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전주시장 “시민을 사랑하는 방법은 부족함 느낄 때 내려놓는 용기”
현직 프리미엄 등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는 6월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김승수 전주시장. 2014년 45세 나이에 전국 최연소로 전주시장에 당선된 그는 2018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민선 6기와 7기 시정을 이끌어왔다. 특히 민선 7기 때는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시민과 전주시를 위해 노력했다. 지난 8년여 동안 시정을 이끌어 온 김 시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퇴임을 앞두고 계십니다. 그동안 소회는 어떠신지, 또 마무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난 8년간 최선을 다했지만 많은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훌륭한 시장은 못되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시장, 시민을 가장 사랑하는 시장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월 말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시민 곁에 있겠습니다.” 지난해 7월 3선 불출마 선언을 하셨습니다. 불출마를 결심하신 배경이 있으신가요. “권력을 지키는 것에만 목적이 있다면 기득권은 최고의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치를 하면서 어느 순간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나의 부족한 면들, 남보다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종류의 인간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변했는데 저는 새롭지 못했습니다. 시장으로서 ‘시민들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부족할 때 내려놓는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불출마 결정은 저 자신과 시민, 전주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성찰하고 공부할 때를 맞았습니다.” 불출마 선언 이후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퇴임 뒤 다음 행보는 어떻게 고려하고 계신가요. “퇴임 후 행보에 관해 구체적인 고민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임기인 6월 30일까지, 시장으로서 다시 오지 않을 순간순간을 충실하게 일하고 싶습니다. 다만, 퇴임 후 공부를 위해 읽을 책 100여권을 선정 중에 있긴 합니다.” 8년여 재임기간을 돌아보셨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신 점이나 성과를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어떤 정책이 만들어지고 어떤 공공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우리 도시는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합니다. 지난 8년간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전주를 더 전주답게 ‘전주다움’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전주다움’의 핵심 가치는 사람, 생태, 문화입니다. 이 핵심가치에 기반을 두고 밥 굶은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밥상’부터 전라감영 복원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첫마중길, 공공도서관 혁신, 정원도시 조성, 생태놀이터를 포함한 야호5대 플랜, 선미촌과 서학예술마을, 팔복예술공장문화재생, 생태동물원 조성 등 모두가 전주다움을 관통하는 정책이자 시설들입니다. 아울러 진행 중인 독립영화의 집 건립, 전주역 신축, 시립미술관과 문화원형 콘텐츠전시관 조성, 종합경기장 재생, 국제규모 실내체육관 신축, 야구장, 육상경기장도 그 핵심 가치를 담아 완공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점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지역경제를 살려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전주시 혼자서 지역경제를 살려낼 수 없습니다. 정부와 전라북도, 인접 시·군, 대학과 기업의 단단한 연대가 필요했는데 제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아쉽고 시민들께 죄송할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 지역사회가 개발이 곧 도시의 성장이라는 환상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시민들이나 주변에서 이야기 할 때 ‘인간 김승수’와 ‘정치인 김승수’에 대해 달리 평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치인 김승수’로서 어떤 점이 어려우셨나요. “많은 정치인은 정치인을 시민들의 머슴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많은 일들을 시민들의 부름대로, 시민들의 요구대로 일을 하고 있고 또 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모든 걸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머슴은 지시받고 복종합니다. 리더는 때로 대중의 눈을 떠나 역사의 눈을 떠야 할 때가 있습니다.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 꼭 지켜내고 살려내야 할 가치들이 있습니다. 비난도 있고 표도 잃습니다. 그 사이에서 가장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지난 8년간 시정을 이끌어오셨는데, 다음 시장에게 당부들이고 싶은 말씀은. “세상을 바꾸는 힘은 상상력과 용기, 그리고 사회적 연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장께서 그런 마음으로 우리 시민들과 전주를 지키고 혁신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지요. “시민들에 대한 감사함을 평생 제 가슴에 담겠습니다. 어느 곳 어느 위치에 있든지 우리 시민들과 전주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승수 시장은 지난 2014년 민선 6기 전주시장으로 당선된 김승수(53) 시장. 당시 45세의 나이에 전국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 시장은 지난해 다시 한 번 세간의 집중을 받는다. 지난해 7월 1일 민선 7기 3주년 기자회견에서 돌연 3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후 ‘국회의원 출마’, ‘도지사 도전’ 등 그의 행보에 대한 많은 추측이 나왔지만, 김 시장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와 세대교체의 한 중심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며 남은 1년 동안 시정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일축했다. 김 시장은 1년여 전 선언한 3선 불출마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 8년간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함도 많았다”면서 “시장으로서 ‘시민들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부족할 때 내려놓는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시장은 못되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시장, 시민을 가장 사랑하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남은 임기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시민 곁에 있겠다”고 덧붙였다. 정읍 출신인 김 시장은 익산에서 초·중·고교(이리고)를 졸업했다. 그는 1996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 은사의 권유로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당시 전주시장)를 만나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된다. 이후 16년 동안 김 전 지사와 함께 한 그는 전주시 비서실장과 전북도 대외협력국장·정무부지사 등을 지냈고, 2014년 전주시장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