤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국내 정보통신(IT)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퇴임 후에는 사재 1억 원을 쾌척해 (사)신지식장학회 설립 기초를 마련하는 등 지역 인재양성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시상식은 내년 1월 6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전북일보(회장 서창훈)와 재경전북도민회(회장 김홍국)삼수회(회장 김현미)가 공동 주최하는 2020년 신년인사회에서 열린다.

  • 사람들
  • 김준호
  • 2019.12.30 20:02

전북일보 선정 ‘2019 올해의 전북인’에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

전북일보는 2019 올해의 전북인에 익산의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최재철)를 선정했다. 올해의 전북인은 전북일보 기자들이 한 해 동안 전북발전에 공헌했거나 전북도민의 이미지 제고와 업적을 남긴 대상을 추천해 기자 전원 투표 방식(논설위원 포함)으로 선정한다. 2019 올해의 전북인에는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와 군산형 일자리를 만들어 낸 명신이 추천됐으며, 투표 결과 장점마을 주민대책위가 최종 선정됐다. 장점마을 주민대책위는 지난 2001년 마을에 들어선 비료공장에서 내뿜는 담배연기로 80명의 주민 중 30명이 집단 암에 걸려 이중 17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겪었다. 비료공장 인근의 저류조에서 수차례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주민들은 집단 암으로 투병하는 고통속에서 당국을 상대로 오랜 기간 투쟁을 벌여왔다. 2013년부터 시작된 사투는 올해 환경부의 역학조사를 끌어냈고, 조사결과 당국의 관리감독 소홀을 인정받았다. 국무총리까지 나서 사죄의 뜻을 전하며 정부가 인정하는 최초의 주민 승리였다. 전북일보 기자들은 상처뿐인 정부의 사죄이지만 장점마을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전북도, 익산시는 환경문제를 최우선 해결과제로 삼고 더 이상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정책을 만들겠다는 성과를 끌어낸 점을 높이 평가해 올해의 전북인으로 선정했다. 올해의 전북인 시상식은 2020년 1월 2일 전북일보 시무식에서 열린다. 한편, 올해의 전북인은 지난 2000년 정동영 의원이 처음 선정된 이래,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한상열 목사, 이경해 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박성현 양궁 선수, 김세웅 무주군수, 호스피스 봉사활동가 양용석 목사, 재소자의 어머니로 일컬어지는 유양자 사회복귀지원협의회 이사장, 시각장애인 송경태, 한광희 RPC대표, 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 조지훈 전 전주시의장, 신효근 전북대교수, 서거석 전 전북대총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박준영 재심전문 변호사,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전민재 전북장애인체육회 육상선수 등(이상 수상 당시 직함)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 사회일반
  • 김진만
  • 2019.12.30 19:46

‘2019년 올해의 전북인’ 익산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 “이 같은 비극 없도록 법령·제도 정비해야”

전북일보 기자와 논설위원들이 투표한 2019년 올해의 전북인에 집단 암으로 고통 받으며 힘겹게 정부와 싸워 그 원인을 밝혀낸 익산 장점마을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최재철)가 선정됐다. 장점마을은 80여명의 주민 가운데 30명이 암에 걸렸으며, 이중 17명은 사망, 13명은 투병 중이다. 장점마을주민대책위는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원인을 찾기 위해 수년 동안 투쟁을 벌여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 당국의 관리감독의 소홀한 틈을 이용한 인근 비료공장에서 내뿜은 연초박 연기가 집단 암을 유발했다고 인정했다. 생계를 뒤로하고 수년간 당국과 싸워온 장점마을주민대책위의 최재철 위원장을 만나 그동안의 어려웠던 점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전북일보에서 한 해 동안 지역사회 발전과 전북의 위상 제고에 공헌한 인물을 선정하는 2019년 올해의 전북인으로 장점마을주민대책위원회를 선정했습니다. 전북일보에서 주는 상을 좋은 일로 받아야 하는데, 좋지 못한 일로 받게 돼 난감하고 당혹스럽습니다. 지금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전북일보에서 많은 노력을 해 주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역 일간지로서 그동안 우리 마을을 위해 역할을 다해 준 전북일보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마을이 살기 좋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힘써주세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오랜 사투 끝에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가 인근 비료공장과 연관성이 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연초박 내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등 발암물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되어 집단으로 암에 걸렸다는 환경부의 최종 역학조사결과 발표에 마을주민들은 울화통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2001년 비료공장이 마을에 들어오면서 비극은 시작됐고, 셀 수 없이 민원도 제기했지만 정부와 행정당국은 어떤 조치나 답변도 없었습니다. 당시 우리가 제기한 민원을 제대로 살폈다면 많은 마을주민들이 돌아가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현재 마을주민들의 피해구제 신청이나 법적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 최종보고서에 마을주민들의 피해구제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러나 피해구제는 대상이 선별적이고, 신청을 해도 다 선정되는 게 아니며, 배상액수 역시 그동안 치료비의 자기부담금 정도만 지원하는 등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생색내기 식 피해구제는 원치 않습니다. KT&G와 행정당국 등을 상대로 한 소송 준비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북도지사와 익산시장 등 정부와 행정기관에서 마을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장점마을에 대한 여러 지원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총리께서 사과한 뒤 전북도지사와 익산시장,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찾아와 사과했습니다. 주민들이 18년 동안 고통을 외칠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돈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진정성이 없어 보였습니다. 마을주민들을 위한 의료대책과 마을 관련 사업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마을주민들은 장점마을을 위한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상황입다. 특히 마을에는 암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보상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고 환경 대책만 내놓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하루빨리 마을을 예전으로 되돌리는 것이 우선이며, 이를 위해 행정에서도 발 빠른 대처를 해 줬으면 합니다. -대책위에서는 연초박을 위탁 처리한 KT&G를 상대로 사과와 함께 책임질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마을주민들이 연초박 때문에 집단으로 암에 걸렸는데도 KT&G는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나이 든 마을주민들이 힘들게 KT&G 서울 사옥을 찾아가 시위를 벌였을 때도 KT&G는 문을 걸어 잠근 채 따뜻한 물 한 잔도 주지 않았습니다. KT&G가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벌일 계획입니다. -연초박의 비료원료 사용 금지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데요. 전북 4곳을 비롯해 전국 13곳에서 연초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초박을 가열건조하면 1급 발암 물질이 발생하고, 그 속에는 7000여 가지 독성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초박을 퇴비나 유기질비료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관련 법령이 하루빨리 개정돼 전국 어디에서도 연초박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책임규명을 위해 익산시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익산시에 대한 1차 감사 이후 2차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주민들은 감사원의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신뢰하는 감사원이 명명백백하게 잘잘못을 가려내야 합니다. -대책위의 향후 계획은. KT&G와 행정당국 등을 상대로 한 소송을 진행하고, KT&G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촉구를 위한 시위도 계속 벌일 예정입니다. 폐쇄된 비료공장 부지의 개발과 마을을 위한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철저한 관리감독을 할 계획입니다. 우리 마을처럼 환경피해를 입은 일본의 마을을 방문할 예정인데, 수은에 의한 공해병인 미나마타병이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입니다. 내년 초순께 방문하는 것으로 현재 익산시와 협의 중입니다. -장점마을과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행정에 당부하실 말씀은. 전국에는 우리 마을처럼 환경피해를 입어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마을이 많이 있습니다. 정부와 행정이 관련 법령과 제도 등을 확실하게 만들어 더 이상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우리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역할을 다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 사회일반
  • 강정원
  • 2019.12.30 19:42

전주 '얼굴 없는 천사' 20년째 이어져

매년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며 기부문화 확산에 큰 역할을 해온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가 20년째 이어졌다. 하지만 천사의 기부금마저 욕심을 낸 절도범 때문에 하마터면 천사의 선행이 외형적으로 끊어질 뻔한 아찔한 고비를 넘겨야 했다. 30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얼굴 없는 천사는 이날 오전 10시3분께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모처에) 상자를 두고 왔다고 알렸다. 지난 19년 동안 자신을 알리지 않기 위해 이어진 방식이다. 주민센터 직원은 곧장 해당 위치로 가서 성금을 찾았지만 상자를 찾지 못했다. 얼굴 없는 천사는 4~5분 간격으로 주민센터에 3차례 더 전화를 걸어 성금 확보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절도범 2명이 이미 상자를 훔친 뒤였다. 얼굴 없는 천사는 전주시 측이 경찰에 도난신고 한 사실을 알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부탁했다. 그가 이번에 마련한 성금은 6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 관계자는 20년간 이어져온 선행으로 쌓아올린천사의 도시 이미지가 하마터면 무너질까 걱정했다며, 절도범을 검거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이어질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범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성금을 전주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 사회일반
  • 강인
  • 2019.12.30 19:40

익산시 초대 민간체육회장에 조장희 당선

익산시 초대 민간체육회장 선거에서 조장희 후보(54)가 당선돼 내년 1월16일부터 3년간 익산시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조 당선인은 30일 전체 선거인단 163명 가운데 156명이 참여해 익산공설운동장 내 민방위교육장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144표를 획득해 12표를 얻은 이석권 후보를 압도적인 132표차로 따돌리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조 당선인은 익산체육 가족들에게 큰 빚을 졌고, 그 빚을 갚아야 하는 것이 숙제가 됐다며 언제든 열린 소통으로 체육 동호인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어 신뢰를 보다 굳건하게 쌓아가는 등 초심을 잃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순수한 민간 체육단체로 거듭날수 있도록 봉사하는 마음과 행동하는 양심을 몸소 실천해 보일 것이며, 지자체 간의 체육 관련 교류 확대와 함께 각종 스포츠 대회 및 전국 체육 관련 행사 유치에 적극 발벗고 나서는 등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익산시체육회가 되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지역 체육인들이 보다 건강하고 활력있는 취미생활을 영위할수 있도록 체육 관련 예산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67개 종목별 회원들이 하나된 마음을 가질수 있도록 젊은 패기와 열정을 다 쏟아부겠다고 강조했다. 조 당선인은 원광대 교육대학원 체육학 석사를 졸업해 전라북도 생활체육 이사, 익산 청년회의소 회장, 전북 탁구연합회 부회장, 대한 궁도협회 이사, 금상 종합건설 대표이사. 광전자 그룹 고문, 익산시체육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원광대 총동문회 부회장을 비롯한 강남빌딩명품빌딩동명프라자 대표로서 활발한 지역사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스포츠일반
  • 엄철호
  • 2019.12.30 19:30

인사 - 한국감정원

△전주지사장 강대일

  • 사람들
  • 전북일보
  • 2019.12.30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