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독립유공자 공훈록을 펴내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 화합과 통합 분위기 조성을 위한 자체 사업으로 ‘독립유공자 유족 및 후손과 함께하는 통일준비’사업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현 시점에서 지역사회 어떤 인물이 조국 광복과 건국에 기여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는 지역 여론을 반영한 사업입니다. 공훈록에 수록된 전북지역 752명의 독립유공자들의 발자취를 세상에 알리고, 되새기는 작업을 통해 잊혀져 가고 있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싶었습니다. 공훈록 편찬은 지역사회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조국의 소중함과 통일을 향한 화합·통합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민주평통의 시대적 사명을 실천하기 위한 걸음이기도 합니다.”
- 공훈록에는 어떤 내용이 주로 담겨 있나요.
“학계 전문가, 그리고 지역 독립운동 단체와 함께 국가기록원 자료를 분석, 전북출신 독립유공자 현황을 파악했습니다. 훈격에 따라 도내 독립운동가를 분류하면 대통령장 4명, 독립장 36명, 애국장 174명, 애족장 304명, 건국포장 63명, 대통령표창 171명 등 모두 752명입니다. 출신지역별로 보면 임실이 126명으로 가장 많고, 군산 75명, 남원 74명, 고창 68명, 익산 65명, 정읍 64명 등의 순입니다. 주요 공적내용을 정리하면서 각 지역별로 독립운동의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순창지역에서는 항일의병 활동이 활발했고, 3·1운동은 임실, 국내 항일운동은 군산과 고창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이번 공훈록 발간을 통해 우리 지역 출신의 자랑스러운 인물 찾기에 기여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공훈록 편찬에 도움을 준 광복회 전북지부, 한국정치연구회, 대학생 동아리인 통일나래, 신기현 전북대 교수, 전북은행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 공훈록 편찬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거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요.
“예산 확보가 가장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 때문에 독립유공자들의 공적 내용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됐음에도 후손이 없어 훈포장과 표창장이 수여되지 못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전북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6명)의 경우 그 기록이 부족하고 전북에서 활동했지만, 전북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공훈록에 담지 못해 아쉽습니다. 최근 큰 화제를 불러온 영화 ‘암살’을 보면 여성 독립운동가의 항일 활동 내용이 상세히 그려집니다. 하지만 이런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았아, 이들을 제대로 조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싶습니다.”
- 최근 중국에 있는 항일 전적지와 임시정부를 탐방하고 느낀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무대인 중국 항일의병 유적지를 둘러봤습니다. 상해 임시정부와 윤봉길 의사가 대한독립을 외치며 폭탄을 투척한 항주 홍구공원을 답사했습니다. 많이 퇴색되고 초라해졌지만 대한독립을 위해 몸 바친 순국선열들의 넋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느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독립유공자들의 헌신과 열정의 산물인 대한민국이 자손만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맞아 민주평통에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소개해 주신다면.
“광복과 분단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각종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지역 여성단체와 연대해 북한 이탈 주민의 원활한 한국 정착을 도울 계획입니다. 또한 열악한 처지에 놓인 북한 영유아를 위한 분유 보내기 운동을 전개, 영양섭취 불균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아동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 [신수미 위원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사회 각 분야 활동·지역발전 이바지
신수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북지역회의 여성위원장(62)은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70년대 남편을 따라 전주에 온 신 위원장은 1979년 전주YWCA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전북YWCA 협의회장, 전주YWCA 회장, 전주·완주통합추진위원회 대표 등을 지내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목련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전북도 북한이탈주민 지역협의회 부위원장·전북도 남북교류협의회 부위원장·전북도 인재육성재단 이사 등을 맡고 있다.
그는 평소 지역출신 독립유공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이는 전북 출신 독립유공자들의 발자취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전북출신 독립유공자 공훈록’편찬으로 이어졌다.
신수미 위원장은 “시댁 어르신 중에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 있다”며 “조국광복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한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삶의 기록을 세상 밖으로 드러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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