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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공동선언 4주년을 맞은 15일 남과 북의 정상이 비록 간접적인 형식이기는 하지만 서로 의미있는 메시지를 교환했다.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15 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석 중인리종혁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에게 위임을 줘 노무현 대통령에게 안부인사를 전하고 "남북이 현재의 좋은 흐름을 계속 끌고 나가 남북관계를 크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밝혀 앞으로 북한의 전향적 자세를 예고했다.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 취임 이후 안부인사를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노 대통령도 이날 축사를 통해 김 위원장의 이런 메시지에 화답했다.노 대통령이 축사에서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남북간 협력은 더욱 본격화될 것이며 우리는 그때에 대비해 포괄적이고도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것이 그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져야 남북간 신뢰가 확고해지고 평화와 교류협력을 위한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서울 방문을 제안했다.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과 통일연구원, 북한 통일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6.15 남북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석, 특별연설을 통해 "남쪽 국민들은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을 따뜻히 환영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우리 국민은 남북 정상이 다시 한자리에 앉아서 민족의 협력과 번영과 통일을 논의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 "문제 해결의 핵심은 북쪽과 미국이 두 당사자로서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라며 "북은 세계가 납득할 결단을 내리고 미국은 북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제사회에 진출할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고 서로 불신이 큰 만큼 실천은 병행해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 민족의 의사가 존중되는 가운데 그 해결책이 찾아져야 한다"며 "최근의 주한미군 감축계획도 남과 북이 긴장완화와 군비태세의 조절에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북측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북과 남은 '우리민족끼리의 기치, 민족자주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민족공조의 길로 힘차게 나가야 할 것"이라며 "동맹관계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북남관계이고 우방과의 공조도 있겠지만 기본은 민족공조"라고 밝혔다.리 부위원장은 "북과 남이 다 같이 민족을 최우선적 지위에 놓고 민족의 이익에 모든 것을 복종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토론회 개막식에는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전대표, 민주당 한화갑 대표 등 여야 정당대표와 정치인들이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작년 말 북한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남한 사회의 한 성원으로서, 또 이산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실로 감격적인 일이었다. 이 방문은 "조선사회과학자협의회”와 "손정도목사기념사업회”가 주관한 "기독교와 사회주의” 심포지엄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6.25 직후 태어나 전후 혼란 속에서 숱한 반공교육을 받았고 성인이 되어서는 한편으로 온갖 혼란된 대북관에 둘러싸여 살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마르크스주의)를 전공으로 하던 터라, 그들의 삶의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던 이 방문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10여 일의 짧은 기간이지만, 노동당과 김일성 대학 관계자들, 보위부 엘리트들, 그리고 시골의 농민들을 만날 수 있었고, 떠나기 전날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도 면담하는 기회가 있었다. 이제 반년 넘게 시간이 흘러 그때의 흥분을 가라앉히며 돌이켜 보건대, 방문의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것은 "북한 사회의 엄청난 변화”였다. 공식적인 용어사용에 거부감을 표하고 있었지만 이미 북한은 "개혁, 개방의 길”로 깊숙이 들어섰다는 강한 확신을 할 수 있었다.우선 김일성대학 역사학부 교수들과 함께 한 심포지엄의 주제 "기독교와 사회주의”부터가 변화를 알리고 있었다. 일제 하 임시정부 의정원장을 지냈고 청년 김일성을 감옥에서 구해 인생에 결정적인 격려를 해주었다는 손정도 목사가 감리교 목사이면서 사회주의자였다는 게 논의의 실마리였지만, 어쨌든 남과 북의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의 사상사적 연관에 대해서 또 일제 하 독립운동사에서 기독교 계열 민족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괄목할 일이었다.하지만 더욱 놀라웠던 일은 학자들, 당 관계자들, 심지어 김영남 위원장도 북한의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에너지와 식량 지원을 중단한 94년 이후 수년간("고난의 행군 기간”)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었는지, 또 그 후 시작되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남한의 대북 지원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진지하고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런 점은 들판에서 만난 농민들에게서도, 우리를 안내한 보위부 사람들, 식당의 의례원에게서도 들을 수 있었다.평양 시내를 달리는 현대자동자(공사용 트럭)와 "휘파람” 자동자(남측 자본으로 평양에 세운 "평화자동차공장” 생산), 평양 인근의 남측 자본으로 지었다는 공장들, 평양 최대 호텔인 고려호텔에 투숙 중인 수많은 남측 인사, 기자, 그리고 기업인들, 또 그들 가슴에 달려 있는 태극기 등.각종 선전선동 문구가 아직도 빛바랜 영화처럼 돌아가고는 있었다. 또 경제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체험할 수 있었다. 전기와 연료가 부족하고 병원과 학교를 비롯한 각종 사회 기초시설이 황폐화되고, 영양 부조(不調)로 많은 사람이 고생하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북측 관계자들은 이런 현실을 부인하려 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며 남측의 생산적인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요청을 주저하지 않았다.한 가지, 이제 반년이 넘어도 뇌리에 남아있는 그들의 미국에 대한 공포심을 잊을 수 없다. 만나는 사람마다 남한의 선거 결과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했다. 의외로 남한의 정치상황이 보수화할 것인지 진보 쪽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에 대해 민감했다. 미국의 대선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했으면 한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털어놓는 그들의 두려움, "미국이 우리를 공격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은 일반인이나, 심지어 김영남 위원장을 포함한 고위관계자들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서유석(호원대교수ㆍ철학)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제 답방을 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11일자 문화일보가 보도했다.김 전 대통령은 10일 6.15 남북정상회담 4주년을 맞아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 집무실에서 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답방한다면 양측의 긴장관계가 한층 완화될 것이고 남쪽 국민들도 따뜻하게 환영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또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열망하고 그러기 위해 핵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한미 동맹과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와의 협의를 통해 공동이익을 지키는 것이며 미국이 여기 와 있는 것은 자국의 이익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것은 불변의 이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같은 자리에 오랫동안 있다보면 문제가 생긴다.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관습과 선례를 앞세우게 되고 체질화된 타성은 새로운 생각을 방해한다. 자극없는 생활이 계속되면서 감각이 무뎌지고 불의나 부패에 연류되기도 쉽다. 국민들이 선거철마다 정치권 물갈이를 최우선으로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그런데 최근 전북도의 인사교류에는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중앙부처 및 시·군과 인사교류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의욕에 비해 현실은 매우 초라하다. 특히 중앙부처와의 인사교류는 더이상 인사정책이 개인의 희망을 중시하는 온정주의에 끌려가서는 안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사실 전국 광역자치단체중 가장 낙후된 전북도는 세계물류박람회 동계올림픽 RFT산업 영상산업 발효식품 등 지역발전을 위한 현안이 유난히 많다. 도가 이들 분야를 대상으로 올부터 중앙부처와의 인사교류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중앙부처의 공감과 예산지원, 그리고 상호 정보교류 등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더욱이 참여정부는 앞으로 중앙의 획일적인 기준에 따라 사업을 확정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사업을 요구하면 중앙정부가 이를 평가해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각 자치단체들은 중앙부처에 자신의 지역과 공감하고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을 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북도가 기존의 행자부 중심에서 벗어나 산자부 문광부 과기부 농림부 해수부 보건복지부 등과 인사교류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러나 희망자 조사 내용은 매우 실망스럽다. 적정보직 부여와 경력평점 우대, 생활비 지원 등을 조건으로 10여개 직위를 조사했지만 희망자가 단 1명도 없었다.(다른 지역은 적어도 1∼2명씩 후보자를 확정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어려움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도는 물론 공무원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인사교류는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공무원의 존재이유가 지역발전과 지역주민에 대한 봉사를 위한 것이라면 전북도는 개인의 희망에 반하는 강제파견이라도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 파견자에 대한 적절한 대우를 전제로 말이다.
◇…북에서 온 남동생 정해섭씨(67)를 만난 정선남씨(70.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는 16일 워커힐 호텔에서 있은 개별 상봉에서 가족들 얘기로 2시간반동안의 상봉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남동생 정원섭씨(64. 전주시 덕진구 진북2동)는 『처음 만난 어제는 너무나 흥분한 탓에 형님께 가족들 사진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는데 오늘은 차분히 갖고갈 사진을 골라드렸다』면서 어떻게 헤어져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북에서 온 정해섭씨는 『무엇보다 장자로서의 역할을 못해 미안하다』며 시종 눈시울을 붉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전북 고창 출신으로 북한에서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량선씨(68. 여)는 노모인 신영자씨(93. 서울시 동대문구)를 개별 상봉, 『꿈에 그리던 어머니를 만났다는 것이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며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박씨는 『이번에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 가슴이 미어진다』며 북에서 가져온 옷감을 어머니께 선사했다.북한에서의 의사 생활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기도 한 박씨는 6.25 당시 여성연맹서 활동하다 월북, 평양의학대학을 나와 의사로 활동해온 것으로 전해졌다.◇…전주 출신으로 북한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고 있는 정창모씨(68)는 16일 롯데월드 관광중 삼촌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조카 김효원씨의 애타는 부름에도 상봉가족 인원제한과 단체 일정상 상봉을 못하고 지나쳐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조카인 김씨는 대신 딸 소영(6)양을 데리고 나와 『정창모, 이렇게 멋쟁이인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라고 쓰여진 인사말을 들고 나와 이산의 아픔을 실감케 했다.◇…장수 출신의 북한 과학자 조용관씨(78)는 아들 경제(52), 딸 경희(51)씨와 여동생 옥순(76)씨를 워커힐호텔에서 또다시 만나 식을줄 모르는 혈육의 정을 나눴다.용관씨는 『아내와 젖먹이 아들 딸을 두고 떠나와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면서 가족들이 준비해온 앨범을 쓰다듬으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고.특히 경제, 경희씨는 자신들을 홀로 키우던 어머니가 67년 병으로 세상을 뜬 뒤, 호주로 이민을 가 그곳에 살다가 이번에 북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뭉쿨케 했다.◇…이번 북측 방문단으로 서울에 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인사들중에는 유난히 전북 출신이 많아 전북이 인재의 고향인 것 같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특히 북한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고 있는 전주 출신 정창모씨는 때마침 서울에서 열기로 했던 작품전이 위작시비로 연기되자 더욱 유명세를 타는 분위기.또 장수가 고향인 조용관씨는 북한 경공업분원 방직연구소장으로 조선지식인대회를 비롯, 각종 과학부문 대회에 대표로 참석하는 등 북한이 자랑하는 과학자로 꼽히고 있다.고창 출신으로 노모를 만난 박량선씨(68)도 북한에서는 알아주는 여의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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