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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청의 경매포인트] 진안읍, 임야·밭·논·주택 인근 토지

▲ 김제시 양전동 단독주택 = 본건은 "동흥마을" 내에 위치하며, 주위는 기존주택, 농경지 등이 혼재하는 근교 농촌지대이다. 차량의 접근이 용이하고, 인근에 시내버스 승강장이 소재하여 제반교통 사정은 무난한 편이다. 대체로 사다리형 평지의 주거용 건부지로서 남측으로 왕복 2차선 포장도로 및 동측으로 폭 약2m의 시멘트 포장도로와 접해있으며, 계획관리지역, 접도구역(도로법)이다. 건물의 구조는 철근콘크리트라멘조 경사슬래브지붕 2층 주택으로 기본적인 위생설비와 유류보일러에 의한 난방설비가 구비되어 있다.▲ 임실군 신덕면 수천리 전 = 본건은 "수천제2교" 남측인근에 위치하는 토지로서 부근은 농경지 및 임야 등이 혼재하는 산간농경지대이다. 인근까지 차량 및 농기계의 접근이 가능하고, 근거리에 버스승강장이 소재하는 등 전반적인 교통사정은 보통시 된다. 지적도상 맹지이나 북측 농로와 인접 토지를 통하여 접근이 가능하고, 부정형 평지로서 조사일 현재 전 및 자연림 등으로 이용 중이며, 토지이용계획확인서상 보전관리지역에 해당된다.▲ 진안군 진안읍 반월리 임야 = 본건은 "지매실마을" 남측 인근에 위치하는 토지로 주위는 임야, 전, 답, 농촌주택 등이 혼재한 마을주변 야산지대이다. 인근까지 소형차량의 접근이 가능하고, 근거리에 버스승강장이 소재하며, 마을까지의 진입로가 30번국도와 연결되는 등 제반교통여건은 보통시 된다. 부정형 급경사의 임야 상태로 지적도상 맹지이나 인근에 소재한 시멘트포장 농로 및 인접토지를 통하여 출입이 가능하고, 토지이용계획확인서상 농림지역, 보전산지, 임업용산지, 배출시설 설치제한지역이다.

  • 건설·부동산
  • 전북일보
  • 2011.01.14 23:02

[금요수필] 도반의 집

문득 오래 묵은 도반의 집이 그리워져서 곰칫재 아랫동네에 살고 있는 그의 집을 향해 길을 나섰다. 곰칫재를 넘기 직전 국도변 정류장에서 버스를 내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마치 허리띠처럼 가늘고 길게 뻗어있었다.입동이 지난 날씨인데도 찬 기운이 별로 없이 마치 봄날처럼 따뜻하고 화창하다. 가을걷이가 끝난 터라 논바닥엔 여기저기 볏단들이 흩어져 있다. 그 사이로 살진 닭들이 뒤뚱거리며 뛰놀고 있다.내가 젊은 시절 막 사업을 시작할 무렵,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네가 만일 가을 태생 닭이었더라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으련만……." 5월생 닭띠 딸을 두고 안타까워하신 어머니의 푸념이다.가을 닭은 한낮의 햇살로 더욱 붉게 보이는 볏을 흔들며 모이가 지천으로 깔린 논바닥에서 위풍 당당히 노닐고 있다. 초라하기 짝이 없던 젊은 날의 내 모습에 견주어 어머니가 부럽게 여길 풍요의 표상이었다. 오뉴월 뙤약볕에 뛰어다니며 고작 껄끄러운 보리 낱이나 주워 먹을 신세와는 견줄 바 아니었다.그때에 나는 어머니에게 "그럼 보리도 없는 겨울 닭띠는 다 굶어 죽었겠네."하고 웃었었다. 어머니와의 사연은 그것이 비록 슬프고 아린 사연이라 해도 무지개 너머 강처럼 아름다이 기억됨이 태생의 본능일까? 어쩌면 사랑의 속성일 게다.김장은 아직 철이 아닌 듯, 배추며 파가 텃밭에 그대로 있고, 일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마을엔 인적 하나 없고 적막만이 고이 감돈다. 나는 염소가 집을 지키고 있는 그녀의 빈집 마루에 걸터앉아 청정무구한 고요를 가슴 뿌듯하게 누린다. 내 집이 아닌데도 내 집안에서 누리는 편안함 그 이상이다.건너 편 허청에는 수수 이삭이며 조 이삭, 마른 옥수수가 가지런히 매달려 있고, 씨앗이 들었음직한 누런 봉투들이 벌집처럼 오밀조밀 천장에 매달려 있다. 과연 살림 솜씨 좋기로 정평이 난 그녀의 집답다. 처음에 들어섰을 땐 빈 집처럼 여겼던 곳이지만 막상 둘러보니 집안에는 여러 식구들이 옹기종기 많이도 모여 살고 있다. 그날 원행을 하여 집을 비운 도반을 만나지 못해 서운했다.그녀가 돌보듯 이 집에는 누구라도 들어와 살 수 있는, 생존하는 데 필요한 만단의 요소들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 정말이지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꼭 필요한 것들이 그다지 많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새삼 들게 했다.그런데도 사람들은 많은 것을 가지려고 탐을 내고 싸우고 속이고 탈취한다.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많이 배우면 배울수록. 도대체 그 큰 재화의 더미가 어째서 그렇게 탐이 나는 것일까.단정한 언어로만 다듬은 산문 같고, 연필 자국이 드러난 수채화와도 같이 맑은 이 집의 정경을 욕심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어미라는 위세로, 자식들을 위한답시고, 넉넉한 복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복을 더 주소서 빌고 있는 여인들에게도. 정말이지 나도 언제쯤이면 더깨가 앉은 두꺼운 욕심을 다 내려놓고 이 집안의 청정을 닮은 맑은 내면의 삶을 살게 될 수 있을까.'귀거래사'를 부르며 전원으로 돌아가 맑은 삶을 살아낸 도연명처럼 "구름은 무심하게 산을 넘어가고, 새는 지쳐서 둥지로 돌아온다. 고요히 해는 지고, 외로이 서 있는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나의 마음은 평온으로 돌아온다." 그렇게.*수필가 박성숙씨는 1991년 <문예사조>로 등단했다. 수필집「풀꽃이고 싶다」·「꽃비가 오네」·「쪽씨를 심던 날」등을 펴냈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1.01.14 23:02

도내 수혈용 혈액 '바닥'

연평도 포격사건과 구제역, 전주 시내버스 파업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도내 수혈용 혈액이 바닥나고 있다.13일 전북혈액원에 따르면 이날 도내 혈액보유량은 적정수준인 5일분을 밑도는 3.9일분에 불과하다. 특히 O형과 A형은 더욱 심각해 각각 2.7일분과 1.6일분 밖에 없다.이처럼 혈액확보에 비상이 걸린 이유는 평소 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가면 군 부대와 자치단체 등이 앞장 서 단체헌혈을 하거나 일반기업체 등이 도와줬지만 올해는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훈련강화방침에 따라 군 부대 헌혈이 줄어들고 있고 구제역과 AI 등 전염병 유입을 막기위해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대거 방역 활동에 투입되면서 헌혈일정이 취소된 것.또 단체헌혈을 대신해 방학중인 학생들이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에 동참해 주길 기대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설에 이은 한파, 전주시내 버스파업 등으로 헌혈의 집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고 있다.전북혈액원은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오는 3월까지 '동절기 혈액비상 수급기간'으로 정하고 헌혈자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효과가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혈액원 관계자는 "강추위로 인해 도민들이 움츠리고 있지만 수혈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거나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 위급한 환자들을 위해 동참해줬으면 좋겠다"면서 "도민들의 헌혈동참이 적극 이뤄져야 한파를 녹일 수 있는 훈훈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말했다.한편 전북혈액원은 헌혈참여를 높이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전주 고사동 헌혈의 집'과 '익산 헌혈의 집'은 오후 8시까지, '군산 헌혈의 집'과 '전주 덕진 헌혈의 집'은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 사회일반
  • 신동석
  • 2011.01.14 23:02

익산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에 최경란씨 대상

(재)익산문화재단(이사장 이한수)이 익산의 역사와 문화 재발견을 통해 익산의 대표적 문화상품을 개발하고자 개최한 '2010 익산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 '에서 최경란 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최 씨는 익산의 문화아이콘이 될 수 있는 '보석'을 중심으로 이리역 폭파사건 등 익산과 밀접한 소재를 배경으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16부작 드라마'루비도둑'을 출품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대중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췄다는 가장 높은 평가 점수를 받아 대상 수상의 영광을 거뭐줬다.최 씨는 고려대 국문학과 출신으로, SBS 드라마 작가실 작가, KBS 드라마 기획 요원 등으로도 활동한 재원이다.최 씨는 "익산은 우리나라 보석 산업의 메카로서의 위치를 면면히 지켜온 곳이고, 이리역 폭발사고와 같은 어려운 환경을 딛고 오늘날의 놀라운 활력과 발전상을 이룬 곳이기에 '루비도둑'이 좋은 작품으로 재탄생했으면 좋겠다" 고 수상소감을 밝혔다.최우수상에는 '하늘 위에 사랑이 있다-천상유애(황장섭·애니메이션)', 우수상은 '미륵비애'(최보영 외 2명·뮤지컬), '그림자 밟기'(조정아, 드라마), 장려상에는 '혼꽃'(이원희·희곡), '백제황후'(염빛나리·희곡) 등에게 각각 돌아갔다.이번 공모전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두 달간 진행되면서 다수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출품됐다.익산문화재단 정책연구실 박우주 연구원은 "익산의 고대에서부터 근·현대 문화자원까지 다양한 소재들이 다뤄진 가운데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뮤지컬, 희곡 등 장르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응모됐다. 아울러 서울, 경기 등 전국에서 작품이 출품돼 익산의 문화적 자원의 우수성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한편 이들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은 14일 오후 4시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 사회일반
  • 엄철호
  • 2011.01.14 23:02

"한국사진작가협회 발전, 내가 적임자"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이사장 직무대행 임한흠)의 제26대 정·부이사장 선거를 위한 합동 토론회가 1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렸다.지난해 한국사진작가협회 간부들이 사진대전 청탁 비리로 구속을 당하는 등 몸살을 앓으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강정길)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자리로 마련했다. 이날 이사장 후보로 나온 기호 1번 류경선 중앙대 명예교수(67)와 기호 2번 사진작가 권혁주(70)씨가 공약을 내걸고 회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류 후보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전 위상 제고를 위해 심사과정을 공개하고, 이사회 업무와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한·중·일 사진아트페어와 대한민국 사진축제를 만들고, 지방 분권화 시대에 맞춰 지회·지부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 서라벌예대(중앙대)와 니혼대학 예술학부 사진학과, 중앙대 신문방송 대학원을 졸업한 류 후보는 동북아 사진문화교류협회 회장, 한국사진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권 후보는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된 한국사진작가협회의 쇄신을 위해 혁신추진단을 구성하고, 공모전 심사제도를 단계별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신문고 제도 도입과 사진아카이브 사업단 창립, 청·장년 작가 발굴 위한 공모전 시행 등을 내걸고 정직하게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지방의회 최고 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권 후보는 대한민국사진대전 초대작가다.투표는 23일 오전 8시부터 각 지역별로 실시되며, 전주에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로비에서 치러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1.14 23:02

[일과 사람] 38년 공직 떠나는 심정연 道 복지여성보건국장

"아무리 채워드리려고 노력해도 부족한 부분이 복지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삶의 욕구가 높아지고 다양해진다고도 볼 수 있죠. 정책은 꾸준히 개선되는데 도민들이 체감하는 것은 이에 못미치는 것 같습니다."38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심정연(60) 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복지전문가다. 1973년 정읍에서 아동복지지도사로 공직에 첫 발을 디딘후 줄곧 복지업무를 맡아왔다. 여성 장애인 노인 청소년 등 정부의 돌봄과 서비스가 필요한 업무를 모두 섭렵했다. "아무래도 민원이 많다보니 복지부서가 기피부서였죠. 그렇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업무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고 전문성도 인정받으면서 '준 인기부서'가 됐어요."전북도는 2009년과 2010년 행자부의 복지여성분야 업무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심 국장은 "국원들의 적극성과 민원인에 대한 친절한 자세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며 그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지만 국원들은 국장의 바지런함과 열정, 융통성 있는 리더십덕분이었다고 했다. 복지부와 국회에서 발자국소리만 들어도 심 국장이 온 것을 알 정도로 바지런히 예산을 받아오고, 사업을 벌였다는 것이다."복지사업이 확대되면 도민들이 삶의 질 향상을 체감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요. 복지예산 비율이 도 전체예산의 33%나 되는데도 사업을 하는데는 어려움이 여전히 많아요." 전북은 저소득층과 장애인 노인 등 복지수요계층이 많아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벌이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복지관련시설은 어느정도 구축됐다고 말했다."다음 사람이 일할 수 있는 기반은 어느정도 마련한 것 같아요. 다양한 사회복지시설뿐 아니라 사회복지회관, 보훈회관, 여성일자리센터 등도 건립했으니까요." 그래도 심 국장은 치매센터 건립에 국비를 배정받지 못한 것이나 정신보건센터를 충남에 줘야했던 것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털어놨다."여성공무원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었는데 뒤돌아보니 본이 됐나 모르겠습니다. 후배들은 다양한 업무를 섭렵해 더 전문적인 인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심 국장은 1991년 정읍시에서 여성으로서는 처음 과장으로 승진했으며, 이후 도립여성중고등학교 행정실장, 도 여성정책과장, 사회복지과장, 환경정책과장 등을 지낸후 지난 2007년 6월부터 복지여성보건국장을 맡아왔다.

  • 사회일반
  • 은수정
  • 2011.01.14 23:02

[금요칼럼]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

BC 6세기에 중국에 살았던 노자는 도덕경이라는 책을 저술하며 동양사상의 형성에 막대한 공헌을 하였다. 유가(儒家)의 사상이 인륜의 규범과 정치의 근본을 다룬 것이라면, 도가(道家)는 일반 대중의 삶에 대한 이치를 밝힌 것이라 우리 서민에게는 더욱 밀착된 고전이다. 도를 깨달아 덕을 얻는 내용으로 된 도덕경은 서른 세 장의 도경(道經)과 마흔 네 장의 덕경(德經)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도경의 첫 장에 나오는 구절이 도덕경 전체의 내용을 암시한다. 이런 글귀이다."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 '길이라 부르는 길이 다 길이 아니며, 이름이라고 하는 이름이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 라는 이 문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원리나 법칙 그리고 지식의 체계나 현상들이 진실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 명구가, 내가 관련하는 건축과 디자인의 세계를 생각하면 너무도 절실하게 다가온다.요즘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마치 시대의 화두가 된 듯하다. 성장한계에 부닥친 기업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디자인에서 찾고, 모든 도시들이 디자인위원회를 앞다투어 신설하고 도시 디자인을 최우선의 정책으로 삼아 골몰하고 있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 대거 그 일들에 참여하게 되니 건축가인 나로서는 반갑기 짝이 없는 일이다.그러나 과연 이 모든 일들이 디자인에 대한 본질을 알고 그 많은 전략과 정책을 생산해 내는 것일까? 나는 여러 곳에서 실제 진행된 디자인의 실상을 보면서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겉가죽의 분칠에 몰두하고 몇 가지 세련된 집기 설치로 디자인이 다 되었다고 우기는 게 그렇다. 세계의 디자인과 문화의 중심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춰 급속히 변모해 나가는데, 우리만 '세계 디자인 수도'니 '아시아 문화 중심 도시'니 하는 허무한 레토릭으로 자위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불안하기까지 하다.디자인은 19세기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형성된 대량의 공업생산에 근거해서 세계 시장 속에서 자유롭게 유통되는 제품이나 오브제를 제조하여 배포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종래의 미술이나 건축 공예처럼, 그전까지는 고상한 취미를 가진 소수의 특권층만 즐기던 디자인 오브제가 대량 유통되어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권력과 상상력의 문명사적 변혁을 가져왔으며, 결국 이는 근대성의 자각을 이룬 20세기의 미학적, 기술적 그리고 경제적 구심점이 되었다. 디자인이란 그 자체로서 근대를 상징했으며, 그 공급자와 디자이너의 파워는 대단한 권력이 되었다.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도 이만저만하게 바뀐 게 아니다. IT기술의 발달로 인한 디지털환경으로 디자인은 전문적 영역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누구나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된 시대에, 공급자 편의대로만 생산하는 방식은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고 어느 장소에서나 유효했던 디자인이 특별한 장소성을 강조하게 되었다. 즉 디자인에 대한 주체와 객체가 불분명해졌으며 다중의 보편성보다는 소수의 특별함이 우선되는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디자인의 유효기간도 지극히 단축되어 매일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디자인 오브제가 가졌던 전통적 권위가 사라진 것이다.서구에서 형성된 20세기의 디자인 관념으로는 변화무상한 이 미디어테크놀로지의 현상을 설명할 수 없게 되어, 바야흐로 디자인은 새로운 정의를 요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나는 올해 9월에 개최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총감독직을 작년에 위촉 받아 그 주제를 정하면서 노자의 도덕경을 다시 들추었다. 현상에 대한 의문이 들 때면 본질로 회귀하는 습성 때문이며, 환경이 변할 때 그 근본을 다시 묻는 것은 그 변화의 정체를 모른 체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그 흐름을 움켜쥘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다. 노자의 도(道)를 그림이나 디자인을 뜻하는 다른 한자인 圖로 바꾸어 '圖可圖非常圖'로 주제를 정하였다. '디자인이라고 일컫는 디자인이 다 디자인이 아니다.'라는 뜻이 될 게다. 2500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지금 이 현자의 명구가 나에게 절박하게 꽂혔다.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 지금 이 혼돈의 디자인시대에 우리 모두를 성찰하게 하는 절실한 주제어라고 믿는다./ 승효상 (건축가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 오피니언
  • 기타
  • 2011.01.14 23:02

[오목대] 공동선(共同善) - 조상진

새해를 전후해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봤다. 한결같이 재미있고 유익했다. 특히 영화는 감동 그 자체였다.이들의 밑바탕에는 공동선(共同善) 즉'더불어 살기'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찌 보면 메마르고, 개인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세태에 울리는 경종과도 같았다.두 권의 책은 지난해 사회과학 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 셀러 1·2위를 차지했다. 그럴만 했다. 익히 알려진 친근한 사례를 들어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우선 '정의란 무엇인가'는 매년 1000여 명의 하바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할만큼 명강의다웠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벤덤과 밀, 이마뉴엘 칸트, 존 롤스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그러면서 가격폭리, 상이군인훈장, 구제금융, 아프가니스탄 사태, 징병제, 대리출산, 매춘, 소수집단 우대정책 등을 예로 들며 행복과 자유, 미덕을 설명한다.결국 샌델은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다음'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주류경제학이 내거는 통념에 일대 반격을 가한다. 첫장부터'자유시장이라는 것은 없다'며 시작하는 것이다. 1980년 대부터 세계를 지배해 온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와 신자유주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다. 기업은 소유주의 이익을 위해 경영해선 안되며, 강대국이 주장하는 자유시장 정책의 허구성,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 미국의 경영자들을 통쾌하게 무너뜨린다. 이어 제조업의 중요성과 정부의 역할,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는 금융시장 등을 주장한다.선진국과 후진국, 부자와 가난한 자가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며 "이제 불편할 때가 왔다"며 끝맺는다.그리고 '울지마 톤즈'는 슈바이처 못지않은 삶을 살다간 이태석 신부의 얘기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다시 신부가 되어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내전과 가난에 지친 원주민을 위해 8년간 헌신하다 48세의 젊은 나이에 대장암으로 삶을 마감한다. 그곳에서 그는 의사였고 선생님이었고 건축가였고 브라스 밴드를 만든 지휘자였다."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대하는 것이 바로 나를 대하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 것이다.새해에는 '나누는 삶'이 더 많았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1.01.14 23:02

[사설] 새만금계획 구체화된 청사진 내놓아라

내달 16일 새만금종합개발계획 확정을 앞두고 정부가 막바지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 계획이 확정되면 새만금 설계가 완성되고 향후 이 계획에 따라 개발이 이뤄지게 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그런데 가장 중요한 재원조달 방안과 수질문제, 독립기구 신설 등 3대 현안이 어정쩡하게 기술되고 있는 모양이다. 정부 부처가 자기들 입맛대로 종합개발계획을 확정지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래서는 안된다. 20년을 끌어온 새만금사업은 사실상 올해부터 내부개발 원년을 맞는다.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개발 청사진이 제시돼야 할 시점인 것이다. 작년 말 공청회에서도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정부가 아니던가.우선 재원조달의 구체성이다. 오는 2020년까지 20조8000억원이 소요된다면 이에 대한 연도별·세부 사업별로 어떻게 예산을 반영할 것인지 가 수립돼야 한다. 그런데도 재원 조달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은 채 약식형태로만 기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예산 확보가 담보되지 않는다. 사업별·연도별 투자계획도 없는 종합개발계획이 무슨 마스터플랜이란 말인가.둘째는 수질문제다. 현재 도시용지는 3급수, 농업용지 구간은 4급수를 목표수질로 하고 있지만 3급수를 유지하기 위해선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된다. 3급수 유지를 목표로 했으면 정부 차원에서 이에대한 예산 투자계획을 제시해야 마땅하다. 그런 데도 세부계획이 없다.그럴 바엔 달성 가능한 목표수질을 설정하는 게 나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전북도가 달성 가능한 목표수질, 담수화 시기 명기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묵살했다. 상향 조정된 목표수질을 과연 달성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구정물 새만금이 될 지도 모른다.셋째 가칭 '새만금개발청' 신설이다. 새만금 사업엔 6개 부처가 관련돼 있고 부처 이기주의가 심한 마당에 현재 대로 추진한다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사업의 총괄 및 기획·조정, 사업시행계획 수립 및 기반시설 조성, 새만금개발을 위한 예산확보 등 복합적인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독립기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추진체계 일원화' 정도로 명기하고 있으니 이처럼 헐렁한 판단도 없다.전북도는 아직 한달여 시간이 남은 만큼 요구사항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정부 역시 보다 구체화된 청사진을 내놓길 촉구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1.01.14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