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도 천년, 전북 다시 날다 (중) 천년 조명사업] 전라도만의 주체적 역사 서술 방점
전라도 1000년은 유려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만들어낸 인고의 세월이었다. 전북과 전남, 광주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천년 기억작업을 하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전라도에서 일어난 역사문화와 인물, 사건을 조명하는 전라도 천년사 편찬과 조선시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제주도 3도를 통할했던 전라감영을 복원하는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천년사 편찬과 전라감영 복원 과정과 의미를 짚어본다. △천년사 편찬 의미와 과정 전북광주전남 역사학자들이 편찬하는 전라도 천년사는 왕조사의 시각을 벗어나 전라도만의 주체적인 역사를 서술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전라도에 덧씌워진 차별, 소외, 저항, 반역의 이미지를 벗어나 전라도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담는 역사서술 작업이다. 이재운 천년사 편찬위원장(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은 고정된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역사는 변화할 수 있다며 정여립 모반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 위원장은 왕조사적 시각으로는 해당사건이 전라도에 반역향이라는 낙인을 덧씌워 지역 출신의 관직진출을 어렵게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전라도의 시각을 투영하면 지역인사들이 사건을 계기로 관직 진출보다 향촌에서 학문에 정진하는 방향을 택했다는 점도 배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라도 천년사는 총 33권으로 2022년까지 발간할 계획이다. 30권은 고대, 고려, 조선 전후기, 근대, 현대의 전라도사(史)를 서술하는 통사이며, 3권은 전라도 출신 관직진출자 인명록, 지역사 연구 성과, 연표로 만든다. 역사서술의 공간적 범위는 조선시기 전라감영이 통할하던 제주도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서술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은 오는 26일 편찬위원들이 모여 최종 합의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전라도 천년사는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에게 물려주는 유산이다며 이 역사서가 전라도에 덧씌우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라감영 복원 의미와 과정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제주도 3도를 통할하는 최상위 관아였으며,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는 조정과 집강소 설치를 위한 전주화약을 맺은 공간이다. 당시 총대장 전봉준은 집강소를 총괄하려고 선화당에 대도소(大都所)를 설치했다. 도와 전주시는 이 같은 역사적 위상을 재조명하기 위해 선화당과 관풍각, 내아, 연신당, 내행랑 내삼문, 외행랑 등 전라감영 핵심건물 7채를 복원하고 있다. 특히 선화당은 19세기 제작된 완산십곡병풍도와 미국대리공사인 포크의 사진에 남아있어, 실체에 가까운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74호 최기영씨를 비롯한 많은 전통건축 장인들이 참여했으며, 공사는 내년 12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복원된 전라감영 내외부 공간을 활용해 최첨단 정보통신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다. 전라감영이 박제된 공간이 아닌 창의적인 콘텐츠로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한옥마을 경기전, 풍남문, 객사 등 조선시대 전주부성안에 있던 시설들을 묶어 관광코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도 관계자는 복원에 앞서 발굴조사를 통해 유구의 흔적과 각종 고지도, 문헌의 기록과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으르 거치면서 최대한 원형을 찾는 작업에 주력했다며전라감영의 복원이 지역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