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동·식물, 하찮은 곤충에 이르기까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은 똑같다. 굳이 찰스 다윈(種의 起源)의 관찰력을 빌리지 않더라도 적자생존의 자연법칙은 여전히 생태계의 철칙인 것이다.
멀리 갈것 없이 우리 생활주변에서 사람들을 가장 괴롭히는 모기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지금까지 모기는 여름철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한겨울인 지금도 아파트 밀집지역이나 건물지하실, 하수구 등지에 왱왱거리며 모기가 서식하고 있다. 때로는 아파트 거실이나 주택가 안방까지 날아들어 사람들을 성가시게 한다.
이처럼 겨울철에도 모기들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것은 크게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서식환경의 변화가 주요인이지만 가깝게는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겨울에도 모기생존이 적합한 따뜻한 서식처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안락한 겨울나기에 모기들도 무임승차하는 꼴이다.
무려 2천7백여종에 달하는 모기는 크게 뇌염모기와 숲모기 학질모기의 세종류로 나뉜다. 그중 가장 극성스러운것이 학질모기이고 어린이나 노약자를 위협하는 뇌염모기도 경계대상이다. 지금까지 강력한 살충제 DDT의 등장으로 모기 박멸에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DDT에 발암물질이 함유됐다하여 사용이 금지된후 어지간한 살충제에도 적응력을 키운것이 모기이다. 환경변화뿐 아니라 이처럼 놀라운 적응력이 모기의 생명력을 한층 질기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가 마침 겨울철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방역소독 작업에 착수했다 한다. 모두 1천6백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아파트 지하주차장, 대형건물 보일러실, 사회복지시설등을 대상으로 모기 서식지에 대한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모기들의 면역력이 떨어진 지금 밀폐된 공간을 중심으로 약품을 살포하면 여름철 방역보다 몇십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야말로 ‘모기 보고 칼 빼든’(見蚊拔劍) 이번 작전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는 올 여름이 닥쳐봐야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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