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2:41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전체기사

한글과 한자의 어깨동무

한글과 한자를 나란히 쓰는 한자 병기(倂記)문제를 놓고 찬반양론이 치열하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인간의 고유 발명품으로 꿈속에서조차도 사용된다. 언어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인간은 언어로 사고하고 언어 없이는 사고가 불가능하다고까지 했다. 그래서 언어는 지극히 현실적 존재인 것이다. 우리 언어의 70% 또는 80%가 한자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러므로 한자를 모른다는 것은 곧 우리말도 제대로 모른다는 논리가 된다.그런데 한글 전용화가 시작된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은 마치 한자를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처럼 대하다 보니 웃지 못할 희극들이 연출되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소아과 의사이냐 외과 의사냐고 묻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방화자(放火者)’와 ‘방화자(防火者)’를 구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현재’를 ‘현제’로 ‘상쇄’를 ‘상세’로 쓰는 경우도 많다는것이다. 더욱 한심한 일은 서울대 재학생의 60%가 전공과목의 전문용어들의 뜻을 제대로 모른다는 어떤 신문기사를 읽고 아연 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한자 기피현상이 한글만을 고집하는 모 일간 신문이 대학생들에게 호감을 준다는 것이다. 장기간의 한글 전용화는 한글을 그만큼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한글 영역에 영어가 침투하여 정체 불명의 언어들이 속출하고 있다. 예를 든다면 ‘혼합음식’이 ‘퓨전음식’으로 ‘풍조’가 ‘트랜드’로 ‘개념’이 ‘컨셉’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작 ‘컨셉’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젊은이들의 대답이 명확지 못하고 어정쩡하다. 한자 병기 반대론의 첫 번째 주장은 한자를 굳이 사용치 않아도 앞뒤 문맥에 비추어보면 중간의 단어의 뜻은 자연히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아마 이렇게 쉽게 이해하는 사람은 언어 천재는 못되어도 언어 수재는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몇%나 되겠는가? 두 번째 반대이유는 한글 한자를 나란히 병기하면 읽기 어려운 ‘난독증(難讀症)’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시각적으로만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자를 모르면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게 되어 다음 문장의 뜻도 모르수밖에는 없어 진짜 ‘난독증’이 있게 된다. 사실 ‘난독증’이라는 한글도 한자에서 취한 것이다. 반대 이유의 세 번째는 한자를 부활시키면 사교육이 범람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한자의 속성을 너무도 모르는 소치에서 비롯된다. 영어와 우리말은 문법과 발음체계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보층적으로 학원강습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자는 본인 스스로가 써보면서 익힐 수밖에는 없다. 한자 병기에 반대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한글 전용세대들 같이 보인다. 한자 병기가 결정되면 성인인 자기들도 초등학생처럼 한자 공부를 새로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무의식 속에서 작용하여 한자 병기를 반대한다고도 생각된다. 영어가 발달된 언어로 평가받는 이유는 영어 속에는 고대 하브리어 라틴어가 녹아있어 어휘가 풍부해진 것이다. 심지어 한자는 우리 동이족이 세운 고대 중국 은나라의 갑골문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한자 역시도 한글처럼 우리글인 것이다. 한글과 한자가 함께 어깨동무하면 세계 최고의 고급언어로 군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9.14 23:02

환황해권 발전 선도, 새만금 신항만 건설 필요

사회기반시설인 사회간접자본(SOC)은 경제활동 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해 주는 공익적인 자본으로 그 지역의 발전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한다.그런데 우리 전북은 이러한 SOC가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특히 가장 기본적인 도로, 항만, 공항과 같은 일반적인 자본시설이 열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호남고속철도개통이 경부고속철도에 비해 무려 10년이나 늦었으며, 하늘 길을 여는 공항 건설에 있어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충청권의 청주공항, 전남의 무안공항은 지역발전을 선도하며 국제 관문으로 발돋움하고 있지만, 우리 전북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20년 가까이 공항 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주요 SOC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기업이 외면하고, 전북의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최근 건설 중인 새만금 신항만 역시 도민들의 기대를 외면하고 있다. 현재 새만금 신항만은 새만금 신시도와 비안도 구간 전면해상을 이용해 부두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만 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세계적인 선박 추세가 10만 톤, 20만 톤, 40만 톤급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전혀 맞지 않은 것이다.실제로 세계 컨테이너 선박은 갈수록 커져 2013년에 27만 톤급까지 나왔고, 조만간 30만 톤급 선사도 나올 전망이다. 부산 신항과 인천 신항, 광양향, 평택항 등은 이미 10만 톤급 이상 화물선 입출항을 위해 건설중이거나 이미 운영중에 있다.새만금 신항만은 최고 수심이 20~40m에 달해 대규모 선박이 입출항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우리나라 부산, 광양, 인천, 평택항에 비해 중국의 다렌, 칭다오, 상하이항 등과 거리가 가까워 천혜의 국제항으로 여건이 충족되어 있다. 이외에도 새만금신항만은 새만금지구를 배후물류단지로 활용하여 환황해권 물류기지로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는 항만이다.새만금 신항만을 둘러싼 조건이 이리도 완벽함에도 불과 2만 톤급 접안항이라면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항구의 접안능력은 해당 지역의 경제규모를 결정한다고 보아도 무방한 상황에서 이를 아쉬워하던 지역 상공인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목소리에 최근 정부의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에서 반가운 회신이 있었다. 회신을 통해 해수부는 국내 및 군산항 기항 선박을 검토한 결과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는 추세로서 이에 맞는 접안시설 규모 확대는 필요한 것으로 검토되어 현재 세부내용을 검토 중에 있으며, 검토 결과에 따라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 변경 등 절차 이행 후 사업 추진 계획이 있음을 알려왔다.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실 새만금사업은 1991년 첫 삽을 뜬지 무려 20년만인 2011년에서야 마스터플랜인 새만금종합실천계획이 발표되었으며, 현 정부까지 무려 여섯 번의 정권을 거치면서 환경단체의 반발과 공사중단, 법정공방 등 숱한 논란과 논쟁 속에서 오늘에 이르렀다.지난 7월 들려온 새만금특별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계기로 최근 새만금사업에 대한 반가운 소식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현재 조성중인 새만금 신항만이 접안규모를 2만톤급에서 10만 톤급 이상으로 확대 건설하여 21세기 명품국제항으로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의 신동력항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설계변경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9.14 23:02

지역 정치권, 국가예산 확보 매진하라

전라북도 주요 현안사업이 2016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업인 식생활교육문화연구센터를 비롯해 무주 태권도원 진입 위험도로 개선, 메카 탄소밸리구축사업 등에 정부예산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한다. 특히, 경북의 산림치유원 사업은 전액 국비로 추진되는 반면, 전북의 지덕권 산림치유원 조성사업은 똑같은 대통령 공약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전라북도에 지방비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물론 정부도 한정된 예산을 배분하다보면 고충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같은 대통령의 공약사업임에도 지역적 차별이 존재하니 이는 지역 홀대를 넘어 서서 무시당하는 느낌마저 든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도 갑을 관계로 전락했는가? 특히나 야당이 여당격인 지방정부를 더 차별해도 되는가? 전라북도는 기획재정부의 오락가락 일관성 없는 예산편성에 엄중히 항의해야 한다. 나아가 지역 정치권은 여야를 떠나 한 목소리로 합심하여 국가 예산확보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시일이 촉박한 메카 탄소밸리구축사업의 경우에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한다. 그동안 전라북도는 탄소산업의 메카로 당당히 자리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왔고 어느 정도 성과도 거두고 있다. 이는 마땅히 칭찬 받을 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 사업일수록 미리미리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하여 국가예산 확보에 완벽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사업, 새만금 수목원 조성사업, 동부 내륙권 국도개설사업, 부창대교 건설사업, 소리창조클러스터 조성사업 등 일부 지역 현안사업의 경우도 국회 예산심의 단계에서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내년도 추진이 어렵다. 따라서 이번 정기국회의 국회 예산심의 단계에서 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의 맹활약을 기대해 본다. 요즘 지역정가에서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존재감이 없다는 볼멘 목소리가 많다. 우리 지역에 역량 있는 정치 지도자가 없어 이런 푸대접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침몰시키기도 한다. 부탁컨대 지역 정치인들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소소함에 집착 말고 대의에 입각해 행동하기 바란다. 몸을 던져 지역 발전을 위한 국가 예산확보에 헌신한다면 당원이 아니라 국민이 키워줄 것이다. 지역 정치인은 도민의 마음을 사라!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5.09.14 23:02

군산 땅꺼짐 현상 대책 시급하다

국토부가 올해 초부터 시행한 전국의 지반침하 우려지역에 대한 GPR 지반탐사 결과, 전국에 걸쳐 도로에 균열이 생기거나 땅이 내려앉는 등 지반침하의 징후가 나타났다. 전국 곳곳에서 땅은 계속 가라앉고 있는데 자치단체에서는 그 원인과 실태를 정확하게 조사할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국토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선 것이다. 자치단체의 의뢰를 받아 선정된 지반탐사가 필요한 취약지역은 모두 144곳으로 이 가운데 전북은 21곳이 접수됐다. 이 중 군산시는 80%에 이르는 17곳으로 집계됐는데,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이 지반탐사를 신청한 곳이 바로 군산시다. 군산시는 하수관거 부실시공으로 몇 해 전 홍역을 치렀던 곳이기도 하고 탐사를 신청한 이유 역시 대부분 하수관로와 연관이 있다.지하철이나 지하터널, 대형 건축물을 지을 때마다 매설물들을 옮기고 다시 묻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굴착한 뒤 지반을 제대로 다지지 않거나, 매설물이 파손되는 경우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즉 1.이상대 구간(느슨한 지반상태) 발생 2.땅꺼짐 현상 발생 3.일부 지반에서 공동발생 4.지속적인 지반침하와 같은 것이다.문제는 이런 땅 꺼짐과 지반침하 현상이 우리 안전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군산시와 전라북도는 정부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추어 땅 꺼짐 예상지역에 대한 지반탐사를 조속히 실시하고 지반침하 사전예방을 위한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이를 위하여 지반굴착이 수반되는 각 사업의 경우 주변에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불시점검을 실시하는 등 지도·감독을 강화하여야 하고 사업승인 전에 지반안전에 대한 검토와 굴착공사 과정에 외부 전문가가 안전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안전관리시스템의 도입 등 정기적인 안전점검이 시행되어야 한다.상·하수관, 전선, 가스관 등 각종 지하시설물을 사업 주체별로 각각 설치·관리·운영하고 있는 지하매설물에 대하여는 유관기관과의 통합 관리 및 정보공유 체계 유지가 필요하다. 이와 연계해 중·장기 운영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지하 공간 통합지도를 구축하여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하 매설물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위험도가 높은 경우 중점 관리대상으로 지정하여 공사 전에 철저한 지질조사와 지반 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 시공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군산시와 전라북도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5.09.14 23:02

무기력한 국회의원

지금같이 전북 정치권이 무기력하고 나약한 때가 없었다. 건국 초기부터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한국정치의 중심에 서서 야당을 이끌어 왔다. 소석 이철승 선생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온 야당 정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지금 전북 정치권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도민들은 “존재감 없는 국회의원들을 이대로 놔 둘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물갈이론을 외친다. 선거 때마다 물갈이를 하다 보면 중견정치인을 키울 수가 없지만 그래도 싹수가 안보이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팽’시켜야 한다는 여론이다.지난 19대 총선때 전북 정치권을 환골탈태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7명을 새얼굴로 바꿨다. 그러나 한마디로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스럽다. 중앙정치에서 초선이 존재감을 나타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3선 2명을 포함 11명 의원들이 야당의원으로서 제 역할을 못할 뿐더러 ‘전북 몫’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20대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서면서 현역들을 바라 보는 도민의 평가는 낙제점 이하다. 2~3명 빼고는 뭘 하는지 조차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광주 전남에 비해 신당 바람이 약하지만 ‘전북 정치권을 이대로 놔둬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을 그렇게 일방적으로 밀어줘봤자 지역으로 돌아 온 게 뭣이냐’고 비판하는 도민도 많다. 도민들이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실컷 밀어줬다. 하지만 문 대표의 행보를 보면 전북에 대한 진정성이 안 보인다. 전북 방문 때마다 늘어놓는 발언이 위기모면용 내지는 면피용 밖에 안된다. 지금 도민들이 문 대표 한테 실망하는 이유는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연패하고도 책임을 짓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이다. 도민들은 새정연을 계파 싸움만 하는 수권능력 상실의 불임정당 정도로 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 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문제는 문 대표가 혁신안 통과를 위해 대표직까지 걸었지만 도민들은 ‘근본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며 실망스러워 한다. 그간 당내 갈등과 잇단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문 대표가 깨끗하게 물러 나는 길 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신당은 창당될 수 밖에 없다. 도민들은 내년 총선 때 제대로 된 반듯한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야권통합을 해서 대선을 준비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차기 대선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다음 총선이 중요하다는 것. 친노가 많은 전북 출신 의원들이 당내에서 제대로 비판을 못하는 걸 상당수 도민들이 잘 안다. 자칫 문 대표 눈밖에 났다가는 공천을 받지 못할까봐서 꿈쩍 안한다고 여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09.14 23:02

함께 살아가야하는 다른 세대에게

요즘 나의 화두는 어떻게 늙을 것인가?이다. 이런 고민은 어른에 대한 나의 적개심에서 비롯된 마음이기도 하다.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그런 마음들이 모여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늙고 싶은가에 대해 스스로 물음을 던지게 된 것이다.내가 느낀 어른들의 모습이 어땠길래 그러느냐고 물어본다면 정말 철저한 적개심을 가질 정도로 이용당했다 생각이 든다. 물론 사회에 지위를 얻기 위한 요구사항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일과는 별개로 한 인간에게 수치심까지 줘야하는 것인가?어떻게 늙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그동안 사랑만 받던 보호막에서 벗어나와 만난 어른들은 무참히도 나를 아래로 보았다. 넌 어린 여자애잖아, 그러니 당연히 내 말을 들어야해라는 태도로 나에게 언제나 큰 소리로 주문을 했다. 돈을 지불하는 공간에 있으면 어른들의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명예를 가진 사람일수록 더 많은 것을 당연하게 요구했고, 나보다 돈이 더 많은 사람이 일개 직원인 나에게 깎아달라, 지불하지 않겠다라며 으름장 놓기 일쑤였다. 일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밥을 먹는 순간에도 밥을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어디서든 눈칫밥을 먹으며 살아가야 했다.어른들은 미래를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 내가 꿈꾼 것을 미리 경험한 선배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한 미리 먼저 태어난 관계로 가지게 된 자본력으로 고용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으로 모든 권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잘 쓰이기 위해 맞춰져야한다. 고용주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무단히도 애써야한다. 이것을 사회와 개인의 타협이라며 무조건적으로 따라야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건 고용주의 입맛 따라 변해야하는 한 개인의 불안한 정체성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언제나 타인에게 맞춰 살아가야하는 것이다.아직 경험하지 못한 청년들은 수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나타난다. 이건 어떻게 하셨나요?라고 쉽게 물어보는 사람들을 만나며 나 또한 내가 그렇게 해봤는데 그렇게 밖에 안 되더라, 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같은 질문에 늘 같은 답변하는 일도 귀찮아지기만 했다. 그렇게 나도 꼰대가 되어가는가? 싶었다. 어른들이 이래서 그동안 나에게 그렇게 대했던 것일까? 싶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그들의 세월들이 쉽게 만들어 진 것이 아니며 나 또한 쉬이 얻으려는 자세를 취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의 경험과 정보를 인터넷에 검색하듯이 제가 물어보면서 답만 말해주세요.라는 태도였지 않았나, 검색하면 나오는 답처럼 경험하지 않고 쉽게 답만 얻으려 했던 것 같다.청년의 문제를 이야기 하고 있는 곳에도 청년들은 주체적이지 못하다. 삼포세대, 오포세대라 지칭하고 있는 것도 어른들이다. 청년은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직접 해결해 나가기보단 그때에도 어른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청년들 태도에도 무례함은 있어좋든 싫든, 어른은 어른의 이유대로 청년은 청년의 이유대로 살아가며 그렇게 서로를 외면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린 앞으로도 계속 함께해야할 것이다. 미래를 함께 살아가야할 서로에게 이해와 예의를 구할 수 없는 것인가?

  • 오피니언
  • 기고
  • 2015.09.14 23:02

신수미 민주평통 전북지역회의 여성위원장 "독립유공자 유족·후손들 예우 받을수 있도록 힘쓸 것"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북지역회의 여성위원회는 광복 70주년·분단 7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전북출신 독립유공자 공훈록’을 펴냈다. 신수미 민주평통 전북여성위원장은 일본제국주의로부터 침탈 당한 나라의 주권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힘쓴 전북출신 독립유공자의 공훈을 알리기 위해 이번 공훈록 편찬을 기획했다. 신 위원장은 “조국 광복을 위해 온갖 어려움과 고통을 견딘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삶의 발자취를 정리하고 싶었다”며 “공훈록 편찬을 계기로 독립유공자 유족과 후손들이 국가로부터 충분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독립유공자 공훈록을 펴내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 화합과 통합 분위기 조성을 위한 자체 사업으로 ‘독립유공자 유족 및 후손과 함께하는 통일준비’사업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현 시점에서 지역사회 어떤 인물이 조국 광복과 건국에 기여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는 지역 여론을 반영한 사업입니다. 공훈록에 수록된 전북지역 752명의 독립유공자들의 발자취를 세상에 알리고, 되새기는 작업을 통해 잊혀져 가고 있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싶었습니다. 공훈록 편찬은 지역사회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조국의 소중함과 통일을 향한 화합·통합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민주평통의 시대적 사명을 실천하기 위한 걸음이기도 합니다.”- 공훈록에는 어떤 내용이 주로 담겨 있나요.“학계 전문가, 그리고 지역 독립운동 단체와 함께 국가기록원 자료를 분석, 전북출신 독립유공자 현황을 파악했습니다. 훈격에 따라 도내 독립운동가를 분류하면 대통령장 4명, 독립장 36명, 애국장 174명, 애족장 304명, 건국포장 63명, 대통령표창 171명 등 모두 752명입니다. 출신지역별로 보면 임실이 126명으로 가장 많고, 군산 75명, 남원 74명, 고창 68명, 익산 65명, 정읍 64명 등의 순입니다. 주요 공적내용을 정리하면서 각 지역별로 독립운동의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순창지역에서는 항일의병 활동이 활발했고, 3·1운동은 임실, 국내 항일운동은 군산과 고창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이번 공훈록 발간을 통해 우리 지역 출신의 자랑스러운 인물 찾기에 기여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공훈록 편찬에 도움을 준 광복회 전북지부, 한국정치연구회, 대학생 동아리인 통일나래, 신기현 전북대 교수, 전북은행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공훈록 편찬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거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요.“예산 확보가 가장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 때문에 독립유공자들의 공적 내용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됐음에도 후손이 없어 훈포장과 표창장이 수여되지 못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전북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6명)의 경우 그 기록이 부족하고 전북에서 활동했지만, 전북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공훈록에 담지 못해 아쉽습니다. 최근 큰 화제를 불러온 영화 ‘암살’을 보면 여성 독립운동가의 항일 활동 내용이 상세히 그려집니다. 하지만 이런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았아, 이들을 제대로 조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싶습니다.” - 최근 중국에 있는 항일 전적지와 임시정부를 탐방하고 느낀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이달 1일부터 4일까지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무대인 중국 항일의병 유적지를 둘러봤습니다. 상해 임시정부와 윤봉길 의사가 대한독립을 외치며 폭탄을 투척한 항주 홍구공원을 답사했습니다. 많이 퇴색되고 초라해졌지만 대한독립을 위해 몸 바친 순국선열들의 넋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느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독립유공자들의 헌신과 열정의 산물인 대한민국이 자손만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맞아 민주평통에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소개해 주신다면.“광복과 분단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각종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지역 여성단체와 연대해 북한 이탈 주민의 원활한 한국 정착을 도울 계획입니다. 또한 열악한 처지에 놓인 북한 영유아를 위한 분유 보내기 운동을 전개, 영양섭취 불균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아동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신수미 위원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사회 각 분야 활동·지역발전 이바지신수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북지역회의 여성위원장(62)은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지난 1970년대 남편을 따라 전주에 온 신 위원장은 1979년 전주YWCA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운동에 뛰어들었다.이후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전북YWCA 협의회장, 전주YWCA 회장, 전주·완주통합추진위원회 대표 등을 지내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목련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현재 전북도 북한이탈주민 지역협의회 부위원장·전북도 남북교류협의회 부위원장·전북도 인재육성재단 이사 등을 맡고 있다. 그는 평소 지역출신 독립유공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이는 전북 출신 독립유공자들의 발자취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전북출신 독립유공자 공훈록’편찬으로 이어졌다.신수미 위원장은 “시댁 어르신 중에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 있다”며 “조국광복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한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삶의 기록을 세상 밖으로 드러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기획
  • 최명국
  • 2015.09.14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