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창에서 잘 사는 길을 만나다
찬란한 노년이 되려면 과거를 숙고하고, 무엇인가 찾아내어 열심히 일하고 생각하며, 열정 있는 삶을 꾸려가라고 했다.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서 노트에 정리해 보니 나에게 주어진 길이 있었고, 주어진 몫과 짐을 지고 걸어왔다. 인생길은 계속 걸어가야 하고, 어떠한 길이 나타나고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살아보니,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고 따뜻한 마음과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본다. 부족한 사람이 굽이굽이마다 누군가로부터 많은 은혜를 받으면서 그런대로 평범하지만 큰 탈 없이 살아온 것이 무척 다행이고 최고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생각하면서 매사 조심조심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도 인생길은 참 어렵고, 특히 불의의 사고에 대비할 수가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 두렵고 무서운 일이지만 죽음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고, 준비와 연습만 잘 하면 초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고명한 철학자나 심리학자들의 가르침도 인생길을 걸어가는데 참고는 되겠지만 결국은 자신이 받아 들여야 하고 모든 것은 실천하는데 달려 있다. 혼자서 고요하게 단전호흡만 하면서 무념무상의 세계에 빠져 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근심 걱정도 내려놓을 수도 있고, 사색을 통하여 지금의 자신도 알게되고, 마음의 여유도 찾게 되면서 사색을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산책을 하거나 산행을 할 때도 혼자가 좋아 진다. 자신과 대화하면서 ‘지금의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보다 의미 있고 값지게 잘 살아갈 것인가?’ 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명제에 대한 해답도 풀리기 시작한다. 혼자서 사색하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아주 자연스럽게 사색의 창이 열리게 된다. 앞으로 남은 여정에 꼭 해야 할 일도 정리가 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지고 참다운 어르신으로 살아갈 것을 매일 다짐하게 된다. 이미 ‘죽는 연습’ 즉 잘 살아가는 연습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죽는 연습’을 매일 하게 된다. ‘나는 이런 사람이 되겠습니다’ 하는 기도문도 저절로 만들어진다. 계절따라 피는 꽃 이름, 새 이름, 산과 강 이름, 별자리도 외우게 되면서 내마음도 자연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맑은 공기와 개울물소리, 달님과 은하수 속으로 빠져든다. 그 어려운 시절에도 서로 정 나누고 도우면서 살아온 이웃과 어르신들이 그리워진다.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더 진정성 있게 대하고 배려하면서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색의 창에서 만난 ‘잘 살아가는 길’을 함께 걸어가고 싶은 것이다. 좋은 약과 운동법도 서로 공유하고, 부족한 것은 서로 채워주고, 어려운 이웃에게 용기를 주면서 살아가는 길이다. 나를 길러주고 이끌어 준 고향을 위해서 할 일을 계속 찾아가면서 작은 일부터 실천해 나갈 것이다. 몸과 마음을 꽃중년으로 묶어두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꽃동산도 만들고, 함께 명상하고, 일하고 도우고 나누면서 지내고 싶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했다. 그냥 죽는 연습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친구들과 이웃에게 계속 전파하면서, 따뜻한 마음과 열정, 함께 어우러진 예쁜 색깔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꿈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류영하 시인∙전 국토해양부고위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